뭔가 상을 받았다고 여기저기 많이 노출이 되어 함 읽어보자 했습니다. 전자책 적응중인 김에 이것저것 쿠폰 써서 싼 맛도 있었고요.
배경을 일제 강점기 일본 패망 직전의 만주국. 주요 등장인물은 중국인 요리사, 위안부로 끌려갔다 탈출한 조선 여인, 관동군 사령관 이렇게 세 명입니다. 이 세명의 입장으로 일인칭 주인공 시점의 서술이 돌아가며 나옵니다. 이 부분이 무척 특이한 느낌을 주더군요. 단순히 시점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가 바뀌니까요.
두 인물은 사령관을 죽이기 위해 위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사령관은 전쟁에 패하고 난 뒤를 생각하며 어떤 방식으로 몸을 뺄 지 궁리중인 별로 성실하지 못한 군인입니다. 이 세 명의 갈등과 각종 음식 이야기들이 얽혀 이야기를 이룹니다. 그래서 제목이 칼과 혀. 세 명의 시점이 돌아가는 덕도 있겠고 음식 이야기와 한 울타리 안에서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하는 묘한 갈등구조가 매우 흡인력이 강합니다.
국사시간에 만주국이라는 존재를 틀림없이 배웠고 우리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중국도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것으로 알고는 있었습니다만 어떤 모양새였는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는데, 비록 말기의 짧은 기간이지만 대충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읽는 내내 근래 히트를 쳤던 비슷한 일제 시대 배경의 영화들의 색감이 떠올랐습니다. 암살, 밀정에 이어 비슷한 톤으로 영화 제작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어느 영화사에선가 판권을 이미 확보했을지도요.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