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하라는 작가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가, 최근 TV에서 [알쓸신잡]을 보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수다스럽지 않지만 굉장히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입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어디에선가, 다들 햇볓 좋다 날씨 좋다 하는 중에 "햇빛이 바삭바삭 하네요"라고 툭 던지는 대목에 감탄이 튀어나오더군요.
작품이 상당히 많아 뭘 읽어봐야할 까 싶던 중 마침 김영하 원작의 [살인자의 기억법]이 개봉을 한다길래 오 이걸로 하자 결정을 ㅎㅎ 예고편이나 시놉이 상당히 흥미로왔습니다.
첫인상은, 상당히 문장이 간결하다는 것. 시점이 주인공의 1인칭 독백 혹음 메모이기 때문에 그러한 면도 있겠지만 그 1인칭 표현 자체도 상당히 간결하면서도 상황을 모두 설명해주고 있다는 것이 놀라왔습니다.
거의 후반부까지는 '연쇄 살인범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기발한 발상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스릴러물과 구분점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만, 막판에 상황을 뒤집어버리는 센스에 또 감탄.
이런식의 어정쩡하게 뒤통수 치는 결말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성격입니다만, 이 이야기만큼은 아주 마음에 쏙 듭니다. 그리 길지 않으면서도 몰입감이 정말 좋아 앉은자리에서 뚝딱 읽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영화의 평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소설을 읽는 내내 이걸 스크린에 어떻게 담아낼지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찾아보니 인물 설정이라든지 사건 전개같은 것이 원작과는 다른 분위기로 가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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