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성과 홀로코스트 - 지그문트 바우만 / 정일준 역


[우리는 왜 불평등을 감수하는가]로 만난 바우만의 대표저작인 이 책을 이제서야 읽어봤습니다. 올 초에 부고를 접하고 부랴부랴 구입했는데 이제야 읽네요. 독서의 흐름을 보면 조금 뒤죽박죽인 것이,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악의 평범성-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다는-을 주장하고 [루시퍼 이팩트]의 필립 짐바르도가 그 유명한 교도소 실험으로 그것을 입증하며 지그문트 바우만이 [현대성과 홀로코스트]로 그것들을 정리한 것이 올바른 시대 순서겠지요. 저는 [루시퍼 이팩트]-[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순서로 읽고 이제 지그문트 바우만의 이 책을 접합니다.

왜 이 책이 지그문트 바우만의 대표저작인지, 읽는 내내 실감했습니다. 그간 읽어온 그의 저작들은 이 책에서 언급한 내용을 좀 더 집중적으로 고민한 결과물 혹은 파생된 이야기들이랄까요. 후기의 소비주의사회 개념을 제외하고는 다른 책에서 접했던 내용들의 굵직한 흐름들은 모두 이 책에 담겨있는 듯 합니다.

바우만의 주장은 역사상 수많은 제노사이드가 존재해왔으나, 나치에 의해 저질러진 홀로코스트는 그동안의 대학살들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동기와 방법으로 자행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 의미도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리하 합리적, 이성적이라고 하는 현대사회 자체에 홀로코스트의 요건들이 잠재되어있고 몇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작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뒷부분의 도덕성의 사회학적 관점에서의 고찰도 무척 흥미로왔습니다. 도덕성이란 사회적 합의 이상/이전의 것이기 때문에 사회학적으로 가능한 것은 이런 저런 방법으로 도덕성을 마비시키거나, 그것을 방지하는 정도이지 개개인의 도덕성을 내면으로부터 고취시키는 것은 능력 밖의 것이라는 뉘앙스는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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