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e Satriani가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했습니다. 환갑 기념일까요 ㅋ 일본 오는 김에 들른 것이겠지만 아무튼 반가운 마음과 왜 이제서야 하는 원망스러운 마음 반반 담고 관람에 임했습니다.
사실 온다니 간거지만, 엄청나게 반갑거나 기대되는 공연은 아니었습니다. 데뷔작부터 한 장도 빠트리지 않고 앨범을 사 모았고, 공연 영상도 나오는 족족 사 모은 대상이지만 그래서인지 공연이 더(?) 기대를 덜한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네요. 테크니컬한 면에서 젊은 연주자들에 비교하면 아무래도 구시대 연주자이며, 앨범 수록곡과 공연 연주가 크게 다르지 않아 의외성이 적고, 곡 구조가 오로지 Joe의 기타만을 위해 짜여져 있어 나머지 맴버들은 들러리/반주팀 이상의 성격을 갖지 못한다는 인상이 강했거든요. 물론 지난번 월드투어부터는 Aristocrats의 맴버인 Marco Minnemann, Bryan Beller, 그리고 Steve Vai의 서포터로 유명했던 멀티 플레이어 Mike Keneally라는, 반주팀이나 하기엔 지나치게 걸출한 인물들로 진용이 짜여졌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제 예상은 너무나 다행히도 전부 다 틀렸습니다. 공연에서만 들을 수 있는 애드립이 말도 못하게-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았고 밴드맨들은 들러리/반주팀이 아니라 Joe Satriani와 무대를 대등하게 나누는 '팀'이 되어있더군요. Joe Satriani의 솔로 공연이 아니라 Joe Satriani라는 4인조 밴드의 공연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주로 업템포의 곡들을 엄청난 양의 즉흥 연주를 섞어 마구 휘두르니 그 흥분성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공연이 두시간 넘게 계속 되었는데 그 시간 내내 관람객들을 흥분상태에 올려놓고 내려올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공연 많이 다녀봤지만 관객 흥분상태만큼은 비교의 대상이 없겠다 싶을 정도로 탑이었습니다. 우주 최강의 기타 엔터테이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음악에 있어서 좋은 멜로디의 힘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잘 보여준 공연이라 생각합니다. 보컬 없는 연주 공연은 아무래도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잘 짜여진 맬로디 라인과 그 변주, 곡의 인상을 홱홱 바꾸어놓는 솔로라인들이 곡간 개성을 뚜렷하게 나누어 놓고 전혀 한 덩어리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연주 셋리스트도 신보 곡들을 많이 했지만 공연 제목 자체가 [Surfing to Shockwave Tour]인 만큼 지나온 30여년의 활동을 돌아보는 성격이 강했습니다. 어느 부지런한 분이 오늘 공연 셋 리스트를 벌써 올리셨네요.
Joe Satriani Setlist 20170210
아무튼 종합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순위를 매기자면 탑에 올려놓아도 손색 없는 공연이었고 다시 내한한다면 절대 빠트릴 수 없는 공연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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