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필적 고의에 대한 보고서]를 읽으며 전작인 이 책을 못구해 속이 상했는데 중고로 구하게 되었습니다. 2004년에 출판되었고 2005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뭔가 상도 받았는데 절판까지 갔다니, 어지간히 출판 시장이 작기는 작은가 봅니다...-.-;
책 날개에 소개된 프로필을 보니, 72년생으로 대학에서 문예창작 공부를 했으나 졸업 후 일반 직장을 다니다가 IMF로 직장을 잃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쓰기 시작했다"고 해도 2004년까지 6년간의 글을 모아 책이 한 권 나왔으니 역시나 다작하는 작가는 아닙니다.
수록된 소설들을 보면 작가의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6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데, 뭔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까지 느껴집니다. 가볍다고 느껴질 정도의 소프트한 연애 이야기에서 [미필적 고의에 대한 보고서]에 짙게 드리워진 죽음의 모습들까지 주욱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에게 작가 자신의 삶이 상당히 투영되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안정적이지도 않고 내세울 것 없는 직장, 아버지가 앓아 누웠거나 돌아가셨거나, 억척스럽기까지 한 어머니. 등등. 평범한 환경과 주인공을 내세워 한국 사회의 그리 밝지 못한 저소득 층의 퍽퍽한 삶의 모습들을 정밀묘사로 소소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쇼킹한 전개나 자극적인 묘사 없이 이런 흡인력을 보여주는 작가가 흔한 편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1998년 등단에 2004년, 2010년, 6년 간격으로 책이 나왔으니 곧 한 권 기대해도 되는 걸까요. 구글링을 해보니 이렇게 저렇게 글은 꾸준히 여기저기 실리고 있는 듯 합니다만.
덧글
CelloFan 2017/01/09 13:25 # 답글
bonjo 2017/01/10 1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