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적 고의에 대한 보고서 - 한지혜 ▪ Books


페이스북에서 누군가 링크를 해 놓은 한지혜의 글을 읽었습니다. 정치상황과 관련된 칼럼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링크를 제공한 사람이 한지혜의 필력을 무척이나 칭찬해놓았는데, 역시나 대단한 문장력이더군요. 글이 간략하면서도 얼마나 묵직한지. 그리 강한 목소리가 아니면서도 설득력은 대단했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책을 찾아보니 다작을 하는 사람은 아니더군요. 희귀한 이름이 아닌지라, 배우 한지혜를 비롯해 여러 동명이인들이 쓴 책들까지 같이 검색되었지만; 작가 한지혜가 쓴 책은 딱 두 권. 2010년에 출판된 이 책과 2004년에 출판된 [안녕, 레나]

[안녕, 레나]를 먼저 주문했습니다만 품절이었고, [미필적 고의에 대한 보고서]도 1쇄가 아직 팔리고 있는 것을 보니 한국에서 비인기 작가의 경제적 상황이 어떠할지 상상이 됩니다..ㅜ.ㅜ 한지혜 작가의 경우 기혼인데다 권말 작가의 글에 남편의 밥벌이의 수고로움에 관해 치하하는 것을 볼 때 글 쓰는 것이 밥줄이 되는 케이스는 아닌 것 같기는 합니다만.

한번에 씌여진 책은 아니고 수년간 문학 잡지 등에 기고해온 글들을 모아놓은 책입니다만, 작품들을 주욱 꿰뚫고 있는 주제들을 대충 상실, 소외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이 사라진다든지 죽는다든지 하는 일들이 그리 큰 사건 없이, 주변인들에게 인식되지 않는 방식으로 슬그머니 다가오는 모양들을 통해 그 상실과 소외라는 것이 얼마나 우리 주위에 가깝게 존재하는 것인지 보여줍니다.

결혼도 해서 아이도 키우는 사람이 이런 수준의 으스스한, 쓸쓸한 정서를 글로 담아낸다는 것이 조금 의아할 정도로 책을 덮고 난 이후의 잔향이 대단합니다.

더 읽어보고 싶은데 다작하는 작가가 아니라 안타깝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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