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인생의 이야기 - 테드 창 / 김상훈 역 ▪ Books


테드 창의 이름은 그동안 너무나 많이 들어와서 잘 알고 있었으나, 대표작이 뭔지 왜 유명한지는 잘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최근들어서는 SF 쪽 소설도 많이 안읽는 중이었고요. 그 와중에 친구로부터 이 책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제가 판타지 류를 많이 읽는다는 것을 알고 골라서 선물해줬네요.

이 책은 그동안 절판상태였다가, 'Story Of Your Life'를 원작으로 한 영화 [Arrival](국내 개봉명 [컨택트])의 개봉을 즈음하여 재판된 것이라 하네요. 책의 띠지에도 영화 홍보 문구가 들어있습니다.

일단 이 책은 중단편집입니다. 모두 여덟 편이 실려있고, 테드 창은 아예 장편 소설이 없다고 합니다. 나무위키를 참고해보니 여기 실린 여덟 편은 집필 순서대로 실려있는 것이고, 이후로 일곱 편의 소설이 더 있습니다만, 그것들도 중단편이라고 합니다.

SF 소설들 치고는 매우 독특하게도 과거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이 있는데, 배경은 과거지만 현대 과학의 경계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바벨탑을 쌓아 하늘의 끝을 찾는 모습에서는 우주의 끝(혹은 시작)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연상되고 골렘과 호문쿨루스를 연구하는 과학자들과 사회적 갈등은 인간 복제와 AI, 사이보그 등 인류 존재 자체의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다른 이야기들도 뭔가 먼 미래의 어마어마한 세계관을 펼친다거나 미지의 영역에서 거창한 모험을 하기 보다는 지극히 현재/현실을 기반으로 기발한 발상을 하고 상상을 잘 펼쳐나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는 '네 인생의 이야기'와 '지옥은 신의 부재'였습니다. '네 인생의 이야기'는 읽으면서 이걸로 상업영화를 만든다고? 라는 의문이 생겼는데, 영화 예고편을 보니 원작의 주제-언어와 사고 알고리즘의 관계-보다는 외계인과의 만남과 소통 쪽에 중점을 둘 듯 합니다. 제목이 바뀐 이유도 그것을 설명하는 듯 하고요. 원작의 주제의식에서 벗어나지만 그 부분도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라 영화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지옥은 신의 부재'는 기독교적(?) 구원론을 비튼 이야기인데, 책 말미의 작가 노트를 보니 현실 기독교의 굉장히 중요한 오류를 잘 짚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 덕에 즐거운 독서 했습니다.





덧글

  • 포스21 2016/11/02 09:41 # 답글

    오, 저거 하드커버를 갖고 있는데 구판인가 봐요.
  • bonjo 2016/11/02 13:10 #

    예. 한동안 절판되어있다가 영화에 맞춰 다시 나온 것이라고 하니 갖고계신 것은 구판인가보네요.
  • sunjoy 2016/11/02 17:32 # 삭제 답글

    SF 많이 읽어보지 못했지만 제가 읽어본 것 중엔 최고였습니다. 새 판본이 예쁘네요.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라는 소설도 추천합니다~
  • bonjo 2016/11/02 18:51 #

    다른 SF들과는 결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과학/공과적 전문성 때문일까 싶으면서도 상당히 묵직한 철학/문과적 주제들을 다룬다는 생각도 들고요.
    선물 준 친구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는 직접 사 읽으라고 하더군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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