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게 뭐라고 - 사노 요코 / 이지수 역 ▪ Books


사노 요코의 에세이 세번째 입니다. 앞의 두 권은 유쾌 발랄한 중년 아줌마와 할머니의 수다를 듣는 재미가 있었는데요, [죽는게 뭐라고]는 죽음을 앞둔 할머니의 글이라고 해서 일단 약간 긴장 상태로 읽게 되었습니다.

뭐 그래도 이 유쾌한 할머니의 수다가 얼마나 심각하겠는가 싶은 선입견도 있었습니다만, 이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죽음을 앞둔 본인은 여전히 유쾌하고 여유있고, 에이 죽는게 뭐라고 하고 있지만, 읽는 사람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모든 이야기에 죽음이라는 단어가 드리워져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전에 읽은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 책에서는 주로 중환자실에서 죽어가는 그닥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들을 보여주었습니다만, 사노 여사는 무리한 암 치료와 연명치료를 포기하고 사람답게 죽는 쪽을 택했다는 면에서,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에서 제시했던 죽음의 모양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묘사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 책에서 본인의 죽음은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느정도 건강을 회복한 모습으로 마무리 됩니다. 그런데 다른 이들의 죽어가는 모습들을 여러 번 묘사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투영해 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다 읽고 나니, 책이 출판된 시점이 저자가 죽기 전인지 후인지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저자 스스로 죽음을 그닥 어둡게 바라보지 않는 분위기라 저도 가볍게 읽을 생각으로 집어든 책이었는데, 의외로 묵직하게 읽혀진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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