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뭐라고 - 사노 요코 / 이지수 역 ▪ Books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를 읽고 사노 요코를 좀 더 읽어보려고 했습니다. 그 첫번째. 이것 말고도 "~ 뭐라고" 시리즈가 두 권 더 있네요. [죽는게 뭐라고]와 [자식이 뭐라고]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에 이어, 특별한 주제나 이벤트 없이 일상을 써내려가는 것이 이렇게까지 재미있을 수 있구나 싶은 책입니다. 다만 책을 쓴 시기가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보다는 한참 뒤로, 중간중간에 예순 여덟, 예순 아홉으로 언급이 됩니다. 그 시기는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때이죠. 그래서 내용중에 암에 관해, 죽음에 관해 여러번 언급이 됩니다.

그러나 암이라든지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태연하고 활기찹니다. 어차피 셋 중 하나는 암으로 죽는다. 라든지, 둘 중 하나는 암에 걸린다 라든지, 암은 좋은 병이다 죽지도 못하고 아프기만 한 류마티즘을 봐라, 라든지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어떤 면에서는 참 멋집니다. 그렇게 죽음을 앞둔(?) 할머니의 일상사와 주변인물 묘사는 활기 넘치고 생명력이 가득합니다. 기분 좋은 책입니다.

책 말미에 다른 작가가 해설을 썼는데, 그 글은 사노 요코 씨가 오래 살면서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마무리 됩니다. 그리고 바로 추신으로 해설을 다 쓴 직후 사노 씨의 부고를 받았다는 한줄이 추가되는데, 입에 쌉싸름한 맛이 납니다. 아무래도 저자만큼 죽음에 대해 초연하기는 힘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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