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사회학 - 수디르 벤카테시 / 김영선 역 ▪ Books


얼마전 [사당동 더하기 25]라는 책을 읽다가 아주 인상적인 인용이 있어서 메모를 해놓았었는데,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어떤 부분인지 몰랐는데 저자와 가장 중요한 인물이 처음 만나는 장면이네요. 두 주요인물이 만난다는 상황 뿐만이 아니라 오고가는 대화 자체가 책의 내용을 거의 다 담아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Gang Leader For A Day]로, [일일 두목] 정도가 되겠습니다만, 이 책이 나오기 전 저자의 연구 내용을 담은 [괴짜 경제학]이 히트를 치자 국내 번역서는 제목을 이따위(?)로 붙여서 나온 것 같습니다.

저자가 사회학자가 맞고, 사회학 연구를 하는 내용도 맞습니다만 책의 내용은 전혀 사회학 이야기가 아닙니다. 세상 물정 잘 모르고 연구실에만 쳐박혀있던 저자가 설문조사차 방문한 시카고의 한 빈민가에서 그 지역의 지배자-갱단 보스-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호감을 얻어 그곳 사람들과 10년간 함께 지낸 경험을 담은 일종의 수기입니다.

[사당동 더하기 25]를 읽으면서 느꼈던 충격이 '바로 이웃에 이렇게 다른 세상이 있었구나'였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충격은 '영화에서 보던 미국 빈민가의 모습은 완전 껍데기 뿐이구나'입니다. 경찰도 구급대도 접근하지 않고 정부도 없고 법의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마약상 갱단이 지배를 하는 곳이라는 사실은 맞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름의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나가는 모습은 어떤 면으로는 인간미가 넘친다고 할 정도랄까요.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의 면면을 보면 더욱 그렇고요.

십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속에서 극적인 장면들을 자세히 묘사하는 방식으로 쓰여저 왠만한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읽는 사람을 빨아들입니다. 게다가 저자가 논물을 마무리짓고 교수 자리를 얻어 시카고를 떠나게 되는 시기에 이야기의 배경이 된 로버트 테일러 홈스가 철거되면서 등장인물들도 뿔뿔이 흩어지게 되어, 정말 영화같은 결말을 보게 됩니다.

영화로 만들어져도 무척이나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정도로 재미있습니다. 미국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출판된지 꽤 된 책인데 최근에 마크 주커버그가 추천도서로 꼽아 유명해졌다고 하네요.










덧글

  • 그루터기 2016/08/17 07:54 # 삭제 답글

    글 잘 읽었습니다. 최근 신간으로 <나를 위한 사회학>이 나왔는데 이 책도 일상의 사회학을 알려주는 책이였습니다.
    쉽게 사회학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이였습니다. 이 책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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