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가족 - 마루야마 겐지 / 김춘미 역 ▪ Books


얼마전에 경향신문에 마루야마 겐지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는데, 내용이 아주 흥미로왔습니다. 산속에 숨어 지내는 신선같기도 하고, 혁명가 같기도 하고. 세상과 인간을 보는 시각이 세상에 찌든 일반인들과 상당히 다르고 재미난 이야기를 지어낸다는 의미로서의 소설과와는 분위기가 다른.

그런 사람이 쓴 소설은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서 한번 읽어봤습니다. 딱히 어느것을 읽는 것이 좋을지 몰라 온라인 서점에서 대표작으로 보이는 것을 골라봤네요.

일단 형식적인 면에서 진입장벽이 조금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소설의 형식이 아니라 서사시에 가까운 형식에 내용도 스토리나 대화 위주가 아니라 장면 묘사 위주라 상황(?)을 파악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중간정도 되어 형식과 분위기에 익숙해지자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시골 어느 해변 마을의 한 가족의 이야기인데, 시점이 특이합니다. 5년전 사고치고 집을 나갔던 둘째 아들이 죽어 영혼의 상태로 가족을 관찰하는 형식입니다. 그래서 1인칭 관찰자 시점이면서 동시에 전지적 시점입니다. 인간이면서 동시에 인간이 아니라 관찰 대상들의 행위 뿐 아니라 내면을 묘사하는데 거침이 없죠.

각자의 사정으로 쓰러지기 직전의 긴장을 안고 살아가는 가족들, 그러한 사정들로 가족이 가족이라 할 수 없는 안타까운 모양새를 관찰하며, 저자는 어쩌면 이런저런 어려움들을 안고 세상을 버텨내는 일반적인 인간 군상들을 모두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 문제들을 어떻게 타고 넘어내는지, 어떻게 가족이 그 결속을 유지해 내는지 말이죠.

일본 순수문학 들은 또 확실히 한국 순수문학과는 또 다른 맛이 있어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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