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의를 말하다 - 톰 라이트 / 최현만 역 ▪ Books


얼마전 톰 라이트의 책을 한 권 읽고, 톰라이트와 관련된 가장 주요한 쟁점이 칭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이 책을 구입했습니다.

기독교 교리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인 이신칭의, 즉 믿음으로 의롭다 일컬음을 받는다는, 어찌보면 명확하고 어찌보면 추상적인 개념이 수세기간 잘못 이해되어왔다는 것이 톰 라이트의 주장입니다. 이것이 딱 톰라이트 혼자만이 주장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두 개의 진영이 대립되어있는 형국인데, 톰 라이트가 대표격으로 싸우는 분위기랄까요.

톰 라이트가 새로운 칭의 개념을 주장했고 존 파이퍼라는 학자가 그것에 대한 반박 내용으로 책을 냈고, 이 책은 존 파이퍼의 책에 대한 논박이라고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대략의 이야기는 서문과 결론만 읽어도 정리가 되지만 논박 형식의 글이기 때문에 설명이 길어지고 복잡해져 톰 라이트의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읽기에 좀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좀 그랬습니다)

비 기독교인들이 진저리를 치고, 기독교인들 중에도 고개를 젓는 구호가 "예수천국 불신지옥"인데, 기존에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신칭의 개념은 이것에 매우 가깝습니다. 예수를 믿기만 하면 예수/신의 의로움이 그 믿는 사람에게 전가되고 나중에 죽으면 천국에 가게 된다는 것이죠.

톰 라이트는 이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는 믿음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무엇을 의라고 말하는지 성경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설명을 합니다. 톰 라이트의 주장을 요약하면 칭의란 구원의 맨 처음과 끝일 뿐이고 전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믿기만 하면 천국 간다는 개념과는 완전히 다르고, 뭐야 전부가 아니었어?라는 야박함 마저 느껴질 수 있죠.

그러나 이러한 개념 덕에, "믿기만 하면 천국"이라는 논리가 설명하지 못하는 성경의 다른 부분들이 깔끔하게 풀려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신의 통치, 구약의 언약과 예수의 관계, 율법과 믿음의 관계, 교회론, 신약에 촘촘히 박혀있는 행위 심판 등, '믿기만 하면'과 충돌하는 개념들을 톰 라이트는 이 책을 통해 해결을 해줍니다.

서문에서 톰 라이트는 새로운 칭의 개념을 지동설에 비유합니다. 옛 칭의 개념이 나 중심의 천동설이라면 새 칭의 개념은 신이 중심이고 나를 포함한 세상 모든 것이 그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이죠. 심지어는 칭의가 개인적 개념이 아니라고도 합니다. 내가 우주의 중심이고 목적이라는 개념은 감동적이고 우쭐할만 하지만 사실은 아니라는 겁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현대 기독교의 많은 패악들이 이 잘못된 천동설적 칭의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권력을 갖게 된 목사들의 행동들, 무례하거나 무모한 전도방식 등 기독교와 세상의 갈등의 기저에는 나 중심의 개인적/이기적 구원론-우주론, '믿기만 하면' 식의 인스턴트 구원론이 깔려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그러면 이건 어떻게 설명하지? 싶은 지점들이 눈에 띄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자 스스로 '이건 이 책에서 다룰 문제가 아니다'라며 넘어갑니다. 다른 책들도 사 읽으라는 소리인 듯...-.-;;;






덧글

  • 주를 찬양하라 2015/03/05 06:20 # 삭제 답글

    약간의 오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한국 교회에 만연한 믿음면 구원에는 성화의 과정이 빠진 경우가 있지만 존 파이퍼 목사와 톰 라이트 목사의 논쟁은 미채의 죄에 관한 논쟁입니다 존 파이퍼 목사는 미래의 죄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믿음으로 말미암아 성령의 열매로써 성화가 일어난다라고 주장하고 톰 라이트 목사는 미래의 죄를 선한 행위로써 해결하여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걸로 저는 알고있습니다
  • bonjo 2015/03/10 01:18 #

    단순히 (인간의) 미래의 죄의 문제라고 해버리면 지나치게 자의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시각이 아닐까 싶네요. 톰라이트가 말한 천동설적 시각이랄까요. 제가 이 책을 비롯한 톰라이트의 책으로부터 얻은건 훨씬 더 넓은 시각의 구원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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