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근대, 다시 읽는 해방전사 - 이덕일 ▪ Books


원래 역사에 해박한 편은 아니라도 어느시대, 하면 대충 그려지는 그림이 있지만, 일제시대에 대한 그림은 고등학교 교과서 수준을 벗어나서는 전무한지라, 무식을 벗어날 수 있을까 하여 집어든 책입니다.

확실히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안나오는 이야기들이 많이 다우러집니다만, 제가 원했던 전반적 그림을 그리는데는 적당하지 않은 책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책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오히려 한 시대를 그려낸다는 것이 어떤 작업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우리가 '역사'라고 말하는 것은 '정치사'에 가깝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사이사이의 공백들과 민간의 모습은 다른 방식으로 채워져야 하는 것이고요. 우리가 조선시대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이유도 국사시간에 조선시대를 정밀히 묘사해줬기 때문이 아니라 드라마에서 많이 봤기 때문이라는거죠.

이 책에서는, 중/고등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공산당 단체과 아나키스트들의 항일 운동이 그려지는데, 공산당 이야기는 지네끼리 싸우는 이야기가 더 많아 지루하며, 아나키스트들의 움직임이 멋집니다. 그리고 간도와 만주 이야기들이 자세하게 나와 이해가 안되던 부분이 딸깍 하고 끼워맞혀지는 쾌감이 있었습니다.

중간 챕터에서는 그당시 부자들 몇몇의 일대기를 보여주며 당시 경제상황과 사회상 등을 가늠케 해주는데, 이 부분이야말로 제가 기대했던 내용과 가장 부합하지 않는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 일본이 미국과 싸우다 졌다기 보다는 군국주의가 극에 달해 내부적으로 무너지며 마지막 발악으로 미국과 한판 붙은 것이었다는 묘사/설명은 아주 납득이 잘 되었습니다. 그리고 왜 상해 임시정부가 한국 정부로 연결되지 못했는가 하는 안타까운 이야기로 마무리됩니다.

아주 만족/충족할만한 내용은 아니었습니다만, 질제시대에 대한 국사 교과서와는 다른 프레임을 짜올릴 수 있었다는데 큰 의의를 갖고 역사를 습득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는 면에서 -책과는 별개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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