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위한 변론 - 카렌 암스트롱 / 정준형 역 ▪ Books


이 책을 왜 읽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네요...위시리스트에 넣어두고 넣었다 뺐다는 몇개월을 반복하가다 결국엔 구입한 것 같은데 말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읽게 된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이 책이 씌여진 목적은 신무신론자들에 대한 반론이라고 되어있군요. 그런 성격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구입하지 않았을 텐데, 구입하기 전에는 그것도 몰랐으니 구입 동기가 더더욱 아리송해집니다.

반론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신무신론을 거론하며 반대 논리를 펼쳐가는 것은 맨 뒤 쳅터 아주 약간 뿐입니다. 앞쪽은 종교 관점을 따라 인류의 역사를 리뷰해주는데 이 부분이 아주 예술입니다.

구석기시대 동굴 벽화로부터 읽어내는 종교로부터 해서 종교가 체계화되어가고 철학과 과학의 성립, 종교와의 관계 등을 흐름을 잃지 않고 엮어 나가는데 정말정말 흥미진진합니다. 그렇게 종교의 역사를 훑어보며 지금의 종교가 갖고있는 이런 저런 교리들이 어떻게 성립되었는지, 잃어버린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독자 스스로 깨닫게 해줍니다. 그리고 자연스업게 신무신론자들의 주장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직접 말로 하는게 아니라, 그들이 말하는 "종교"가 얼마나 수박 겉핥기인지 보여줍니다.

테리 이글턴의 [신을 옹호하다]를 읽었을 때 만큼 지적인 즐거움이 큰데, 읽는 동안/후의 감정적 여운은 정 반대에 가깝습니다. 테리 이글턴이 익살스러운 싸움꾼이라면 카렌 암스트롱은 친절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선생님 분위기인거죠.

어린시절 수녀원에 들어갔다가 파계한 경력이 있는 카렌 암스트롱은, 철저하게 비교종교학자의 위치에서 셰계 여러 종교와 철학들을 엮어가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만, 서양 종교사가 80-90%는 기독교사인만큼 기독교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기독교와 다른 종교의 유사점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보수 기독교 관점에서 본다면 자유주의 신학으로 경도된 관점이라고 볼만한 성서비판적인 이야기들과 종교 다원주의적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보수 기독교인인 제 개인 입장에서 봤을때에도 최근 생각하고 있는 문제들에 방향을 제시해 주는 무척이나 도움이 되고 득이 많은 독서였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최근에 터져나온 문창극 총리 지명자의 역사관, "하나님의 뜻"이라는 표현/개념이 어디로부터 기인한 것인지, 마침 그 챕터를 읽는 즈음에 기사가 나와 아주 확 와 닿았습니다.

근본주의 기독교인들과 신무신론자들 모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덧글

  • CelloFan 2014/06/16 17:04 # 답글

    형이 보수 기독교인이라고 하면, 저는 어느 즈음에 있을까요. 아무튼 읽어볼 책이 하나 더 늘었네요.
  • bonjo 2014/06/16 17:25 #

    진짜 자유주의 기독교인들 보면 난 보수 맞어 ㅋㅋ
    책이 좀 독한데 너는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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