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ff Beck 내한공연 관람 후기 ▪ etc.

사진은 제프백의 내한을 기뻐하는 제 아들 ㅋㅋ

오! 언제 오셨는데 또 오시나!!! 하고 찾아보니 지난 내한공연이 벌써 4년이나 지났더군요. 그 공연 때도 '이제 곧 칠순이니 다시는 못볼지도 몰라'라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이제 진짜 칠순이 코앞입니다. Jeff 옹이 올해 만으로 69살이십니다.

이번 공연은 아들과 관람한 첫 대형 무대라는 점에서도 조금 특별합니다. 아들이 락 음악을 처음 듣기 시작한 것이 재작년 가을쯤이어서 아들이 알만한 밴드들의 내한도 없었고 제가 구미가 당기는 공연이 별로 없었습니다. Stratovarius같은 경우도 즉석 예습을 시켜 함께 간 케이스였죠.

Jeff Beck같은 경우는 아들이 한번 들어본 일도 없고, 활동 연혁이나 나이로 봤을 때 뭐야 이 할아버지는 이라고 해버릴만한 연배인지라 실제 공연 같이 가겠냐고 물었을 때 시큰둥한 반응이었습니다. 이후로 예습도 대충대충 ㅎㅎ

이번 공연은 지난번 처럼 새 앨범을 내면서 시작된 월드투어가 아니라 그냥(?) 투어라 예습이 애매했죠. 작년 셋리스트를 참고해보자니 주로 올드 팝들을 커버한 곡들을 주로 연주했고, 이번 투어도 비슷한 구성이었습니다. Little Wing, Danny Boy, A day In The Life 등등. 셋리스트는 아래 참고.

http://www.setlist.fm/setlist/jeff-beck/2014/seoul-olympic-hall-seoul-south-korea-5bc333e4.html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프 백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조끼를 입은 모습인데, 검은색 긴소매 웃옷을 입고 무대에 등장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스크린에 모습이 클로우즈업 되었는데, 아,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나왔더군요. 그리고 공연중에 세월호에 대해 안타까와하는 멘트를 했고 생존자의 귀환을 기원하며 People Get Ready를 연주했습니다. 최근 셋리스트에서는 보이지 않던 곡인데 추모&기원 곡으로 특별히 넣어준 것같아 너무 고마왔습니다. (검정 웃도리는 거추장스러웠는지 서너 곡 연주하다가 연주 중간에 기타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벗어버리더군요...-.-;;;)

한시간 반이라는 짦다면 짦게 느껴질만한 시간을 기타 한대로 좌중을 압도해버리는 기백은, 70을 바라보는 노인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밴드맨들은 그저 백업에 가까운 존재들이었고, 어쩌면 밴드 없이 제프 옹 혼자 무대에 서도 거의 비슷한 감동을 주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쏟아져나오는 음들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연주의 질적인 부분에서도, -제 기억이 외곡된 것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4년전 공연에 비해서도 월등히 연주가 훌륭했습니다. 사실 연세를 더 드셨으니 힘이나 정교함은 떨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양반이야말로 진정 외계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습니다.

밴드는 제프 옹 외에 Ronda Smith가 Bass를 연주했고, Drum과 세컨 기타는 생소한 이름의 연주자들이었습니다. 기타가 한대 더 설치되어있길래 의아했는데, 백킹기타 역할 뿐 아니라 기타 신디사이저로 건반을 대체하는 연주자더군요. 기타와 키보드를 모두 연주하는 멤버를 대동할 법도 한데 참신한 컨셉.

공연에서 돌아오니 아들은 Where were you의 아밍 부분 집중 연습중입니다. 아무래도 기타를 처음 잡고 테크닉을 쌓아가는 중에는 테크닉에 눈이 가기 마련인데, 70 먹은 노 기타리스트의 깊이있는 연주 보다는 신묘한 아밍에 눈이 더 가나 봅니다. 아밍 뿐만이 아니라 오른손으로 하는 모든 것들, 피킹, 볼륨 컨트롤, 스위칭, 아밍이 동작 구분 없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것이, 제 눈에도, 신기할 뿐입니다.

마지막 곡은 Cause We've Ended As Lovers였는데, 앨범 버전보다도, 그 어떤 라이브 영상에서 접한 버전보다도 아름다운 연주였습니니다. 부디 장수하시고, 틈틈히 한국도 들러주시길.



Cause We've Ended As Lovers










덧글

  • zepp 2014/04/30 23:05 # 답글

    아들과 제프벡 공연이라니.. 참 멋지고 부러운 조합입니다^^ 저도 아들녀석 더 키워서 데려갈수 있도록 계속계속 좋은 음악 들려줬으면 좋겠네요^^
  • bonjo 2014/05/03 09:43 #

    락음악에 귀 트이기 전에는 제가 음악 틀면 시끄럽다고 헤드폰으로 귀를 막아버렸습니다 ㅎㅎ
    아들이 좀 더 일찍 락음악을 알았으면 하는 아쉬운 공연들도 많죠.
    특히나 Gary Moore는...ㅠ.ㅠ
  • James 2014/05/01 20:10 # 답글

    저 곡을 저렇게 듣는 것만으로도 참 황홀하네요..

    공연 시간이 짧은 건 그 밴드가 누구든 아쉽단 생각이 드네요 ^^;
  • bonjo 2014/05/03 09:44 #

    시계 확인하기 전에는 두 시간 넘은 줄 알았습니다.
    워낙 압도적으로 음들을 쏟아내시니 ... ^^
  • basher 2014/05/04 23:16 # 삭제 답글

    저도 4년전 공연보다 이번 공연이 훨씬 더 짜임새도 있는 거 같고
    특히나 연주도 더욱 훌륭하게 느껴지더군요

    아무래도 투어 시작서 부터 계획이 잡힌 공연이라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언급하신 대로 피킹하면서 볼륨, 스위치, 암 컨트롤 하는 모습을 보면서 원래 기타 치시는 분들은
    저게 되는 건지 기타를 배우지 못한게 다행이란 어이없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
  • bonjo 2014/05/07 14:37 #

    그쵸? 저번보다도 좋았어요. 확실히...^^

    피킹+볼륨+스위치+암...저거 제프백만 되는겁니다 제프백만...-.-;;;
    다른 기타리스트들은 아무리 빨라도 동작이 따로따로 구분이 되죠.
  • gershom 2014/05/06 21:14 # 답글

    직접 찍으신 영상인가요?@.@
  • bonjo 2014/05/07 14:35 #

    아뇨 영상은 그냥 유튜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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