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 - 토마스 프랭크 / 함규진, 임도영 역 ▪ Books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의 토마스 프랭크의 책입니다. 시기적으로는 이 책이 [왜 가난한~] 보다 약간 후에 출판되었습니다. 2012년,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집권당이었던 공화당이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를 하고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어렵지 않겠는가 점쳐지던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토마스 프랜크가 하고싶어하는 말은 [왜 가난한~]과 거의 같습니다. 왜 많은 대중은 자신의 이익과 반대되는 정치행동을 하는 것일까에 대한 해석과 해설이죠. 전작이 캔사스 주민들의 일반적인 행태를 짚어주었다면, 이 책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둘러싼 일반 시민들의 반응과 정계쪽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내용면에서 [눈먼 자들의 경제]와 같은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좀 더 포괄적인 시각에서 사태와 상황을 다루고 있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눈먼 자들의 경제]가 건조한 기사체라면 이 책은 좀 더 종합적/분석적이고 해석적이죠.

비아냥과 역설적인 표현, 독설로 가득해 잠시 정신줄 놓으면 내용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리는 묘한 문체로 써있습니다. 역자 후기를 보니 번역 과정에서도 무척이나 애를 먹은 듯하네요. ㅎㅎ

원제는 [억만장자들을 동정하라]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뭔가 "부자들의 고통"을 호소했던 우리나라의 모 정치인(누군지 기억이 안나요)이 생각나네요. 결국 양국 모두 그게 먹혔던 것을 생각하면 한국의 국민 수준이 무려 미국과 맞먹을 정도구나 하는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개뿔.

티파티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나오는데, 이 책을 읽고서야 티파티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전에 티파티 운동이 등장했을 때 기사들을 아무리 읽어봐도 그들이 주장하는게 이해가 안되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이해가 안된게 당연했네요. 원인분석-결론적 주장이 논리적으로 아구가 안맞는 엉터리였습니다. 거의 "IMF는 김대중 탓이다. 그러니 대기업 규제를 풀어라." 수준입니다.

미국 공화당의 주장/움직임도 우리나라 보수정당의 기조와 비교해볼만한데, "더욱 우측으로"에 귀가 솔깃할만한 진보적 공약을 버무려 담았다는 면에서 일맥상통하고있습니다. 효과도 비슷하고요. 아울러 미국 민주당의 이도저도 아닌 뜨뜻 미지근한 움직임도 울나라 민주당과 어찌 그리 닮았는지.

이런 종류의 책은 그러니 어쩌자는 내용이 약하거나 뜬구름 잡기 식이곤 한데, 이 책도 그러합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는 면에서 어쩔 수 없는 한계겠지요. 아무튼 저자의 우려와는 달리 오바마는 재선에 성공했으니 다행이랄까요. 우리나라는 어찌 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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