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제럴드 / 이만식 역 ▪ Books


지난해 레오나르도 뒤카프리오 주연의 영화가 개봉했죠. 누구나 알고있는 이 고전을 읽어보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에 팽귄 클래식 중에서 집어들었습니다.

서문이 엄청나게 깁니다. 팽귄 클래식의 컨셉이 "고전 다시 읽기"인지라 엄청나게 긴 작품 분석이 꼭 딸려 있는 듯합니다. 이번엔 70 페이지 가깝습니다. 읽다가 중간에 포기하고 본문으로 들어갔습니다.

제목만 알았지 기본적인 플롯조차 몰랐기 때문에 아주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주인공이 개츠비가 아니라는 것도 처음 알았고, 개츠비의 이름 앞에 왜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지, 그것이 얼마나 주제를 관통하는 통렬한 단어 선택인지도 처음 알았습니다.

다 읽고 서문(작품 해설)을 읽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작은 소품 배치라든지 등장인물들의 자연스러운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치밀하게 주제를 향하는지 놀랍습니다. 물론, 해설자의 오버센스일 가능성도 있지만요.

권말에 '무너져 내리다'라는 에세이가 실려있는데, [위대한 개츠비]와 강하게 대비되어 복잡하고, 난해하고, 혼란스럽습니다. 이런 머릿속의 소유자가 [위대한 개츠비]를 낳았구나, 와, 이렇게 머릿속이 복잡하니 [위대한 개츠비]를 쓸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별로 재미는 없습니다)

읽고 나면 깊은 감동과 뿌듯함이 있는 소설이 있고 허탈하고 멍한,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소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머릿 속이 하얗게 되어버리는 소설이 있는데 [위대한 개츠비]의 경우는 맨 마지막 쪽에 별 다섯개.

앞서 읽은 [가벼운 나날]이나 [에브리맨]과 비슷하게, 죽음과 관련하여 타인의&자기의 인생을 관찰하게 만들어준다는 공통 분모를 갖고있습니다만 일고 난 다음의 감정이나 머릿속 상태는 크게 다릅니다.

읽는 내내 개츠비가 등장할 때마다 디카프리오의 얼굴이 떠올랐는데, 아, 이 역은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가능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이미지가 겹쳐집니다. 영화로 한번 봐야겠습니다.






덧글

  • CelloFan 2014/02/12 10:46 # 답글

    저는 대학때 처음 읽었었는데, 그것도 수업시간에 30명의 학생들이 강독하고 할머니 교수님이 해설해주시는 형태의 수업이었는데 다들 정말 좋아했지요. 그때 읽었던 고전들은 다른 전공과목들과 달리 아직도 머리속에 쏙쏙 박혀 있어요.
  • bonjo 2014/02/12 13:59 #

    오 정말 재미있었겠다.
  • 젊은미소 2014/02/18 05:32 # 답글

    저도 대학교 1학년때 소위 "영산강" (영어 산문 강독) 시간에 이 책 읽었던 추억이 새롭네요. 제2외국어 하기 싫어서 대체 과곡으로 들었는데 (비록 중편이긴 하지만) 본격적인 영미 문학을 원서로 읽는 건 처음이라 상당히 허덕였지만 워낙 문체가 아름답고 스토리도 흥미진진해서 매주 강의 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더랬죠. ^^

    지금도 캐러웨이가 처음 탐 & 데이지 뷰캐넌의 집에 갔을 때 두 여자가 소파 위에 기대어 누워있는 자태를 묘사한 장면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피츠제럴드라는 인물, 언어의 마술사라는 생각을 했더랬죠.
  • bonjo 2014/02/18 09:41 #

    맞아요. 묘사/표현들이 참 대단합니다. 파티장면 묘사는 마치 제가 파티장 한 가운데 앉아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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