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 - 아이작 아시모프 / 김옥수 역 ▪ Books


파운데이션 완전판이 발간되었다고 책 좀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 떠들썩했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이름은 '좀 많이' 들어봤고, 얼마전 책도 한 권 읽어보긴 했습니다만, 책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저로서는 그게 그렇게 대단한 책인가? 하는 의문만 생겼죠.

그 의문을 풀어보자는 마음에 첫 권을 읽어보았습니다.

대략의 설정은 지인에게 물어 들었습니다. 우주가 하나의 제국 체제로 유지되고있는데, 심리역사학자 해리 셀던이 제국의 몰락을 예언하고 몰락에 대처하기 위해 설립한 집단이 파운데이션. 이 집단이 제국의 쇠퇴, 몰락과 재건을 해가는 과정이라는 것인데, 긴 세월을 이런 식으로 담아내는 것도 가능하구나 싶은 방식의 기술입니다.

보통 소설이라면 한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그를 중심으로 풀어나가야 될 터인데, 이건 그게 불가능합니다. 시간의 단위가 다릅니다. 해리 셀던이 예언한 기간은 만년 단위였고 파운데이션으로 극복해보자고 제시한 기간이 천 년입니다. 해리 셀던은 스토리를 지나면서 홀로그램 영상으로 간간히 등장합니다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은 에피소드. 별로 계속 바뀝니다. 새로운 시대의 변곡점에 새 주인공을 내세워 시대의 단면을 정밀하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시간의 흐름과 세계의 모습을 추측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SF 소설이라고 하기는 조금 거시기하고, 정치 소설에 가깝습니다. 배경이 범 우주적이고 행성간을 이동하는 우주선이나 통신장치 등이 등장하지만 정밀한 묘사는 없습니다. 오히려 정밀하게 묘사되는 장치나 도구들은 21세기에 SF라고 하기는 무리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작 아시모프가 이 소설로 칭송을 받는 이유는 세계를 구축하고 그 세계를 풀어가는 방식 자체가 진보/미래적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로봇에서 로봇이란 무엇이고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 정의해버렸듯이 인간사를 꿰뚫어봄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그리고 예측을 기반으로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심리역사학이라는 가상의 학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적어도 두 가지 만화/애니메이션이 떠올랐습니다. 요즘 네이버 웹툰에 연재중인 [덴마]를 보면 고산 공작가의 수장이 손바닥 만 한 계산기를 두드리며 미래를 예측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핸리 셀던이 제국의 몰락을 설명하는 장면에 나오죠. 그리고 또 하나는 [건담 OO]에 나오는 솔레스탈 비잉이라는 집단과 그 수장인 이오리아 슈헨베르그라는 인물입니다. 이오리아 슈헨베르그는 100년 전에 지구 문명이 새로운 국면을 만나게 될 것을 예측해 새로운 에너지 기술을 감추어두고 결정적 순간에 그것으로 인류 변혁을 꾀하죠. 핸리 셀던과 파운데이션의 복사판입니다.

이러한 SF 장르에서의 설정 복재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위대함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아시모프의 위대함과는 별개로, 솔직히 읽으면서는 별로 재미는 없었는데요...-.-;; 궁금한 마음에 나머지도 챙겨 봐야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천천히. 차차.






덧글

  • 본조친구 2014/01/24 20:12 # 삭제 답글

    우와아.. 이걸 다 읽고 '로마제국 쇠망사'를 읽으면 되겠네 ㅎㅎ
    머리 뽀사지겠다..ㅋㅋ
  • bonjo 2014/01/24 20:16 #

    그러게, 이게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모티브를 따온거라며?
  • 본조친구 2014/01/24 20:35 # 삭제 답글

    글쎄, 뭐 비슷한 부분들이 많잖아..?
    '중세의 가을'도 함 보시고..
    암튼 책이 참 예쁘게 나왔네.
    예전 판본은 여러모로 그지 같았는데..ㅋㅋ
    근데 새로 나오면 뭐하누, 이젠 읽을 열정이 멊는데..ㅎㅎ
  • bonjo 2014/01/24 21:31 #

    서평에 보니까 거기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하더라구.

    스페이스 오딧세이 시리즈도 좀 다 나오면 좋겠구만 ㅎㅎ
  • 본조친구 2014/01/24 22:06 # 삭제 답글

    ㅇㅇ 예전부터 에드워드 기번의 계몽주의 사학에 대한 SF 진영의 응답이란 얘기가 있었지..
    뭐, 옛날 얘기 보다는 프랭크 허버트 '듄'을 보는 게 낫겟다..ㅎㅎ
    파운데이션 vs 듄 !! 누가 더 머리 김나게 하나 볼만하것는데..ㅋㅋ
  • bonjo 2014/01/24 23:10 #

    아아 듄까지...-_-;;;
  • CelloFan 2014/01/28 09:52 # 답글

    아시모프의 소설들은 늘 일종의 의무방어전 성격으로 읽어나간 기억이 있네요. 마구마구 몰입되는 타입의 소설은 확실히 저한테는 아니에요. 저는 이제 '총, 균, 쇠' 를 드디어(!) 손에 들기 시작했는데, 아 두께가 만만치 않네요. (저는 남들이 막 좋다고 침을 튀기는 책들은 일부러 좀 사두고 재워두는 습관이 있어요. 이 삐딱한 성격좀 고쳐야 하는뎅 -_-)
  • bonjo 2014/01/28 17:06 #

    총균쇠 두껍냐;;; 두꺼우면 팔 아픈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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