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투쟁 - 자크 엘륄 / 박건택 역 ▪ Books


자크 엘룰이라는 표기로 더 잘 알려진 저자는 프랑스의 법학자, 신학자, 사회학자, 역사학자이며, 2차 세계대전 전후로 현실 정치에 참여하기도 했고 전쟁중에는 레지스탕스 활동에도 가담한 행동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학생 시절 자크 엘룰을 [뒤틀려진 기독교]로 처음 접하면서 기독교인의 탈 종교화에 대한 개념에 눈을 뜨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1967년에 쓰여졌고 1980년대에 최종 수정판이 집필되었다고 합니다. 한글로 번역되어 국내 소개된 것은 2008년이고요. 페이스북에 어떤 분이 자크 엘룰이라는 닉으로 이 책의 주요부분을 발췌해서 올려놓는 것을 보다가 흥미가 생겨 구입했습니다.

[자유의 투쟁]이란 제목은 시적 표현임과 동시에 내용의 치열함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날 선 표현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자유라 하면 아무것에도 구속되지 않은 상황으로 받아들이지만 자크 엘룰은 성경에서 말하는 자유, 신이 예수를 통해 인간들에게 부여하고자 하는 자유란 어떤 의미이고 그것이 현실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차근차근 짚어가고 있습니다.

신과 예수와 인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기본적 근거가 되는 것은 성경이라는 텍스트입니다만 성경 안에서 맴돌지 않습니다. 오히려 철학적 사회학적인 입장에서의 이런저런 자유의 형태를 고찰하고 세상에서 말하는 자유는 궁극적 자유가 아님을 설명한 후 그렇다면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하는 과정으로 신학적 사유로 들어갑니다.

자크 엘룰은 자유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찰하고 독자들을 참여의 장으로 이끌어냅니다. 정치 참여, 사회 참여(혁명), 종교행위, 노동, 섹스, 여성문제 등에서 앞에서 고찰한 자유가 어떤 방식으로 발현될 수 있는가 고민하게 합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자유란 일반적 세상의 자유를 포함하기도 하지만 배제하기도 하고 반대하기도 합니다. 특히 사회 참여로부터 세상 속 기독교/크리스챤의 의미를 찾으려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동기 과정 결과를 후벼파며 한계점을 명확히 드러냅니다.

이 부분은 "'이미'와 '아직' 사이의 긴장"이라는 기독교적 세계관이 명확히 드러나는 지점인데 적극적으로 사회 참여를 하되 그게 정답은 아니라고 하는 어정쩡한-게다가 반복되는- 지침(?)은 본질을 놓친 사람에게는 허탈감을 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체적 지침들을 찾아가는 여러가지 부문에서 상당히 보수적인 결론을 도출해내기도 합니다만, 그 과정들을 따라가 보면 그것이 저자의 보수성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옳다라고 동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자크 엘룰의 기본적 성향을 하는 사람이라면 '개인의 보수성'으로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 쉽게 납득 가능하겠죠.

자유라는 주제로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을 꿰어 나가는, 구체적이면서도 폭이 아주 넓은 책입니다.

번역이 많이 아쉬운 편인데, 비문이 있다거나 눈에 띄는 오역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읽기 쉽게 문장을 다듬는 퇴고과정이 생략된 듯한 느낌입니다. 수만 수십만 권이 팔려나가는 종류의 책이 아니니 번역 비용면에서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짐작은 갑니다만 내용이 워낙 좋은 책인지라 좀 더 좋은 번역이었으면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이 큽니다.

660페이지로 양도 방대하고, 빠르게 읽어내려갈만한 내용도 아니고, 번역을 뚫고 읽어나가느라 속도도 붙지 않았고, 중간에 휴가도 겹쳐 한달 넘게 읽은 책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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