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What?! - Deep Purple / 2013 ▪ CDs


2003년 Banana World Tour로 내한했을 때도, 2005년에 [Rapture Of The Deep]앨범이 나왔을 때에도, 2010년에 내한공연을 왔을 때에도, 매번 놀라면서도 이양반들 이제 활동을 멈춘다고 해도 팬으로서 아쉬울 것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 어간에 Jon Lord 옹의 타계 소식도 있었으니, 좀 끔찍한 표현일지 몰라도 Deep Purple이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할만도 했고요. 그런데 새 앨범이라니요?!

Ian Gillen과 Roger Glover는 2013년 기준으로 무려 67세입니다. 만 나이니 한국식으로 세면 내일모레 칠순이예요. 클래식 음악이나 블루스, 재즈도 아닌 락 음악을 하는 칠순 노인내들이라니 상상이 안됩니다. Ian Paice와 Don airey가 64세, 가장 어린 Steve Morese도 내일모레 환갑이네요.

[Rapture Of The Deep] 이후로 무려 8년입니다. 그 사이에 월드투어가 있기도 했지만 새 앨범은 누가 상상을 했을까요. 전 새 앨범이 나온다고 했을 때, 아. Steve Morse가 곡 써놓고 형님들 모셔다가 녹음했나. 싶었습니다. 그것도 아닙니다. 크래딧 상으로는 전곡이 공동 작곡입니다. 게다가 홈피에 들어가보면 빽빽한 일정으로 월드투어중이십니다. ㅎㅎㅎ 요즘 평균수명이 늘어가면서 예전에 비해 0.7을 곱해야 한다고 하기는 하지만, 참으로 대단한 정력들이십니다.

음악적으로는 특기할만한 것도, 크게 실망할만한 것도 없습니다. 노장들의 작업에는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거룩함조차 느껴집니다. Deep Purple 특유의 패기넘치는 곡들도 담기고, Steve Morse, Don Airey의 입김이 가득 담긴 듯한 아티스틱한 곡들도 담겨있습니다. Ian Gillan의 보컬라인은 확실이 고음을 지양하는 느낌도 있습니다만 음색만큼은 젋은 시절의 팽팽한 긴장감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지난번 월드투어때 내한공연은 조금은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던지라 다음에 또 올까, 심지어는 그만 은퇴하시는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새 앨범 들으며 그런 생각 했다는게 죄송하고 부끄럽네요. 만약 이양반들 또 내한해 주신다면 딸라빚을 내서라도 달려가리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Deep Purple.



Hell To Pay





덧글

  • sunjoy 2013/06/13 21:07 # 삭제 답글

    비슷한 감흥을 느꼈습니다. 소시적엔 과거의 전설들이 굳이 연명하면서 그저그런 신보를 만드는 게 불만이었는데, 저도 나이를 먹어보니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음악적 완성도 이런 건 뭐 둘째 문제고 저 연세에 저렇게 활동한다는 것 자체가 존경스럽습니다.
  • bonjo 2013/06/13 23:34 #

    그러게요. 존경스러울 뿐... ㅜ.ㅜ)b
  • sunjoy 2013/06/15 12:08 # 삭제

    근데 존경은 하지만 음반은 안 사렵니다. 음악은... 굳이 사고 싶진 않더군요 ^^;
  • ch.g2 2013/06/15 17:05 # 삭제 답글

    헉! '딥퍼플', '새 앨범'이란 단어가 '2013년'이란 단어와 나란히 있다니. 대단하네요
  • bonjo 2013/06/17 09:34 #

    예상도 기대도 안한, 할 수 없던 앨범이죠 ^^
  • gershom 2013/06/18 09:07 # 답글

    처음 록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했던게 82년 친구집에서 라이브 인 재팬의
    Strange kind of a woman을 들은 후 였습니다. 벌써 31년 전이네요.
    할배들의 음악을 듣고 있으니 참.. 뭐라 말하기 힘든 감상에 빠지게 되는군요.
    페이스북 보니 리치 할배도 파트너와 함께 계속 투어 하시는 모양입니다.
    대단한 분들 입니다.
  • bonjo 2013/06/18 11:04 #

    리치 할배도 왕성하시군요 ㅎㅎ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