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민주주의 - 토머스 D. 실리 / 하임수 역 ▪ Books

저자는 오래전부터 꿀벌의 행동에 관해 연구를 해오던 생물학자입니다. 최근 꿀벌이 새로운 집터를 찾는 방식에 관해 정밀한 연구를 한 결과물과 그 방식을 고등동물의 의사결정방식에 대한 뇌과학, 다수의 인간이 회의/토론을 거쳐 하나의 의견을 도출해내는 방식과 비교하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꿀벌들은 지도자가 없는 그야말로 집단 지성의 표본이 될만한 방식으로 중요한 결정을 해나간다는 사실을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꽃밭의 위치를 전달하는 8자춤/엉덩이 춤은 이미 많이 알려져있습니다만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한번의 선택으로 꿀벌 집단 전체의 운명를 가르는 '집터'를 선정하는 문제입니다.

꿀벌들은 매년 수차례 집단의 규모가 커집에 따라 분봉을 하는데 한마리의 여왕벌과 수만 마리의 일벌 집단이 수십개의 새로운 집터 후보를 물색하고 그중 가장 좋은 집터 하나를 선정해 이주/안착하는 과정이 놀랍도록 빠른 속도로 이루어집니다. 그 과정에 어떠한 주도적 의견도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집터의 품질만이 집단의 의견을 이끌어가고 결국에는 만장일치로 결정되어 이주가 시작됩니다.

저자는 오랜 실헌 관찰에 의한 결론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과정 하나하나를 아주 자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실험의 준비 과정과 실험 과정중의 에피소드들, 분석 과정들까지 세밀하게 보여줌으로서 마치 독자들이 실험에 참여하고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요. 이 책의 기본적인 재미는 바로 이 부분에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은 이러한 꿀벌 집단의 의사결정 과정을 인간세상에 어떻게 끌어들일 수 있을까 다분히 실용적/사회학적 측면에서 접근을 하고 있는데, 지도자의 주도적 주장이 없어야 한다는 점과 모든 개인이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점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얼마나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은 모두 이기적이라 집단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개인의 이익이 우선시되는 것이 인간 세상, 아니 최소한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영리한" 처세술로 받아들여지니 말이죠. 그리고 지도자 혹은 지도층이 되면 당연히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권력을 휘두르는 것도 "상식"의 영역이라는 서글픈 현실도 보고 있고말이죠.

읽으면 읽을수록 인간 세상이란 참 꿀벌만도 못한 야만적인 모양새로 잘도 버티고 있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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