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마르크스가 옳았는가 - 테리 이글턴 / 황정아 역 ▪ Books

[신을 옹호하다]로 테리 이글턴을 처음 접한 이후 막연하게 그의 다른 책들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친우로부터 선물받아 이제야 접하게 되었네요. 원래 전공은 '문학'인 사람인데 워낙 이쪽 저쪽 다방면으로 저술이 많은 것이 움베르토 에코 류의 천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신을 옹호하다]에서부터 자신이 마르크스주의자임을 지속적으로 밝혀왔고, 마르크스의 편에서 온갖 편견과 오해를 변론하는 이 책이야말로 그 성격상 마르크스주의자로서의 입장을 잘 드러내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맑시즘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 열 가지를 뽑고 그에 대한 반론 혹은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신을 옹호하다]에 비해서 상당히 부드러운 억양으로 서술되고있습니다만 그건 어쩌면 [신을 옹호하다]가 저술이 아니라 강연을 녹취하여 편집한 것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솔직히 마르크스에 대해서는 직접 [자본론]을 읽어본 적도 없고 이 책에서 꼽고있는 '마르크스에 대한 오해들'을 마르크스주의라고 착각하고 지내왔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이야말로 영양 만점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주변에서 마르크스, 혹은 좌익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중에도 이 책을 기준으로 보자면 마르크스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혁명'에 관한 부분으로 마르크스의 혁명이란 과격 급진적 변화의 의미가 아니라 체재의 완전한 변화를 의미하며 방법적인 면에서는 '자기 흔적이 보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신을 옹호하다]에서의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마르크스주의 또한 정치적 선동구호나 본질과는 달리 왜곡되어 반영된 현실에 의해 오해받고 적대시되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비판의 거의 대부분은 마르크스주의 자체가 아니라 실패한 공산주의인 소비에트 연방, 혹은 북한류의 모델에 기인한다는 것이죠. 마르크스의 생각과 실패한 공산주의는 무엇이 달랐고 왜 실패했는지를 보면 오히려 마르크스의 사상을 더 선명히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저자는 마르크스주의 사회야말로 민주주의를 완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있는데,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모 당의 대선 공약 기조가 "경제민주화"라는 다분히 마르크스주의적 발상임을 생각하면 우습기도 하고 마르크스의 혜안이 놀랍기도 합니다.

그리고 테리 이글턴이 설명하고있는 맑시즘은 거의 종교에 가깝고 마르크스는 인류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 선 예언자적 위치가 아닐까 싶은 모양으로 읽힙니다. 특히나 자본주의가 휘청거리는 즈음에 자본주의의 대안 혹은 다음 단계로 제시된 맑시즘에 다시 한번 주목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덧글

  • 루이스리 2012/11/09 21:11 # 삭제 답글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ㅎㅎ 언젠가 읽을 책 리스트에 추가해야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테리 이글턴 같은 사람들한테 제일 흥미를 느껴요. 신뢰감도 가구요
    너무 뻔한(?) 것보다는 뭔가 이질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섞여 있는 사람들이요. ^^
  • bonjo 2012/11/09 22:57 #

    이제 겨우 두 권 읽어봤는데, 테리 이글턴에 완전히 반해버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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