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The Brokenhearted - Beggars & Thieves / 2011 ▪ CDs

유튜브나 Wiki에서 가끔 쳐보는 이름들이 몇 개 있습니다. 소식이 끊겨 뭘 하고 지내는지 궁금한 아티스트들의 새로운 소식/동영상이나 예전 소식/동영상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Ozzy Osbourne의 기타리스트였던 Jake E. Lee 또한 그런 이름 중 하나입니다.

얼마전에 Jake E. Lee의 이름으로 처음보는 동영상이 떴는데 Beggars & Thieves라는 듣도보도 못한 밴드의 뮤비. 틀어보니 기타가 Jake E Lee가 아닙니다. 요전에 Enuff z'nuff의 앨범에 한번 속은 적이 있는지라 그런식의 앨범인가 싶었는데, 중간에 언뜻 지나가는 얼굴. 헉. 솔로파트에 진짜로 Jake E. Lee가 나옵니다.

날렵했던 몸매도 세월 따라 사라져버렸고, 힘차게 기타를 흔들어대던 몸짓도 예전같지는 않지요. 손가락의 놀림도 그렇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Jake E. Lee는 확실히 Jake E. Lee. 길지 않은 솔로연주 속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주네요.* 이름 뿐이었던 Enuff z'nuff의 앨범에 워낙 실망했던 탓인지 이 짧은 뮤비에 너무나도 감동을 먹었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히죽히죽 웃음이 나와요.

Beggars & Thieves는 헤비메탈의 몰락기인 1989년에 결성되어 1990년에 첫 앨범을 선보인 밴드라고 하네요. 초기 맴버 중에 Ozzy Osbourne에 몸담았던 Phil Soussan도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보컬-기타의 이인조로 구성되어있습니다. 80년대의 미국 서부를 지배했던 그리 무겁지 않은 헤비메탈이 20살 정도 나이를 먹은 모양새를 상상하면 딱 이 앨범의 음악입니다. 기가막힌 멜로디에 과하지 않은 편곡, 적절한 연주.

오로지 Jake E. Lee만을 위해 구입한 음반이었습니다만 음악 자체가 무척 좋네요. 보컬도 좋아하는 음색은 아닙니다만 매력이 있고 특히 있는듯 없는듯 존재감 희박한 Ronnie Mancuso의 기타가 무척 감칠맛이 넘칩니다. 'We Come Undone'이라는 곡명부터 [We Are The Brokenhearted]라는 앨범타이틀까지, 박민규의 소설을 연상캐 하는 루저 지향적인 편안한 분위기도 아주 좋고요.



We Come Undone



*비디오로 볼 때에는 의심의 여지 없이 Jake E. Lee의 연주로 보입니다만, Jake E.Lee의 연주가 아닐 가능성도 있습니다. 음반의 크레딧에는 Jake E. Lee의 이름이 전혀 언급되지 않고있거든요.

덧글

  • sunjoy 2012/09/20 06:58 # 삭제 답글

    뮤비가 한물간 80년대 록스타들의 동창회 비슷한 분위기네요. 왠지 좀 처연한데요.
  • bonjo 2012/09/20 09:19 #

    호스트인 Beggars & Thieves 존재 자체도 그렇고요.
    그래서 이들의 음악에 마음이 더 열렸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

    나쁘게 말하면, 동정마케팅이려나요 ^^;;;
  • 호핀 2012/09/20 18:33 # 삭제 답글

    본조님의 글을 보고 멜론을 뒤져보니 이 앨범이 있네요. 음악을 들어봐도 그렇고 위키를 봐도 그렇고 아무래도 Jake E Lee는 'We Come Undone' 뮤직비디오에 게스트로만 참여한듯하네요.
    Ronnie Mancuso가 앨범 전체의 기타를 친 듯 하구요.

    앨범은 '저니'분위기가 나면서 그럭저럭 들을만 하네요.^^
  • bonjo 2012/09/20 19:38 #

    아쉽지만 아무래도 그런 것같죠? 팬들의 Jake E Lee에 대한 아쉬움들이 얼마나 큰지 유튜브 코멘트엔 Jake E Lee에 관한 글들이 더 많습니다. ^^;;

    음반도 전체적으로 썩 괜찮습니다.
  • Django 2012/09/21 01:01 # 삭제 답글

    아니 ! 제이크 늑대 훃님 !!!!!! ㅠㅠ
    이런 게스트 출연은 그만 하시고 제발 제대로 컴백을 좀 해주셨으면 ㅠㅠ
  • bonjo 2012/09/21 09:39 #

    이런저런 구체적인 컴백 작업 소식은 들려오기는 하는데요,
    워낙 늘 그런 소식이 있던 양반이라 크게 기대는 안됩니다...-.-;;;
    라스베가스 지역 클럽에서 연주한다는데 거기까지 가볼수도 없고...ㅠ.ㅠ
  • gershom 2012/09/22 19:41 # 답글

    would... rather...than.. 하는 걸 보니 비디오 상의 농담 같기도 하네요..
    그나저나 제크 형님이 레스폴 들고 흔드는 건 처음 보는것 같습니다.
    뭘 들어도 멋있군요..
  • bonjo 2012/09/22 21:11 #

    최근(이래봤자 2010년이지만;)의 라스베가스 클럽 공연 영상을 보면 깁슨 SG를 들고 연주하더군요.
    예전의 스트랫 타입은 이제 안쓰는 듯합니다...-.-;;
  • 젊은미소 2012/09/26 12:07 # 답글

    제이크 E 리, 정말 반갑네요. ㅠ_ㅠ)b 뭐, 이 나이에 바크 앳 더 문 플레이하려면 지겨울 것 같다는 공감은 갑니다만.. 그래도 이런 시그내쳐 송을 가지고 있다는 건 소중하다는 생각입니다. ^^
  • bonjo 2012/09/26 15:37 #

    '잘친다'의 개념을 넘어 '멋지다'는 느낌을 주는 기타리스트로서, 정말 독보적인 멋진 횽님이고, 그 상징적인 곡이 Bark at the moon이라 생각합니다.
    엄청난 재기는 아니더라도 간간히 소식이나 들려주십사 하는 바램이... 제발 어디서 쓸쓸히 죽었다는 소식만 안들었으면 좋겠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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