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일락 - 황인숙 ▪ Books

시인 황인숙의 수필집입니다. 사실 수필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짧은 글들의 모음이죠. 주제가 또렷하게 읽히는 글들도 아니고 일상의 소소한 스케치들을 짧막한 글들로 모아놓은 책입니다. 읽다보면 남의 일기장을 들춰보는 듯한 그런 느낌. 주로 한국일보에 연재된 글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글들의 길이가 기가막힐 정도로 일정해요. 서문이 2007년 6월에 작성되었네요.

본업이 시인이라 그런 것인지, 꼭지당 한 페이지라는 짧은 분량에 차곡차곡 쌓인 함축적 단어/표현 때문인지 글들이 시 같다는 느낌이 문득문득 듭니다. 들다가도 초등학생 일기장 같은 순진한 문장에서는 또 한없이 마음이 풀어지기도 하고요. 주제-소재도 다양하고 문장이 미려해 음식으로 치자면 보기도 좋고 맛도 좋고 씹는 맛도 아주 훌륭한 잔칫상 같은 느낌입니다. 시인의 착한 품성과 -어쩌면 그 근원이일지도 모르는- 넉넉하지 않으면서도 아무것에도 매이지 않은 무한 자유를 부러워하게되는 독서였습니다.

여자와 남자 중 여자의 일기장을 훔쳐볼 때 어느쪽이 더 큰 재미를 느낄지 궁금하기도 한데요. 책 자체는 다분히 여성 취향으로 디자인-편집되어있습니다. 선현경의 소녀스러운 일러스트들이 틈틈이 끼워져있어 이쁘기는 합니다만 사람 많은 곳에서 배나온 중년 남성이 키득거리며 읽기에는 조금 멋적은 그런 책이기도 합니다.

[취서만필]에서 추천받아 읽게 된 책입니다.







덧글

  • gershom 2012/06/19 15:21 # 답글

    글과 글사이에 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읽는 동안 행복감 주는 책이었습니다.
    일러스트나 디자인은 좀 곤란하다.. 생각했구요.. ^^;
  • bonjo 2012/06/19 17:35 #

    맞습니다. 짧게 끊어진 이야기의 앞 뒤를 상상하게 되죠. 다른 글 속에서 확인이 되기도 하고요.
    디자인은 역시...-.-;;;
  • CelloFan 2012/06/25 11:48 # 답글

    일단 저는 취서만필부터 시작을 해봐야 겠군요. 책은 나날이 쌓여가나, 흘러가는 시간이 책장을 넘기는 손을 잡는군요.
  • bonjo 2012/06/25 19:38 #

    취서만필은 한번에 다 읽으려면 체할 수 있으니 다른 책이랑 병행해서 아주 천천히 읽기를 권하는 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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