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와 대안좌파 - 로랜드 보어 / 박영기 역 ▪ Books

[예수전], [미래에서 온 기독교], [옛날 하나님과 요즘 하나님]을 추천해 준 후배의 또 다른 추천 도서입니다. 원재는 [Rescuing The Bible]. 원재 쪽이 훨씬 매력있는 제목입니다. 한국판 제목은 주제를 확실히 드러내주고 있습니다만 그닥 끌리지는 않아요.

원제의 'Rescue'는 정치적 종교적 우파들에게 독점되어 오용당하고 있는 성서를 구출해 낸다는 것으로 그 주체로 세속 좌파와 종교 좌파를 아우른 대안좌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경의 오용을 정의함에 있어 '성경을 이용해 차별, 착취, 타락을 정당화하고 영구화하는 것'이라 하는 부분은 매우 큰 울림을 주는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성경의 혁명적 질서 파괴 대목들을 짚어가며 성경으로부터 좌파적 요소들을 이끌어내고 있는데, 단순히 좌파적 입장에서 성경을 이용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매우 조심스럽고 세심하게 주장을 이끌어갑니다. 저자는 좌파적 세상의 모습을 함부로 주장하지 않으며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구조와 질서를 파괴하는 '카오스'에 대한 동경으로서 아나키스트에 가까운 좌파 개념을 이야기하고 있네요.

성서에 관한 책이지만 저자 스스로 신학과 성서학을 구분하고 있고 '신앙인'으로서의 자세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신앙인이 아니라면 -그 권위와 정확성에 대해 끊임없이 의혹을 던지며-구지 주장의 근거로 성서를 택할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정도 생각할 정도죠. 신앙서적을 찾는 사람에게 권하기는 조금 어려운 책이라 생각하고 좌파적 입장에서 신앙/신학을 고민한다든가 성경에서 사회 변혁적 발상을 얻은 사람이 참고할만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책의 구조를 이루는 세속, 종교, 좌파, 우파, 성서에 대해 꼼꼼히 짚고 나서 최종적으로 저자의 의도를 주장해가는 형식이라 저자의 주장에 100% 공감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흥미있게 읽고 생각해볼 만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저자는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목적으로 썼다고 하는데 구조나 표현등이 논문에 가깝고 게다가 번역도 매끄럽지 않은 부분과 오역 부분이 눈에 띄어 쉽게 읽히지는 않네요. ^^;;;








덧글

  • CelloFan 2012/06/12 09:44 # 답글

    표지부터 도발적이네요 ^^. 책을 읽어보지 않고 오직 순수하게 표지만을 '읽어본' 느낌이라면, 여전히 대한민국의 좌파사회의 패러다임은 체 게바라를 소비하던 90년대를 벗어나지도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내의 좌파는 체 게바라와 예수를 비교하던 수십년전의 패러다임에서 여전히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우려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표지를 보고 너무 앞서간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표지에 담겨진 기표속의 기의가 그렇게 읽혀지는걸 피하기가 쉽지 않네요. 아무튼 현재 한국사회 안에서도 기독교인이면서 우파가 아니라면, 그것이 굳이 마르크스주의적 좌파여야 하는가? 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bonjo 2012/06/12 11:34 #

    표지만 그래 표지만 ㅋㅋㅋ
    내용은 호주산 청정 최첨단 좌파임.
  • CelloFan 2012/06/12 13:44 #

    청정 호주산이라면 정말 좌빨 빨갱이가 맞겠군요 후후훗.
  • 베뤼 2012/06/16 21:59 # 답글

    성서와 대안좌파하니까 앙겔라 메르켈의 기독민주당이 떠오르네요^^ 서점가면 한번 훑어보고싶은 책인 것 같아요. 좋은 책 소개 감사요~
  • bonjo 2012/06/17 21:37 #

    정치적 선택을 할 때 기독교적 가치관에 기반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기독교가 정치 집단을 이룬다는 것에는 좀 부정적입니다. 정치의 기본 생리와 기독교의 기본 생리는 끼워맞추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
  • gershom 2012/06/19 15:23 # 답글

    요즘 예전에 소개해주신 예수전을 읽고 있는데요.
    나중에 이 책도 읽어봐야겠습니다..
  • bonjo 2012/06/19 17:34 #

    이 책은 종교적인 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그냥 좌파 이야기;
    좀 건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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