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던 와중에 생소한 디스토션 패달 데모영상에서 딱 만난 사람이 Pete Thorn이라는 인물인데요, 매이커에서 제작한 것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딜러는 더더욱 아닌 것 같은데 동영상의 완성도와 연주 실력이 프로급입니다. 그러곤 영상에서 자기 CD를 홍보. 오홍. 이름으로 동영상을 찾아보니 앨범 수록곡들로 데모/레슨 영상을 만든 것도 있고 말이죠. 연주가 똘망똘망 한 것이 기가 막힙니다. 아마존에 음반이 있어서 얼른 구입했습니다.
앨범 도착 후 들으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자기 이름으로 된 제대로 된 자료는 자기 홈페이지 말고는 없는 것같습니다. 위키에 있는 자료도 자기 페이지는 없고 다른 아티스트의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한 기록들 뿐입니다만, Chris Cornell, Alicia Keys등 굵직굵직한 이름들이 눈에 띕니다. 유튜브에 NAMM Show에서 Steve Stevens와 협연한 동영상도 있고 앨범에도 Steve Stevens가 도와준 흔적이 있습니다. 세션맨으로서 꽤나 인정을 받고 있다는 뜻이겠죠.
음악은 Eric Johnson과 Joe Satriani를 적당히 섞은 후 대량의 정교함을 투여한 음악이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현존하는 기타 인스트루멘틀 앨범 중 EJ과 JS의 그림자를 피해갈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멜로디와 음악적 색이 밝고 따뜻하다는 면에서 이 두 사람을 더욱 생각나게 합니다.
그리고 두 거장도 결코 허술한 연주자들이 아닙니다만 Pete Thorn의 정교함은 정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한음한음 정확하게 짚는 것을 뛰어넘어서 절묘하게 버무려지는 타이밍이나 뉘앙스마저도 즉흥적이 아니라 완전히 계산&연주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동영상들을 참고하면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데모 동영상 중 초기 것으로 보이는 Eruption 재연 영상이 있는데 Eddie의 연주를 틀어놓고 치는 척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악기/이팩터 세팅과 세밀한 톤/뉘앙스 재현이 대단합니다.
정교함과 더불어 기가막히게 느껴지는 부분이 톤과 패턴의 다양함인데 정밀함과 함께 이것 또한 세션맨으로서의 특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음악을 마음껏 하는 것이 아니라 작곡자/제작자의 요구에 맞는 톤과 주법의 연주를 해야 하는 맞춤형 기타리스트로서 의 직업상 특징이랄까요.
Pete Thorn이 20~30년 쯤 전에 활동을 했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슈퍼 기타리스트들이 즐비했던 시절 말이죠. 모든 락 매니아들의 기억속에 이름 한 줄 남기고 있는 연주자가 되었겠지요. 기타 음악이 어느정도 영화를 회복했다고 해도 테크니컬한 연주자들은 여전히 대우받지 못하고 있는 즈음에 시대가 아쉬운 인물을 만났네요. 수퍼 기타리스트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는 인물이 스스로를 Guitar Nerd라고 칭하는 것은 시대의 아픔(?)이라고 해야할까요?
Homage
앨범 수록곡인 Homage 연주와 프랙탈오디오 사의 Axe fx2 디지털 프리앰프/멀티이팩터의 데모를 겸하는 영상입니다.
덧글
칼라이레 2012/02/27 23:10 # 답글
야, 근데 귀를 휘어감는 맛이 제대로네요. 매력적입니다.
bonjo 2012/02/28 09:21 #
앨범 전체적으로 맛이 제대로입니다. 홈 레코딩으로 만든 앨범이라는데 앞으로 제대로 된 레이블이랑 계약을 하지 못한다 하더라고 자체 제작으로 앨범 계속 내주면 좋겠어요.
Criss 2012/02/28 02:23 # 답글
한곡에서 이렇게 변화무쌍한 톤메이킹이라니...
bonjo 2012/02/28 09:22 #
Django 2012/03/18 01:53 # 삭제 답글
쩝.... 씁쓸하네요;; 저런 실력을 가지려면 정말 말 그대로 뼈를 깎고 피가 나는 노력 덕일 텐데 ㅠㅠ
bonjo 2012/03/18 19: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