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경제 - 조지프 스티글리츠 외 / 김정혜 역 ▪ Books

김어준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제목은 기억 안남)에서 소개하는 것을 보고 메모해두었다가 구입한 책입니다.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따온 듯한 제목. 원제는 [The Great Hangover]. 위대한 숙취? 위대한 유물? 사전에 안나오는 다른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원제를 살리지 않은 이유를 알 듯도 합니다. 원제 아래에 Vanity Fair라 적혀있는 것은 잡지 제목인 듯한데 이 글들이 그 잡지에 실린 글들이라는 것인지 정확한 자료가 없네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관해 13명의 경제 학자, 경제 전문 기자등의 르포형식의 글을 묶어놓은 책입니다. 분량은 700 페이지를 살짝 넘네요. 상당히 두껍고 무거워요. 1. 월스트리트, 2. 워싱턴DC, 3. 혼란에 빠진 세상, 4. 메이도프 연대기의 네 개 장으로 이루어져 각각 2008년을 전후로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자세히 설명/해석해주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라고 하나의 거대한 사건처럼 표현을 하지만 그것은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비슷한 유형의 사건 내지는 사고가 연쇄적 혹은 독립적으로 발생한 '시기'를 이야기한다고 [상식의 배반]에서 읽었는데, 그 사건들이 무엇인지 이 책에서 하나씩 짚어주고 있네요. 베어스턴스, 포트리스, AIG가 무너져내린 패턴은 조금씩 차이가 있고 상호간의 연관성도 있거나 혹은 없습니다. 앨런 스탠퍼드나 메이도프의 건 같은 경우는 명백한 개인의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금융위기'라는 카테고리에 포함시키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들이 하나의 책으로 묶여질 수 있는 것은 동시대에 일어난 사건이라는 것 외에 그 근원적인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큽니다. 번역본의 표지에 적힌 "시대의 지성인 13인이 탐욕의 시대를 고발한다"라는 문장이 이 책의 주제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위기의 근본은 더 쉽게 더 많은 돈을 벌고싶어하는 인간의 탐욕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죠.

책에 대한 소개를 보고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사실 미국발 금융위기에 관해 구체적인 흐름을 알지 못해 그 부분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을까 한 것이었는데, 반은 올바른 선택을 한 것이고 반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었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실체는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러하고, 개별적 사건들의 기저에 깔린 세상의 탐욕을 보았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몇몇 장은 윌가의 범죄자(?)들에 대한 가쉽성/파파라치성 기사라 아주 재미있으면서도 불쾌한, 상황을 알고싶어 책을 손에 든 독자들에겐 별로 불필요한 파트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독서였지만 분량의 압박이 심했던, 분량이 절반정도였다면 사람들에게 강추했을 묘한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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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elloFan 2012/01/20 15:27 # 답글

    책 두께때문에 일단(!)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었지요 ㅎㅎ. 스티글리츠라는 이름때문에 읽어보려고 했었는데... 언제 읽게 될련지. 스티글리츠 할아버지의 다른 저서인 'GDP 는 틀렸다' '끝나지 않은 추락'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 를 추천드립니다.
  • bonjo 2012/01/20 15:30 #

    솔직히 양이 너무 많음 ㅋㅋㅋㅋ
    "끝나지 않은 추락"도 이번 금융위기에 관한 책인가?
  • CelloFan 2012/01/20 15:38 #

    네 맞아요. 아마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 스티글리츠가 쓴 첫 책인걸로 기억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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