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소식 직전에 발매한 앨범이 [What's It All About]. 어쿠스틱 솔로 앨범이었습니다. 게다가 공연이 베이시스트와 듀엣 공연으로 잡여있는 터라 당연히 [What's It All About] 공연일 줄 알았지요. 그런데 이게 왠걸. 공연장을 들어서는데 무대 셋팅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뭔가 무쟈게 많이 올려져있어요. 상당히 의심스러운 검은 벽까지.
첫곡부터 어쿠스틱이 아닌 일렉 기타를 들고 Brad Mehldau와의 협연 앨범의 곡을 연주합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한 베이시스트가 Mehldau 밴드의 맴버거든요. 그리곤 [Offramp]의 인기곡 "James". 본격적인 Jazz 앨범 [Trio 99-00]의 "Soul Cowboy". [Secret Story]의 "Always And Forever". 말하자면 본격적인 Jazz Tune과 멜로디 위주의 인기곡을 번갈아가며 들려주었습니다. 한곡 한곡 나올 때마다 기가 막히더군요. 으잉? 으잉? 하며 말이죠. 다양한 분위기의 곡들을 둘이서 소화해내는 역량도 참 대단하고요.
그러다가 갑자기 기타로 이상한 짓(?)을 시작하더니 스텝들이 나와서 무대 뒷편의 장막을 걷어내는데! 세상에나 오케스트리온 업그래이드 버전을 동반했더군요. 세트 규모는 작아졌는데 악기 배치 밀도가 무척 높아졌어요. 사전 미디 입력 없이 그자리에서 모든 악기를 입력하고 정신없이 페달로 조절을 하며 기타 신디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한국 무대 특별 서비스로 보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타리스트 Jack Lee와 해금 연주자를 소개하고 아리랑을 Pat Metheny 스타일로 편곡해 들려주었습니다. 아리랑이라는 익숙한 곡이 완전히 Pat Metheny화 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놀랍더군요
공연을 마치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Pat Metheny는 Jazz 연주자라고 정의하기보다는 그냥 "Pat Metheny의 음악"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당하겠다고 하더군요. 재즈를 본격적으로 듣는 사람들에게는 흡족하지 않은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재즈를 전혀 듣지 않는 사람들도 Pat Metheny만은 듣게 만드는 묘한 그의 음악은 정말로 Pat Metheny만의 음악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로 기타, 듀엣, 트리오, 쿼텟, 퓨젼스타일 밴드, 오케스트라, 로봇까지. 워낙 다양한 포멧의 음악 작업을 해온 Pat Metheny이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포멧이 다르면 뭐 어떻다고. 어쨌든 다 내 음악인걸. 들어볼래?" 라고 말을 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 한곡 한곡 시작될 때마다 즐거운 공연이었고, 정말 대단한 아티스트의 정말 대단한 공연이었습니다.
새 앨범 공연이라 생각하고 스킵하신 분들은 배 좀 아프실 듯...-.-;;;
Travels
덧글
나그네 2012/01/14 09:14 # 삭제 답글
가능하시면 셋 리스트 좀 알고 싶어요!
bonjo 2012/01/14 10:16 #
본조친구 2012/01/14 11:49 # 삭제
[Metheny/Mehldau]의 'Unrequited'
[Offramp]의 'James'
[Trio 99-00]의 'Soul Cowboy'
[Secret Story]의 'Always And Forever'
[Question & Answer]의 'Question & Answer'
[Metheny/Mehldau]의 'Find Me in Your Dreams'
[Travels]의 'Farmer's Trust'
피카소기타 즉흥연주
오케스트리온 즉흥연주
잭 리/강은일과 함께한 '아리랑'
등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bonjo 2012/01/14 12:14 #
Farmer's trust도 있었구나. 그건 왜 기억이 전혀 안나지. -.-;;;
본조친구 2012/01/15 00:02 # 삭제
뭣보다 왓츠잇올어바웃 공연이 아니라서 너무 기뻤음
암튼 레파토리 좋고, 멋진 공연이었쓰..
담에 브아걸 공연하면 또 같이 보러가자ㅎㅎ
bonjo 2012/01/15 01:14 #
James 2012/01/14 09:40 # 답글
전 최근 어쿼스틱 앨범 소식도 몰랐는데 정보 감사합니다. 언젠가 저도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죠.
전 브래드 멀다우와 같이 한 앨범을 제일 많이 듣습니다 ^^;
bonjo 2012/01/14 10:24 #
멜다우 협연앨범을 즐겨 들으시면 이번 공연이 무척 즐거우셨을텐데요! 멜다우 협연 중에서 세 곡이나 연주했으니까요. 같이 간 친구도 본격적으로 재즈를 듣는 친구라 저와는 취향이 갈리는 편인데 두 명 모두에게 아주 만족스런 공연이었습니다. 레파토리가 아주 근사했어요.
워낙 자주 오는 양반이라 기회는 많으니 다음엔 꼭 관람 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자주 오니까. 하며 미루다가 뒤늦게 가보기 시작한터라 그동안 왜 안가봤을까 후회가 될 정도입니다. ^^;;
베뤼 2012/01/14 10:40 # 답글
피카소기타라고 하나요? sound of silence 곡에서 연주했던 악기. 저는 3층이라서 악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안보이더라구요 ㅠ 손으로 막 훑던데...기타에 뭔가를 붙인건가요? ㅎㅎ 암튼 어젠 대박이었다는...아, 마지막곡이 Travels 라는 곡이군요~감사합니다^^
베뤼 2012/01/14 10:40 #
bonjo 2012/01/14 10:57 #
베뤼 2012/01/14 11:01 #
bonjo 2012/01/14 12:29 #
만식이형 2012/01/14 15:13 # 삭제 답글
되고 그중에 아리랑의 팻메쓰니화가 있었다니 그 부분이 젤아쉬운 누군가 유튜브에 그 영상만이라도 올려주셨음 좋겠다는 .... 다른나라에선 안할테니까요 ㅠㅠ
만식이형 2012/01/14 15:14 # 삭제 답글
되고 그중에 아리랑의 팻메쓰니화가 있었다니 그 부분이 젤아쉬운 누군가 유튜브에 그 영상만이라도 올려주셨음 좋겠다는 .... 다른나라에선 안할테니까요 ㅠㅠ
bonjo 2012/01/14 18:06 #
나그네 2012/01/15 00:35 # 삭제 답글
bonjo 2012/01/18 22:13 #
제가 늘 배우는 입장이죠. ^^
focus 2012/01/18 12:28 # 답글
저는 이날 아시는 파블로의 생일이라 술에 쩔어있었죠..
국내용으로 작정하고 온 모양이네요..
bonjo 2012/01/18 22:10 #
다른 나라에서 써먹을 수 없는 곡일텐데말이죠. ^^;;;
후회 2012/01/18 20:57 # 삭제 답글
bonjo 2012/01/18 22:11 #
저도 같이간 친구도 새 앨범 공연이면 너무 심심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갈까말까 했는데요
예전부터 공연 하나 같이 보자는 약속이 있어서 간거였습니다. ^^;;;
ㅋㅋ위너 2012/01/27 20:29 # 삭제 답글
bonjo 2012/01/27 21:15 #
어찌됐든 생각지도 않았는데 즐거운 선물보따리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