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를 가득 덮고있는 근미래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주인공을 냉동시켜 15만 년이라는 세월을 점프합니다. 이야기는 이어지지만 본질적인 주제는 별로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고요. 신의 존재, 종교, 인간이라는 초우주적 주제를 미야자키 하야오의 에니메이션이 연상되는 목가적 풍경의 전쟁터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세월을 점프하는 기간의 우주 풍경에서는 아서 C. 클라크-스텐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오딧세이]가 연상되기도 하고요.
어떤 내용의 이야기인지 사전 정보 없이 잡았다가 이야기 돌아가는 상황에 헉 하고 놀라기도 했고 중간중간 작가가 배치한 쇼킹한 장치들에 놀라기도 했습니다만, 장대한 주제에 비해 결론으로 이끌어가는 부분을 좀 방만하게 마무리하지 않았는가 싶습니다. 어쩌면 제가 중간지점부터 집중력을 놓친 탓도 좀 있기는 한데요, 그것도 이야기를 흡인력있게 끌고가지 못하는 작가의 탓으로 돌리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발상은 기가막힌데, 그 발상을 드라이브해가는 기술이 좀 약하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타워]에서는 비교적 호흡이 짧은 형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갔기 때문에 그 부분이 '담백함'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위트있는 대사와 캐릭터들로 읽어갈 수 있었습니다만 장편에서는 '부족함'으로 다가오네요.
그래도 그저 실망이야. 라기보다는, 발상의 놀라움에 더 나은 차기작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덧글
명품추리닝 2011/11/14 21:34 # 답글
신작이 나온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직 지른 책들을 다 못 봤는데... 질러야 할까요.ㅠㅠ
bonjo 2011/11/14 22:10 #
gershom 2011/11/17 13:32 # 답글
몇 분 동안 망설이다가 다른 책을 샀던 기억이 납니다..
본조님 타워 포스팅 보고 난 뒤라서 계속 망설였었네요.
타워부터 한 번 읽어 봐야 겠습니다..
bonjo 2011/11/17 14:52 #
두 작품만 놓고 봤을 때, 작가가 긴 호흡으로 이끌고가는 기술이 좀 부족하다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