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 기리노 나쓰오 / 권일영 역 ▪ Books


무라노 미로 시리즈의 마지막 권입니다. [얼굴에 흩날리는 비]에서 주인공 무라노 미로가 탐정의 길로 접어들고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에서는 탐정으로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의 잠 재의 꿈]은 전작에서 간간이 얼굴을 내비추었던 무라노 미로의 아버지 무라노 젠조의 젊은시절과 미로의 출생을 그리고 있습니다.

전작들은 무라노(부녀)가 사람을 찾는 이야기였지만 [다크]는 무라노 미로가 쫓기는 역입니다. 앞의 이야기에 등장했던 주요 인물들과 새로운 인물들이 얽혀 들어가며 새로운, 그러나 절망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냅니다. 앞의 세 권이 그렸던 것도 절망적이고 비정상적인 상황들, 그 속에 선 소수자들의 이야기였지만 마지막 권인 [다크]에서는 주인공이 따로 없다고 할만큼 엉망진창입니다.

선과 악이 따로 없고 속임수와 생존만 존재합니다. 무라노 미로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다 각자의 절망을 맞딱뜨리고 비정상적이고 흉폭한 행동으로 서로를 상처입히고 잡아먹으려 합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마지막 한 페이지까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랄까요.

새로운 등장인물들의 배경이나 기존 인물들의 과거를 설명하는데 플래시백 기법이 자주 등장하는데 너무 반복되다보니 좀 진부하고 지겹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부산 장면과 광주 장면은 뭔가 많이 어색한 부분들이 있는데 한국 거주 한국인이 꼼꼼히 감수를 해주었더라면 좀 덜 어색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드네요.

일반적 탐정물을 벗어나버리는 이야기 구조에 당황해버려 처음엔 적응을 못했습니다만 네 권 중 가장 구조가 복잡하고 분위기가 제목 그대로 다크해 아주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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