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잠 재의 꿈 - 기리노 나쓰오 / 최고은 역 ▪ Books


여탐정 무라노 미로 시리즈의 외전? 프리퀄? 격인 소설입니다. 저작 순서로는 이것이 세 번째로 [얼굴에 흩날리는 비]에서 무라노 미로가 어느 사건에 휘말리며 탐정이 되는 과정을 보여줬고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에서 탐정일을 하는 무라노 미로를 보여줬다면 [물의 잠 재의 꿈]에서는 앞의 두 권에서 그 모습을 언뜻 언뜻 비추는 무라노 미로의 아버지, 무라노 젠조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다룹니다.

196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무라노 젠조가 어떻게 탐정이 되었는지, 무라노 미로는 어떻게 태어났는지, 등등을 보여줍니다. 무라노 미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무라노 젠조 또한 자기 선택에 의해 탐점이 된 케이스가 아닙니다. 원래는 주간지의 기자였는데 사건에 휘말리며 실직하게 되고 사건에 야쿠자가 개입되며 이야기의 말미에 결국 야쿠자 사업과 관련된 조사를 하는 탐정이 됩니다.

프리퀄이라고 해봤자 무라노 미로 시리즈와의 연관성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고 필요한 이야기들은 대충 무라노 미로 시리즈만 봐도 충분히 설명이 되기 때문에 무라노 미로를 이해하기 위한 책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무라노 미로 시리즈에 잠깐씩 얼굴을 비추는 아버지의 신비감을 살린 이야기라고 할까요.

'소카 지로 사건'이라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그것을 조사하던 무라노 젠조가 다른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두 이야기가 얽혀들어가는 줄거리로, 이 두가지 사건을 끊어질 듯 연결해가며 마지막까지 이끌고갑니다. 실제 소카 지로 사건은 60년대 일본의 유명한 미결 사건이라고 하는데 기리노 나쓰오는 소설상에서 가상의 답을 달아놓았습니다. 왜 미결되었는지 충분한 이유까지.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부터 만든 이야기인지는 저로서는 잘 모르겠지만요.

여성인 무라노 미로가 주인공인 전작들과 비교해볼 때 긴장감을 주는 요소가 많이 다릅니다. 주인공이 비교적 폭력에 무방비한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불편한 긴장감은 없고 다른 하드보일드 장르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많은 폭력에 노출됩니다. 이렇게 비교를 해보니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독특한 요소인지 새삼 느끼게 되네요.

이제 시리즈 한 권이 남았는데 좀 아쉽습니다.





덧글

  • gershom 2011/10/12 23:51 # 답글

    일본 소설들에 실망 퍼센테이지가 높아서.. ^^; 요즘에는 거의 일본 소설을 읽은 기억이 없네요.
    본조님의 글을 보면 또 재밌을것 같기도 하고.. 해서 망설이는 중입니다..
  • bonjo 2011/10/13 01:13 #

    일본 소설을 읽고 나서 느끼는 개인적 실망감 중 하나가 깃털처럼 가벼워 묵직하게 가슴에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인데, 무라노 미로 시리즈는 이야기 내내 흐르는 절망&허무감 떄문인지 여운이 꽤 짙네요. 꼭 읽으시라고 강추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