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꼴통들과 뚜껑 안 열리고 토론하는 법]과 같이 구입했던 책입니다.
줄리언 바지니는 영국의 철학자이자 유명 칼럼니스트로서 이 책에 실린 글들은 butterfliesandwheels.com (지금은 .org로 바뀐 듯)에 기고했던 글을 모은 것이라고 하네요. 모두 77편의 글이 실려있고 글의 호흡이 길지 않아 한 챕터가 3~4페이지 정도입니다. 형식도 통일되어있어 주제에 비해 가볍게 읽기 좋습니다. 오히려 내용에 비해 형식이 너무 캐쥬얼한것 아닌가 싶은 느낌도 있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세상의 헛소리를 간파하는 77가지 방법]입니다. 원제는 [The Duck That Won The Lottery And 99 Other Bad Arguments]로, 원서는 99개의 챕터로 이루어져있는 것 같습니다. 각 챕터는 매스컴에 노출된 유명인의 발언을 소재로 삼아 그 말이 과연 논리적인지,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짚어줍니다. 저자가 영국인인지라 영국의 정치인이나 유명인들의 발언이 많은 편입니다만 샘플이 꼭 영국에 국한되어있지 않고 대부분 한국인이라도 알만한 사람의, 들어봤을만한 이야기들이라 아, 이 이야기. 하며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한참 읽다보면 말되게 말하는 것이라는게 쉽지 않은 것이로구나. 싶을 정도로, 우리가 흔히 듣거나 사용하는 논법, 표현들이 잘못되어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게 정치인이라든지 말의 위력이 보통 사람 이상인 유명인들에게 적용될 때엔 단순히 이상한 논법 정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대 국민적 기만이 되고 사기극이 되어버리니 공부를 해둘 필요는 충분히 있습니다.
간간히 이건 정치적 수사 아닌가? 약간의 과장된 수사법일 뿐이지 않은가? 싶은 발언들 까지도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만, 저자가 지적하고싶은 것이 바로 '그 발언'이 아니라 '비슷한 종류의 논법'이라 생각한다면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일단 그것이 논리상 말이 안된 다는 것을 알아야 정치적 수사인지 강조를 위한 과장 따위인지 알 것 아닙니까?
각 챕터마다 끝부분에 생각거리를 던져주는데, 같은 논법이지만 말이 되는 문장, 말이 안되는 문장들이 섞여있어 논증이라는 것이 단순히 공식에 따라 가부를 결정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해줍니다.
즐겁고 유익한 독서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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