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dicated To Chaos - Queensryche / 2011 ▪ CDs


정말 그의 능력이었는지, 스스로 밴드의 한계를 느낀 것인지 모르지만 작곡 브레인 Chris DeGarmo 탈퇴 이후 내리막이라는 선입견이 깊이 박혀버린 Queensryche. 뭘 들려줘도 비행기 띄우고 있을* Chris DeGarmo의 신비감 넘치던 눈빛이 아쉽기만 했습니다.

전작인 [American Soldier](2009)도 컨셉 소식을 들었을 때에 오! 했습니다만 뚜껑 열고 보니 Geoff의 목소리 말고는 Queensryche의 개성들은 몽땅 어디다 팔아먹은 것인지 찾아볼 수 없다는 느낌 뿐이었습니다.

아마존 들락거리다 발견한 Queensryche의 신보소식은 반갑기보다는 부담스러웠습니다. 옛정을 생각하면 알고도 안사긴 그렇고 사자니 겁나고. 거기에 아마존 별점은 완전 초토화.(글 끼적이고있는 시점 기준으로 174 개의 리뷰 중 88개가 별 한 개) 완전 망작 수준입니다. 그래도 일단 구입. 그리곤 함께 도착한 앨범들 듣느라 리핑만 해놓고 계속 밀리기만 했죠. Queensryche의 옛 영광은 어디로 간건지.

일단 첫인상은, 레트로한 음색을 지향한 듯한 기타 사운드입니다. 전반적으로 음색이 세련된 맛은 덜합니다만 묵직. 귀에 힘 빼고 들어서 그런지 오호? 하는 느낌. 의외로 좋습니다? 한 곡 한 곡 넘어갈 수록 예전 전성기 시절의 Queensryche의 결이 느껴집니다. 그간 [Operation Mindcrime2](2006)이라든지 [American Soldier]등에서 느껴졌던 부담스러운 기운이 없어요. 억지로 음악을 복잡하게 만들려던 느낌이 사라졌습니다.

앨범을 들으면서 관련 기사들을 검색해보니 리듬을 강조한 음악을 하려했다는 인터뷰가 있네요. 특별히 리듬이 화려하다든지 DT식의 복합리듬 놀이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상당히 리듬은 단조로운 편에 속합니다. 흔들흔들 몸이 움직여지는 그런 종류의 자연스러운 리듬놀이를 의미한 것인가봅니다. 리듬이 단조로와지니 다른 악기들도 여백이 많이 생기면서 음악에 여유가 많이 생겼습니다. [Empire] 시절 언저리에서 느꼈던 자연스러운 긴장감. 아, 좋네요.

아마존 별 한개짜리 평들의 정체는 뭘까요. 아마도 그 차이는 88 명이 이들에게 바라던 것과 제가 Queensryche에 바라던 것이 달랐던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Queensryche를 즐기는 방식은 음악의 형식에 있었다기 보다는 그리 복잡하게 들리지않는 음악적 구조 속에 깔려있는 묘한 긴장감이었고 이번 앨범에서는 그것이 충족되는 것을 느겼습니다. 이번 앨범과 [American Soldier]에 대한 평이 반대로 교차하는 이유가 그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앨범에서도 OM2, AS에서와 마찬가지로 스튜디오 팀인 Jason Slater와 Kelly Grey가 작곡에 참여하고있습니다. Jason Slater는 이번앨범에서는 프로듀싱에서는 이름이 빠져있네요.

대중의 평가는 대부분 옳은 편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 음악 감상의 폭을 제한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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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에 의하면 Chris DeGarmo는 고향인 시에틀에서 파일럿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덧글

  • 칼라이레 2011/08/09 12:20 # 답글

    여러 불법다운 사이트나 공개된 이후의 평들을 봐도 하나같이 으악 파더마더 환율 1250원 이래서 뭐가 그렇게 엉망인가 하고 들어봤는데... 과연 예전의 스피디한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즐겼던 층이라면 오 안돼 이 루즈하고 간단한건 뭐야 엉엉을 외치겠더군요. 오히려 올드 프로그 메탈틱하게 변해서 괜찮았던 부분도 있는데 역시 대중이란 웃긴게 변하지 말라면서 변화를 원해요. 야 딜레마의 끝이네 진짜.

    분명히 당대에는 개소말 혼합믹스 소시지 소리를 들어도 향후 10년 이내에 상처받은 명작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듯 합니다'ㅂ'
  • bonjo 2011/08/09 13:46 #

    "대중이란 웃긴게 변하지 말라면서 변화를 원해요."
    이 말에 답이 다 들어있네요 ^^;;;
    그런 면에서 평이 많이 갈릴 수밖에 없는 장르&밴드이기도 하고요.
  • 여름 2011/08/10 18:19 # 답글

    전 좋더라구요.
    음악하는 것을 힘빼고 부담없이 즐기는 것 같단 생각이고
    청자에게 음악적 긴장감을 주기위해서 본인들까지 어깨에 힘이 들어갔을 때의 오버프로듀싱이 말씀대로 MC2나 AS앨범이 될 것 같습니다.
  • bonjo 2011/08/10 20:40 #

    오버 프로듀싱이 좋은 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Queensryche의 경우는 제가 선호하는 결과물이 안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에겐 이번 앨범 정도가 딱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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