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Chromaticity] 이후로 10년 만에 선보이는 솔로앨범입니다. 그 10년 사이에 활동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Yngwie Malmsteen의 보컬 출신인 Mark Boals와 Ring Of Fire, Dream Theater를 거쳐간 키보디스트 Derek Sherinian과 Planet X 등의 밴드작업을 하기도 했고 오랜 기간 Steve Vai의 라이브 서포팅을 해왔습니다. CAB이라는 퓨젼 재즈 프로젝트도 꾸준히 진행을 해왔네요. 아닌게 아니라 솔로 행보에서도 퓨젼 재즈쪽으로 시도가 있었지요.
Tony MacAlpine의 첫인상이라면 80년대 중반 쏟아져 나오던 네오 클레시컬 기타 비루투오조들 중 '흑인'과 '피아노'라는 유니크함이었습니다. 클래시컬 피아노 교육의 영향인지 음악 자체도 과격함 속에서 뭔지모를 정갈함이 있어 뭔가 다른 맛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지요.
그의 음악적 욕심은 락과 클래식을 넘어서 퓨젼 재즈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되고 거기에 화려한 기타 연주 중심의 음악들이 시장을 잃기 시작함에 따라 Tony MacAlpine의 설 자리도 서서히 좁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퓨젼 재즈를 시도한 음악들에 대해서는 별 호감을 느끼지 못했는데 뭔가 이도저도 아닌 음악이 되어버렸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아예 정색을 하고 재즈를 하든가. Mark Boals나 Derek Sherinian과 한 음악들은 주도권이 Tony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색이 희미했고요.
10년만에 Steve Vai의 Favored Nations 레이블로 발표한 이 앨범은 색이 또렷합니다. 헤비함으로 확실히 방향을 잡고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입니다. Heavy Metal이라는 장르적 특색을 전면에 내세운 음악입니다. 그렇다고 그 세월동안 시도해왔던 재즈나 프로그레시브의 음들이 사라져버린 것은 아닙니다. 헤비한 리프와 단단한 리듬 속에 확실히 살아있습니다. 다만 기조가 확실한 음악적 틀 속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이전처럼 이도저도 아닌 것처럼 들리지 않을 뿐.
이번 앨범에서 Tony는 기존에 사용하던 7현 기타로 부족했는지 8현 기타를 선보이고 있는데, 정확히 어느 트랙에서 사용했는지는 앨범에 기록되어있지 않습니다. Ibanez 홈피의 팩토리 셋팅 상으로는 8번 현이 로우F로 되어있으니 일반 기타보다 거의 한 옥타브가 낮군요.
12 곡의 트랙 중 화려한 테크니컬 드러머 Virgil Donati와 Marco Minnemann이 각각 세 곡, 네 곡에서 드러밍을 맡고있고 두 곡은 드럼이 없고 나머지는 Tony 본인이 드럼 프로그레밍을 했습니다. 한 곡을 제외하고는 베이스도 Tony의 연주.
초기 1, 2집 언저리의 차분하고 멜로디어스한 앨범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당연한 거죠. 30년 가까운 시간의 음악적 행보를 지워버릴 수는 없을테니까요. 다만 80년대의 Tony의 앨범에 귀가 즐거웠던 팬의 입장에서 Rock/Metal 색이 또렸한 이번 앨범은 만점에 가깝게 만족감을 느낍니다.
아, 이번 앨범에는 쇼팽 연습곡은 없습니다. 보컬도 없고요.
Serpens Cauda
홍보 목적으로 1, 2번 트랙을 홈피에서 무료 다운 가능하도록 하고있습니다.
덧글
Criss 2011/07/22 22:41 # 답글
'나도 한 헤비한다구!'라고 호언하는 듯한 느낌이네요.
요새 테크니컬 기타리스트들은 8현을 시도하는게 유행인가 봅니다.
Tosin Abasi라는 흑인 기타리스트가 있는데, 이 사람 8현 연주도 아주 죽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bt-RoSzsEKA
메슈가나 기타 다른 헤비한 음악때문에 저도 8현 기타를 한 번 구해보고 싶네요.
bonjo 2011/07/23 10:52 #
Voodoo Doll 2011/07/23 11:15 # 답글
정말로 간만에 아주 흡족한 기타 인스트루멘틀 앨범이었습니다 !
유치하고 의미 없는 표현이긴 합니다만,
정말 이 양반은 '최고로 테크니컬'하게 기타를 연주하는 것 같아요~ ^^
50줄 훌쩍 넘어서도 그 치밀함과 고집(?)이 변치 않는 것 역시 감동이구요~ ^^
bonjo 2011/07/23 15:32 #
gershom 2011/07/29 16:14 # 답글
학교 오가는 두시간 내내 토토 베스트 앨범하고 이 양반 맥시멈.. 앨범 듣고 다녔는데..
얼마전 G3라이브 dvd에 나온거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사하라의 눈물은 정말 외울 정도로 좋아했었거든요..
bonjo 2011/07/29 1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