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렘:과학의 뒷골목 - 해리 콜린스, 트레버 핀치 / 이충형 역 ▪ Books


'과학의 뒷골목'이라는 제목에 끌려 구입한 책입니다. '과학의 내용'이 아닌 '과학의 어두침침한 방식'에 관한 이야기이죠. '과학'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라 하면 뭔가 빈틈없고 딱 떨어져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이는 네모반듯한 모양새이지만 이 책은 그러한 이미지를 완전히 박살을 내줍니다.

우선 일곱 가지 다양한 과학적 주제들을 들어 그 이론들이 어떻게 자리를 잡게 되었는지 혹은 부정되어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서술합니다. 일곱 가지 주제 중에는 아인쉬타인의'상대성 이론', 자연발생설을 부정한 파스퇴르의 실험 등 누구나 한번 들어봤을 과학적 주제부터 채찍꼬리도마뱀의 성생활 등 전혀 생소한 주제까지 다양합니다.

그 중에는 이미 확실하게 인정받은 이론도 있고 연구중인 주제도 있고 부정된 주제도 있고요. 그러나 그 이론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방식은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주제나 확고한 것으로 지금은 받아들여지는 파스퇴르의 실험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존의 주장을 부정하는 새로운 주장이 등장하고 그것을 지지하는 실험 결과가 나오고 그 실험을 검토하는, 혹은 반박하기 위한 다른/동일한 실험이 이루어지고 상반된 결과가 도출되고 갑론을박하며 실험이 반복되고 지루한 싸움이 계속됩니다.

결국 한쪽의 손이 올라가고 새로운 이론이 정립되지만 결코 한방의 완벽한 실험으로 이론이 증명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입니다. 예를 들어 파스퇴르와 대립했던 푸셰는 건초 스프를 만들어 살균과정을 거친 후 거기서 세균이 발생하는 실험 결과를 보이며 파스퇴르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만, 푸셰의 실험은 전혀 잘못된 것이 없었다는 것이 아주 나중에야 증명되었습니다. 건초에는 100도 이상으로 가열해도 죽지 않는 포자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오히려 이 책의 저자들은 파스퇴르가 -푸셰의 방식으로-실험을 더 진행했다면 자신의 이론을 더이상 주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실험을 서포트할 수 있는 자본력, 고도의 기술력, 실험자 개인의 손재주, 상반된 실험 결과의 취사선택, 과학계의 정치 역학 등에 의해 지지받기도 하고 부정되기도 하는 과학 실험들은 어찌보면 전혀 과학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과학이란 것이 그렇게 빈약한 실마리들이 모여 강력한 이론들을 만들어 온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결코 과학을 부정하거나 조롱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래도 호의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 내용들에 대해 과학자들은 심기가 많이 불편하기는 했나봅니다. 짧지 않은 후기에는 초판이 출판된 후 과학계의 반론과 반발에 대해 변론하는 내용이 실려있습니다.

아주 흥미진진한 방식의 전개는 아닙니다만 과학 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혹시 속편이 나온다면 황우석 교수에 관한 쳅터가 포함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글

  • CelloFan 2011/07/12 13:27 # 답글

    그데 왜 골렘이에요?
  • bonjo 2011/07/12 15:12 #

    만든 사람을 돕기도 하지만 해치기도 한다는 의미로 골렘이라는 제목을 붙였다는데 내가 읽다가 문맥을 놓친 것인지 제목이 별로 납득이 안되더라. 그래서 언습도 안했고. 그냥 '과학의 뒷골목'이 적당한 제목인 것 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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