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컴과 미학 - 움베르토 에코 / 윤종태 역 ▪ Books


오래간만에 움베르토 에코 마니아 컬렉션을 다시 잡았네요. 시리즈 중 지난 몇 권을 거의 지적 그로기 상태에 몰려가며 겨우 읽어냈던지라 이번에는 아주 마음 편히 먹고 천천히 차근차근 느긋하게 밑줄 그어가며 읽어주리라 작정을 하고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네요...-.-;;;;

책은 모두 4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제목에서 '매스컴'이 의미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뉴스 매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의미, '대중 소통', 즉 대중 문화를 의미합니다. 고전적 의미의 '예술'과 대비된 개념이죠.
1부에서는 대중문화에 대한 정의와 고급 예술과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2부에서는 대중문화(문학작품) 속에서의 등장인물의 전형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예로 슈퍼맨과 찰리브라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파트는 이전에 열린 책들에서 [대중의 영웅]이라는 제목으로 따로 출간된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다시 읽어도 또 새롭네요...-.-;;  3부는 '소리와 이미지'라는 제목으로 대중음악과 텔레비젼에 대해 이야기하고 4부는 '종말론자와 순응론자'라는 제목으로 대중문화에 담겨지는 컨텐츠의 경향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1, 2, 3, 4부가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각각의 독립된 주제를 담고있고(물론 큰 시각에서는 통일성이 있습니다) 분량도 제각각이라 꽤 두꺼운 책이었지만 쉬엄쉬엄 읽는다는 의도에 도움이 되었네요.

개인적으로는 3부의 대중음악과 TV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로왔는데, 매체 형식/기술이 문화의 형식과 내용을 어떻게 변화시켜가는지 읽어내는 에코 할배의 식견에 놀랄 수밖에 없는 대목이 많았습니다. 이 책은 1964년에 처음 씌여진 책으로 그 내용이 업데이트된 적이 없다는데 정확한 분석은 수십년의 세월을 예측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집필된지 50년 가까지 지난 책이지만 21세기의 현상을 읽어낼 수 있는 식견을 얻는다는 즐거움이 있는 독서였습니다. 매체의 종류가 훨씬 더 다양해진 현대의 세상은 에코가 어떻게 읽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원래 책 제목은 4부의 제목인 '종말론자와 순응론자'Apocalittici e Integratti였는데, 에코 본인의 의견이 아니라 출판사의 의견이었고 본인은 무척 당황했다고 합니다. 출판사가 제시한 제목은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는 아닌 것이죠. 에코 본인의 의견은 '대중문화와 미학에 관한 강의' 정도였다고 하니 한국판 제목이 적절한 듯합니다. 








덧글

  • gershom 2011/06/17 13:08 # 답글

    '다시 읽어도 새롭네요' 부분이 절절히 다가 옵니다..
    책꽂이에서 못보던 책을 발견한 후 열심히, 재미있게 읽었는데
    예전에 읽고 블로그에 후기까지 올린 책이라는 걸 뒤늦게 안 경우가 꽤 되서요.. ^^;
  • bonjo 2011/06/17 14:35 #

    저는 가끔씩 더 황당한 경우도 저지릅니다.
    어려운 책을 힘겹게 읽다가 어느날은 비교적 쉽게 술술 읽힙니다. 오늘은 집중력이 좋은가보다 생각하며 읽다보면 어제 읽은 부분이 나와요. 알고보니 책갈피를 잘못 꼽아서 2~3일 전에 읽었던 부분을 다시 읽으며 이해가 잘된다고 좋아하고 있던 것이죠...-.-;;;
    자주는 아니더라도 종종 있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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