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 Close - Eric Johnson / 2010 ▪ CDs

Eric Johnson의 새 앨범이 작년 말에 발매된 것을 한 분기가 지나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국내 미발매. 상콤한 느낌의 커버아트에 감동했습니다만 Amazon에 적힌 팬들의 리뷰가 심상치 않아요. 별점도 엉망, 정성스레 적은 평들도 엉망. 그중 [Ah Via Musicom] 앨범과 비교하는 글을 보고 스스로 쌓은 위대한 업적에 갇혀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입후 들어보니 평이 좋지 않은 이유를 두 가지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보컬 피쳐링이 과도(?)했다는 점. Eric Johnson은 기타만큼이나 소년스러운 보컬이 매력인데 보컬 마이크를 객원 싱어들에게 넘겨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Eric Johnson의 기타 음색과 어울리지도 않아요. Eric의 기타는 깔끔하고 투명한데 그에 비해 객원 싱어들의 목소리는 너무 기름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객원싱어'들'이라 앨범의 통일감도 해치고 있습니다. 객원 보컬을 쓴 곡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도 아니지만 앨범 자체가 연주곡과 보컬곡이 섞여있는 앨범이라 달랑 세 곡이 분위기를 꽤 해치네요...-.-;; 아마존 고객 평 중에 Mixed Bag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납득할만하다 생각합니다. 음악적 장르야 원래부터 모호하고 크로스오버적인 면이 있었으나 보컬 음색이 앨범 전체를 뒤흔드는 경우는 없었거든요. Malford Milligan, Steve Miller, Jonny Lang이 각각 한곡씩 보컬을 맡고 Jimmie Vaughan, Sonny Landreth은 기타 연주로 featuring 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개인적으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는- 과거와의 비교입니다. Eric Johnson하면 떠오르는 2집 [Ah Via Musicom]은 Yngwie Malmsteen으로 치면 [Rising Force], Joe Satriani로 치면 [Surfing With An Alien], Steve Vai로 치면 [Passion And Warfare]급의 일렉기타 역사에 길이 남을 명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합적인 개성면에서 보면 여러 명반들 중에서도 가히 최상급으로 표현해도 좋을만큼 위대한 앨범이죠. 문제는 이 앨범이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던 요소가 '전에 들어보지 못한 참신함'이었다는 겁니다. 그 '처음'을 지나가면 참신함이라는 단어는 과거형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죠. 세상에 이런 음색도 있구나 싶었던 Eric Johnson의 기타소리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존재하던 것이 되었으나 독특한 자기 음악을 변함없이 들려주는 사람이 또 다른 참신을 요구당하는 것은 좀 억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ric Johnson은 존재 자체로 여전히 유니크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니까요.

앨범 자체는  무척 좋습니다. 별 한 두개를 준 사람들은 도대체 뭘 기대한 것일까 싶을 정도입니다. 현빈의 트레이닝복을 연상시키는 한 땀 한 땀 찍어가는 음들은 아주 빠르지 않지만 묘한 속도감을 느끼게 하고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간다는 표현이 딱인 음색도 여전합니다. 그나저나 지난번 앨범 이후 5년 만의 신보이니, 다음 앨범은 언제나 만나게 될런지...-.-;



Gem




일본 지진과 쓰나미로 목숨을 잃은 분들의 명복을 빌고,
남은 분들의 빠른 재건을 기원합니다.





덧글

  • 여행 2011/03/14 23:32 # 답글

    국내에서는 이 앨범이 발매되지도 않았고 에릭 존슨이 앨범을 발매했는지도 잘 몰랐는데^^
    개인적으로는 괜찮은 것 같은데요^^
    "그 '처음'을 지나가면 참신함이라는 단어는 과거형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죠" 라는 말이 공감이 갑니다.
  • bonjo 2011/03/15 00:37 #

    왜 노래를 직접 부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빼고는 아주 좋습니다. ^^
    지난 주간에는 앨범 배달 받은 이후엔 거의 이 앨범만 들은 것 같은데요,
    들을수록 역시 Eric Johnson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Criss 2011/03/15 09:36 # 답글

    에릭 존슨은 무엇보다 굉장히 독특한 톤이 가장 큰 특징이라 생각됩니다.
    한 곡에서도 여러번 다양하게 톤을 바꾸면서 연주하는것은 정말 대단합니다만,
    듣다보면 그게 그 톤인듯한게 단점이네요;;;
    너무 예쁜 소리만 만드려고 해서 그런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가끔은 좀 지저분한 퍼즈톤 같은 것도 사용해서 음악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디스트 마저도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니,
    너무 소녀스러우셔라...
  • bonjo 2011/03/15 09:43 #

    Criss님께서 언급하신 부분-참신함이 더이상 참신하지 않은-이 바로 기존 팬들이 신작들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디스트 마저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라니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
  • sunjoy 2011/03/24 02:16 # 삭제 답글

    에릭 존슨 신작이 있었는줄 저도 이 포스트 보고 알았네요. 아마존 샘플 좀 들어보니 역시 에릭 존슨...! 저는 그런 느낌입니다. 새롭진 않지만 여전히 끌리네요. 샘플로 감질나게 들어서 그런지 객원보컬도 저는 꽤 괜찮게 들립니다. 아무래도 질러야겠습니다 ^^;
  • bonjo 2011/03/24 09:48 #

    맞아요. '역시 에릭 존슨' .. ^^
    객원 보컬이 초반에 몰려있어서 집중력을 좀 흐트러트리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한참 듣다보니 객원 자체에 대한 불만보다는 이 노래도 에릭존슨이 불렀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 hereafter 2011/04/21 00:09 # 답글

    저도 이 앨범 아마존에서 주문해서 오늘 받았는데 제건 디지팩으로 왔네요. 아니 사이즈만 보면 엘피미니어쳐라고 해야하나?.. 주문하는 김에 08년에 발매된 애너하임 실황 DVD와 데뷔전으로 추정되는 텍사스 오스틴에서의 공연 실황까지 질렀네요. 세장 다 개봉전이라 기대가 큽니다.
  • bonjo 2011/04/21 09:53 #

    오스틴 공연은 저도 있습니다. TV 방송 녹화라 관중 반응은 썰렁합니다만 영상과 음향이 아주 안정적이어서 감상하기 아주 좋았습니다.
    애너하임 라이브는 몰랐는데 저도 구입해야겠군요. ^^;;
  • bonjo 2011/04/21 10:23 #

    헉- 오스틴 공연이라고 하셔서 88년 버전인줄 알았더니 84년 공연이 있네요? @.@
  • hereafter 2011/04/21 20:01 # 답글

    네 유명한 88년도 실황말고 84년 공연이 최근에 CD+DVD 패키지로 발매됬더군요.
  • bonjo 2011/04/22 11:55 #

    자켓 사진 보니까 완전히 막 상경(?)한 시골 총각 분위기네요 ^^;;
  • EJ Mania 2011/05/01 20:01 # 삭제 답글

    전작이 너무 전설급이라
    그이상의 퀄리티를 요구하는것은 무리이죠
    저는 이번 앨범 역시 그의 스타일이 잘 스며들었다고봅니다.
  • bonjo 2011/05/01 21:08 #

    Yngwie에게 Rising Force를 요구하고 Steve Vai에게 Passion And Warfare를 요구하는
    팬들의 투정 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 man 2011/08/10 21:55 # 삭제 답글

    에릭옹 신작 언제 나왔지ㅋ
    팬더에서 뽑아낼수있는 최고의 영롱하고 찰랑거리는 톤
    역시 에릭옹 답다고 할수 있네요.
    아마 톤에 대한 사람들의 호불호가 많이 갈릴듯 싶네요.
    에릭옹님이 워낙 앨범을 안내서 ㅋ
    앨범 내주시는것 만으로도 감사할따름이지요.
  • bonjo 2011/08/10 22:00 #

    2010년 말에 나왔네요 ^^;;

    앨범 자주좀 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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