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헐~
완전히 다른 앨범이 되어버렸군요. 스튜디오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음악감상 30년 세월에 눈치로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믹스다운 과정에서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좀 황당할 정도입니다. 소리가 이리저리 튀는 창고같은 공간에서 연주하는 듯한 인상의 2집과, 친구한테 빌려온 리버브를 좀 과도하게 걸어버린 것 같은 3집 앨범이, 최고급 뮤직홀에서 턱시도 입고 연주한 듯한 음악이 되어버렸습니다.
소리가 이리 바뀌어버리니 일장일단이 있는데,
일단 장점부터 말하자면 악기들의 소리가 하나하나 정확하게 들린다는 것입니다. 복잡한 리프 구조가 또렷하게 보이니 Megadeth를 수식하는 단어 중 하나인 '인텔리전트 메탈'의 의미가 확실해지기도 하고, 다른 악기들도 해상도가 황당할 정도로 올라갔지만 무엇보다 두 대의 기타의 음색 차이, 미묘한 터치 뉘앙스가 생생하게 살아나니 Dave Mustain과 파트너 기타리스트들의 베틀장면이 눈에 떠오르기도 합니다.
단점을 이야기하자면, 2, 3집 앨범의 미덕이라 생각하는 "싸구려 느낌"이 완전히 무너져버렸습니다. Dave Mustain이 지향하는 바가 어느쪽이냐도 사실 좀 궁금하긴 한데, 최근의 앨범 톤을 들어보면 오리지날 판이 지향점인 듯도 하고 알쏭달쏭 합니다. 아무튼 소비자 입장에서는, 쌈직 달달한 사카린 맛이 빠지고 건강에도 좋은 첨단 합성 감미료가 가미된 듯한 맛은 뭔가 먹다 만 듯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좀비 영화를 차분하고 밝은 톤으로 촬영해 좀비 땀구멍이 보일 정도의 고해상으로 감상한다는 느낌이랄까요.
처음에는 리마스터 앨범을 남기고 오리지날 앨범을 아이팟에서 지워버릴까도 생각했는데 이건 완전히 서로 다른 앨범처럼 되어버리니 어느 쪽도 지울 수가 없네요...-.-;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것이, 2, 3집 외의 리마스터링 앨범들은 어떤가 싶은 것입니다. 광기가 살짝 빠진 Marty Friedman 시절의 앨범들은 그닥 좋아하지 않아 빽판LP에서 리마스터링 CD로 바로 월반을 해버린지라 비교가 불가하군요.
암튼 신세계를 알려주신 sunjoy님 감사. ^^
Into The Lungs Of Hell
덧글
sunjoy 2010/12/23 22:03 # 삭제 답글
참, 지난 9월 메가데쓰가 릴리즈한 디지털 싱글 Sudden Death 는 들어보셨는지요?
bonjo 2010/12/23 23:26 #
지금 생각난 김에 유튜브 찾아봐야겠네요. ^^;;;
Criss 2010/12/24 09:30 # 답글
리마스터 버전은 역시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돈이 두 배 들어가는게 가장 큰 단점이 아닌가 합니다;
슬레이어 리마스터판도 훨씬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두 번 중복 구매하게 되더군요.
bonjo 2010/12/24 09:52 #
이중 구매에 의한 지출이 가장 큰 단점 맞네요 ㅋㅋㅋㅋㅋ
젊은미소 2010/12/24 12:55 # 답글
bonjo 2010/12/24 13:56 #
1집은 저도 CD로 갖고있지 않아서 다음 음반 구입 때 리마스터 구입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