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UI의 정규 4집 앨범이 나왔습니다. 지난번 [My Short Stories](2008)의 경우 데뷔 이후 발매한 싱글들의 B-side 곡들을 모은 것인데 이것을 카운트할 경우에는 5집이 되겠지요. 일본의 메이져 음악계가 싱글 위주로 발매를 하고 그 곡들을 모아 앨범을 발매하는 식이라 새 앨범이라고 해도 대표곡이라 할만한 절반 가량은 이미 2년에 걸쳐 발표된 곡들입니다. 곡들의 퀄리티는 여전합니다. 전반적으로 굳입니다.
But,
지난 앨범 발매 이후 싱글들이 나올때 마다 느꼈던 뭔지모를 위화감이 있었는데, 앨범으로 묶여나오니 변화를 모색하는 듯한 그림이 좀 더 뚜렷하게 보입니다. 어쩌면 함께 작업을 하는 편곡자-프로듀서의 영향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기존의 곡들의 패턴과는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아주 초기의 몇 곡을 제외하고는 편곡은 메인으로 northa+라는 전문 편곡자 중심으로, 프로듀스는 Kondo Hisashi라는 인물이 해왔는데, 싱글 [again](2009)부터는 프로듀서 Kondo Hisashi가 팔을 걷어붙이고 편곡까지 손을 대고 있습니다. Northa+ 시절에는 기타를 치며 잔뜩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고음을 토해 내는 중성적 이미지가 있었는데, Kondo Hisashi에게서는 이번 앨범은 피아노를 치며 노래한 첫 곡 'To Mother'에서 보듯 여성적인 면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보입니다. 기존에도 기타 중심의 4인조 밴드 포멧 외에 건반이나 스트링이 가미된 발라드곡들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만 기타를 치는 보이쉬한 이미지를 크게 벗어난 적은 거의 없거든요.
개인적으로 YUI의 음악을 좋아했던 이유가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거리의 가수 이미지에서 출발해 전기기타를 치며 4인조 밴드를 리드하는-팬 사이트 등에서는 '다크 유이'라고 부르는 듯 합니다- 보이시한 이미지 때문이었습니다. 몇몇 특별한 곡을 제외하고는 하드한 락이건 가벼운 포크이건 발라드건 언제나 '기타 음악'이었다는 것이죠.
새 앨범에는 기타의 장악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중성적인 목소리도 지양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2년여간 발매한 싱글들이 있기 때문에 한번에 확 바뀔 수는 없는 것이지만 여하튼 방향이 그쪽입니다. (성향을 볼 때 기타리스트 출신인 듯한) northa+가 편곡을 맡은 곡들은 기존의 기타음악 분위기를 유지합니다만, (역시 성향을 볼 때 건반 연주자 출신인 듯한) Kondo Hisashi가 손을 댄 곡들과 이전 곡들을 비교해볼 때 변화가 뚜렸합니다. 게다가 Kondo Hisashi가 손을 댄 이후의 싱글들이 판매 면에서 더 좋은 성과(모두 오리콘 1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음반사 입장에서도 이쪽을 밀 가능성이 크네요.
프로덕션이 판단하기에 20대 중반에 접어들며 보이시한 모습을 유지하는게 버거워서였을까요? 아니면 자의적으로 여성성이 발현된 것일까요. 어느쪽이든 스스로 간다면야 가는 것이겠지만, 기타를 흔들어대며 기운차게 노래를 하던 이미지가 옅어지는 모습이 아쉽습니다.
덧글
basher 2010/07/21 09:37 # 삭제 답글
새 앨범 평을 해주신 걸 보니 별로 땡기질 않는군요
bonjo 2010/07/21 13:08 #
sunjoy 2010/07/21 13:46 # 삭제 답글
bonjo 2010/07/21 14:29 #
CelloFan 2010/07/21 14:09 # 답글
bonjo 2010/07/21 14:25 #
YUI는 -내 마음에 안들어도- 프로덕션에서 이런저런 공을 들이니 팬층을 늘리며 롱런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focus 2010/07/21 15:06 # 답글
bonjo 2010/07/22 00:19 #
일본에서는 더 흔하디 흔한 이름이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