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 옹의 신보되겠습니다. 은근한 라이벌 개념이었던 Ronnie James Dio의 사망 직후 발매된 또 다른 거장의 앨범이라 그런지 받아 모시는 느낌이 이전과 다릅니다.
사실 기타리스트가 Zakk Wylde에서 Gus G로 교체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건 또 뭔가 싶었습니다. 늘 놀라운 포텐셜의 신인을 발굴해 스타로 만들며 자기 음악에 흡수해 온 Ozzy 였기에 이력도 길고 이름이 알려질만큼 알려진 Gus G는 의외였지요. 그래도 새로운 기타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음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던 그였기에 뭔가 있겠지 싶기도 했습니다만, 역시 기존에 알고있는 Gus G의 기타와 Ozzy 옹의 음악은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런 기대 반 우려반의 마음으로 뚜껑을 열어보니,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음악은 기존의 앨범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느낌이고 Gus G는 Zakk의 기타에 비해 음색이 좀 타이트하다는 느낌 외에는 의외로 자기만의 색을 보여주지 못하고 Zakk Wylde의 기타를 모창하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별 차이 없는 음악을 할 바에는 Zakk와 왜 결별했을까 싶은 생각까지 들었으니까요. 해설지에 보니 결별의 이유로 Zakk의 기타가 BLS의 음악쪽으로 너무 많이 변해버렸다는 코멘트가 있어서 그런가보다 하긴 했습니다만, 그렇다면 기왕 새 기타리스트를 맞이했으면 새로운 음악좀 보여주지...하는 아쉬움이 있었지요.
그런데 이게 한번 듣고 두번 듣다보니 뭔가 씹히는 질감이 다릅니다. [No More Tears]이후로 점차 그냥저냥 안주하는 듯한 분위기의 음악들을 들려주었던 것에 반해 앨범 전체적으로 단단한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이전 앨범들, 특히 [No More Tears] 이후의 앨범들과 비교를 해보니 드럼과 베이스의 리듬파트가 음악을 살리고 있습니다. 특히 드럼소리가 마음에 쏙 드는데 새로 가입한 드러머는 Tommy Clufetos라는 생소한 인물로, Alice Cooper, Ted Nugent 등의 노장들부터 Rob Zombie, John 5 등의 중견급 아티스트까지 서포트한 경력이 있습니다. 화려한 테크니션이라기보다는 정통파 파워 드러밍을 들려주는데 단단하고 거침없는 터치가 앨범 분위기를 확 살려줍니다. 이전 앨범들이 기타가 끌고가고 나머지 파트들이 서포트하는 느낌이었다면 새 앨범은 리듬파트 음색이 또렷해지고 볼륨이 커지면서 악기별 파워 배분이 잘 맞춰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 결과 어그레시브한 분위기가 강해졌고 말이죠.
전체적으로 멜로디도 좋고 악기들을 씹는 맛도 아주 좋고 적절히 공격적이어서 전혀 지루하지 않은 근사한 앨범이 나왔습니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고 참 좋네요.
Ozzy 옹의 나이도 벌써 60을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Dio 옹의 죽음을 보며 여러 복잡시러운 생각들이 많았는데, 뭐 결국은 노장들이 오래 건강하며 노래 한자락이라도 더 남겨주시길, 팬으로서 바랄 것이 그것 외에 더 있는가 싶기도 합니다.
Let Me Hear You Scream
덧글
2010/06/29 21:4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bonjo 2010/06/29 22:08 #
자주 찾아주시면 저야 반갑고 감사하죠. ^^
그라피 2010/06/30 10:03 # 삭제 답글
bonjo 2010/06/30 10:19 #
Criss 2010/06/30 10:51 # 답글
와일드 기타의 앵앵이는 오지옹 목소리는 솔직히 좀 에러였죠;;;
bonjo 2010/06/30 11:11 #
GusG의 기타는 튀는 것 없이 참 좋은데, '오지의 새 기타리스트 답지 않게'너무 튀는게 없으니 또 좀 심심합니다. ^^;;;
sunjoy 2010/06/30 12:29 # 삭제 답글
bonjo 2010/06/30 14:30 #
여름 2010/06/30 13:49 # 답글
저 역시 마찬가지 생각이어서 깜짝 놀랐었습니다.
지난 오지 앨범의 기타플레이나 작곡스타일이 Black Label Society에
참가한 객원보컬 Ozzy의 이미지여서 실망이 컸거든요.
갠적으론 Gus G는 번뜩이는 기타보단 날카로운 기타여서 오지와의 매칭은 별로란 생각입니다.
이번 오지의 앨범은 BLS와 다르다는 것만 알려주는 것이 성패의 척도였단 생각입니다.
bonjo 2010/06/30 14:29 #
그래도 Zakk와는 유난히 친하게 잘 지내는 것 같아 희안하다 생각합니다. 연배 차이도 꽤 날텐데...
다이고로 2010/06/30 15:31 # 삭제 답글
연세가 있으신지 보컬 더빙이 심하네요;;
아무튼 이 곡 요즘 제 벨소리로 쓰고 있습니다.
다음 앨범에서는 거스지가 좀 더 활개치고 다녔으면 좋겠네요.
전 이번 앨범 만족합니다. 은근히 자꾸 듣게 됩니다.
bonjo 2010/06/30 15:47 #
제 Last.Fm 순위가 바뀌고 있어요!!!!!
나는나 2010/06/30 17:40 # 삭제 답글
bonjo 2010/06/30 20:10 #
focus 2010/07/03 17:30 # 답글
저는 개인적으로 Gus G. 의 빠인 관계로 휘몰이를 기대했는대요...아쉬움이..ㅋ
bonjo 2010/07/04 17:11 #
Django 2012/06/21 13:55 # 삭제 답글
어딘가 Jake E. Lee 시절의 쾌작을 연상케하는 신선함(?)을 느꼈어요^^
bonjo 2012/06/21 16:17 #
Gus G가 기대에 비해 그닥 개성적인 연주를 들려주지 못한다는 인상이 좀 당황스러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