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유난히 자주 오는 아티스트 중 하나인 Pat Metheny입니다만, 팬임을 자처하면서도 요상하게 타이밍이 맞지 않아 처음으로 관람하게 된 공연입니다.
이번 공연은 Pat Metheny 본인으로서도 특별한 공연인데, 음악의 포멧 자체가 이전과 다르기 때문이죠. 지난 1월에 선보인 [Orchestrion]앨범의 공연인데 그 앨범을 간략히 다시 정리하자면, 기타를 제외한 모든 악기들을 기계가 연주하는 특별한 형식으로 제작된 앨범입니다. 기계가 연주한다면 미디를 통한 전자악기를 떠올릴 수 있는데 미디 데이타를 이용하는 것은 맞습니다만 그 데이터로 구동되는 부분이 전자악기가 아니라 실제 악기들에 연결된 작은 로봇들이라는 점이 특별한 부분입니다.
특별한 연주를 담은 앨범이다보니 음악 자체도 매우 특별할 것 같은데 놀랍게도 그간 Pat Metheny Group으로 들려주었던 음악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물론 로봇의 한계를 느끼게 되는 부분도 있기는 합니다만. 이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는 점에 '아마도 기계에 깜짝 놀라는 것은 라이브로 접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는데요, 이번 공연을 기다리며 기대된 것은 Pat Metheny의 연주를 직접 본다는 것과 함께 "기계들의 쇼"를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LG 아트센타는 처음 가본 것인데 공연장이 앞뒤로 매우 길고 폭은 좁아 무대 관람에 사각이 없는 구조였습니다. 하도 오래전에 예매를 해서 자리가 어딘지도 가물가물했는데 안내를 받아 가보니 정 중앙 두 번째 열 -_-)v 이런 훌륭한 자리를 예매해놓았었다니 제 자신이 기특했습니다.;;; 무대와 관객석의 간격이 아예 없는 구조라 스텐딩공연으로 따지자면 무대 앞 바리케이트 잡고 본 정도의 거리였습니다. Pat Metheny 머리카락이 한올한올 보일 정도였였습니다. 앞쪽 대각선으로는 Pat Metheny의 광팬으로 알려진 가수 김현철 씨가 지인 여럿과 함께 왔더군요.
공연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이 되었습니다. 첫 부분은 의자에 앉아 나일론줄 기타, 바리톤 기타, 피카소 기타를 바꾸어가며 다른 반주 없이 기타 독주를 들려주었고 아이바니즈의 ES-175 모델을 들고 서서 로봇의 하이헷 리듬에 맞춰 연주하며 두번째 파트이자 [Orchestrion]의수록곡들을 들려주는 본편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로봇 악기들의 일부는 천막에 가려져있었는데 본편이 시작되며 천막이 걷히며 앙증맞게 배열된 타악기의 탑이 등장했습니다. 무대 뒷편을 꽉 채우는 벽을 이루는 형식으로 세워져 악기 하나하나의 움직임을 관중들이 자세히 볼 수 있도록 배치해놓았더군요. 아무래도 사람의 움직임이라고는 Pat Metheny혼자이기 때문에 무대의 단조로움을 염두에 둔 구조인 듯 합니다.
공연의 하일라이트라 느낀 것은 세번째 파트였는데 묵묵히 연주만 하던 Pat Metheny가 마이크를 잡고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된 이유와 연주 방식에 관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방식을 이해시키기 위해 시연 형식으로 연주를 선보였습니다. 이 세번째 파트에서는 [Orchestrion]앨범 수록곡중 한 곡 연주했고 앵콜을 포함하여 -사람들과 연주했던-기존 곡 두 곡을 기계 연주로 편곡하여 연주했습니다. 그리고 미디 컨트롤러 기타와 로봇들이 어떻게 협응하는지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페달을 통해 미디로 컨트롤하는 로봇 기타를 들고 '기타 한대를 기계와 함께 연주하는' 퍼포먼스도 보여주었는데 그 부분은 재미는 있었습니다만 기계의 완성도가 좀 떨어진다고나 할까 아직 협응이 잘 안된다고 할까 좀 어색했다는 느낌이 ...-.-;;; 제가 집에서 기타칠 때 딸아이가 와서 다른 줄을 맘대로 건드리며 방해하는 장면이 떠올라 한참 웃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무대는 기계를 컨트롤해서 곡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직접 시연하는 것이었는데, 미디에 연결된 기타를 들고 무대에 펼쳐진 모든 악기들에 하나씩 음을 입력하여 곡을 완성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기본 리듬을 켜고 기타를 샘플링해 기본 코드를 만들고 아르페지오로 살을 붙이고 타악기들에 하나씩 박자를 입력하고 피아노, 베이스, 마림바, 기타, 병올갠(Pat Metheny가 새로 개발한 악기입니다)등에 선율과 코드를 입력해나가는데 "아 저런 식으로 곡이 만들어지는 거로구나" 싶더군요. 그렇게 곡을 쌓아올리고있는데 기타테크 아주머니(강효민씨 글을 보니 Pat Metheny와 30년 가까이 일한 최측근이라고 하네요)가 조용히 나와 기타 신디사이저를 놓고 가더군요. 악기만 봐도 소름이 쫘악 끼쳤고 그 즉석으로 만든 반주를 배경으로 기타 신디사이저로 연주를 하는데 우와!!! 그 어떤 헤비메탈 기타리스트들의 연주보다 더 과격하고 소름끼치는 연주였습니다. 평소 좋아하기는 했지만 왜 그 요상한 음색의 신디를 사용하는 것일까 의문이 있었는데 공연으로 보니 확실히 알겠더군요. 이건 헤비메탈이네 뭐. 하는 느낌. 생톤으로 표현할 수 없는 폭발적인 느낌의 연주를 위한 도구랄까요. 아무리 감정이 극한까지 치달아도 생톤의 기타가 도달할 수 없는 부분에 신디사이저 기타는 넉넉히 닿을 뿐 아니라 넘어가버리는 정도의 폭발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앵콜곡으로는 [We Live Here] 수록곡인 'Stranger In Town'을 로봇 버전으로 들려주었는데요, 이건 뭐 Pat Metheny Group 해산하자는 건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했습니다.
저런 것을 생각해낸다는 것도 그렇고, 고집스럽게 완성해내는 것도 그렇고, 그 엉뚱한(?) 발상으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역량까지, 이건 뭐 어찌할 수 없는 천재로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무대였습니다.
공연을 보러가기 전에 [Orchestrion]을 비롯한 Pat Metheny의 여러 음반들에 레코딩 엔지니어로 참여한 강효민씨의 공연 리뷰를 읽고 가서 공연을 이해하는데 무척 도움이 되었습니다. 직접 Pat Metheny와 로봇들과 한달 넘게 스튜디오에서 고생한 분이라 세세한 부분들까지 잘 알고계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Stranger In Town
이건 사람들과 연주한 버전인데, 그냥 라이브 느낌 경험해보십사 하는 마음에...^^;;;
이번 공연은 Pat Metheny 본인으로서도 특별한 공연인데, 음악의 포멧 자체가 이전과 다르기 때문이죠. 지난 1월에 선보인 [Orchestrion]앨범의 공연인데 그 앨범을 간략히 다시 정리하자면, 기타를 제외한 모든 악기들을 기계가 연주하는 특별한 형식으로 제작된 앨범입니다. 기계가 연주한다면 미디를 통한 전자악기를 떠올릴 수 있는데 미디 데이타를 이용하는 것은 맞습니다만 그 데이터로 구동되는 부분이 전자악기가 아니라 실제 악기들에 연결된 작은 로봇들이라는 점이 특별한 부분입니다.
특별한 연주를 담은 앨범이다보니 음악 자체도 매우 특별할 것 같은데 놀랍게도 그간 Pat Metheny Group으로 들려주었던 음악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물론 로봇의 한계를 느끼게 되는 부분도 있기는 합니다만. 이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는 점에 '아마도 기계에 깜짝 놀라는 것은 라이브로 접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는데요, 이번 공연을 기다리며 기대된 것은 Pat Metheny의 연주를 직접 본다는 것과 함께 "기계들의 쇼"를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LG 아트센타는 처음 가본 것인데 공연장이 앞뒤로 매우 길고 폭은 좁아 무대 관람에 사각이 없는 구조였습니다. 하도 오래전에 예매를 해서 자리가 어딘지도 가물가물했는데 안내를 받아 가보니 정 중앙 두 번째 열 -_-)v 이런 훌륭한 자리를 예매해놓았었다니 제 자신이 기특했습니다.;;; 무대와 관객석의 간격이 아예 없는 구조라 스텐딩공연으로 따지자면 무대 앞 바리케이트 잡고 본 정도의 거리였습니다. Pat Metheny 머리카락이 한올한올 보일 정도였였습니다. 앞쪽 대각선으로는 Pat Metheny의 광팬으로 알려진 가수 김현철 씨가 지인 여럿과 함께 왔더군요.
공연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이 되었습니다. 첫 부분은 의자에 앉아 나일론줄 기타, 바리톤 기타, 피카소 기타를 바꾸어가며 다른 반주 없이 기타 독주를 들려주었고 아이바니즈의 ES-175 모델을 들고 서서 로봇의 하이헷 리듬에 맞춰 연주하며 두번째 파트이자 [Orchestrion]의수록곡들을 들려주는 본편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로봇 악기들의 일부는 천막에 가려져있었는데 본편이 시작되며 천막이 걷히며 앙증맞게 배열된 타악기의 탑이 등장했습니다. 무대 뒷편을 꽉 채우는 벽을 이루는 형식으로 세워져 악기 하나하나의 움직임을 관중들이 자세히 볼 수 있도록 배치해놓았더군요. 아무래도 사람의 움직임이라고는 Pat Metheny혼자이기 때문에 무대의 단조로움을 염두에 둔 구조인 듯 합니다.
공연의 하일라이트라 느낀 것은 세번째 파트였는데 묵묵히 연주만 하던 Pat Metheny가 마이크를 잡고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된 이유와 연주 방식에 관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방식을 이해시키기 위해 시연 형식으로 연주를 선보였습니다. 이 세번째 파트에서는 [Orchestrion]앨범 수록곡중 한 곡 연주했고 앵콜을 포함하여 -사람들과 연주했던-기존 곡 두 곡을 기계 연주로 편곡하여 연주했습니다. 그리고 미디 컨트롤러 기타와 로봇들이 어떻게 협응하는지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페달을 통해 미디로 컨트롤하는 로봇 기타를 들고 '기타 한대를 기계와 함께 연주하는' 퍼포먼스도 보여주었는데 그 부분은 재미는 있었습니다만 기계의 완성도가 좀 떨어진다고나 할까 아직 협응이 잘 안된다고 할까 좀 어색했다는 느낌이 ...-.-;;; 제가 집에서 기타칠 때 딸아이가 와서 다른 줄을 맘대로 건드리며 방해하는 장면이 떠올라 한참 웃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무대는 기계를 컨트롤해서 곡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직접 시연하는 것이었는데, 미디에 연결된 기타를 들고 무대에 펼쳐진 모든 악기들에 하나씩 음을 입력하여 곡을 완성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기본 리듬을 켜고 기타를 샘플링해 기본 코드를 만들고 아르페지오로 살을 붙이고 타악기들에 하나씩 박자를 입력하고 피아노, 베이스, 마림바, 기타, 병올갠(Pat Metheny가 새로 개발한 악기입니다)등에 선율과 코드를 입력해나가는데 "아 저런 식으로 곡이 만들어지는 거로구나" 싶더군요. 그렇게 곡을 쌓아올리고있는데 기타테크 아주머니(강효민씨 글을 보니 Pat Metheny와 30년 가까이 일한 최측근이라고 하네요)가 조용히 나와 기타 신디사이저를 놓고 가더군요. 악기만 봐도 소름이 쫘악 끼쳤고 그 즉석으로 만든 반주를 배경으로 기타 신디사이저로 연주를 하는데 우와!!! 그 어떤 헤비메탈 기타리스트들의 연주보다 더 과격하고 소름끼치는 연주였습니다. 평소 좋아하기는 했지만 왜 그 요상한 음색의 신디를 사용하는 것일까 의문이 있었는데 공연으로 보니 확실히 알겠더군요. 이건 헤비메탈이네 뭐. 하는 느낌. 생톤으로 표현할 수 없는 폭발적인 느낌의 연주를 위한 도구랄까요. 아무리 감정이 극한까지 치달아도 생톤의 기타가 도달할 수 없는 부분에 신디사이저 기타는 넉넉히 닿을 뿐 아니라 넘어가버리는 정도의 폭발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앵콜곡으로는 [We Live Here] 수록곡인 'Stranger In Town'을 로봇 버전으로 들려주었는데요, 이건 뭐 Pat Metheny Group 해산하자는 건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했습니다.
저런 것을 생각해낸다는 것도 그렇고, 고집스럽게 완성해내는 것도 그렇고, 그 엉뚱한(?) 발상으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역량까지, 이건 뭐 어찌할 수 없는 천재로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무대였습니다.
공연을 보러가기 전에 [Orchestrion]을 비롯한 Pat Metheny의 여러 음반들에 레코딩 엔지니어로 참여한 강효민씨의 공연 리뷰를 읽고 가서 공연을 이해하는데 무척 도움이 되었습니다. 직접 Pat Metheny와 로봇들과 한달 넘게 스튜디오에서 고생한 분이라 세세한 부분들까지 잘 알고계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Stranger In Town
이건 사람들과 연주한 버전인데, 그냥 라이브 느낌 경험해보십사 하는 마음에...^^;;;
덧글
荊軻 2010/06/05 09:17 # 삭제 답글
bonjo 2010/06/05 09:53 #
재즈 듣는 사람들도 어려워하는 프리재즈에서 뉴에이지로 분류할만큼 소프트한 음악까지 동시에 커버를 하는 별종이니까말이지. 그런데 재미난건 그중에 뭐 하나 걸리면 줄줄이 귀에 들어온다는거. 아마도 그게 소수장르에서 음악하면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는 비결이 아닐까 싶어. ^^;;;
여름 2010/06/05 09:46 # 답글
물론 리뷰도 잘 읽었습니다.
마치 공연장에서 전문가의 해설을 듣는 듯한 착각까지 들게 하네요.
bonjo 2010/06/05 09:57 #
공연 전에 읽은 강효민씨의 리뷰가 공연 이해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sunjoy 2010/06/05 14:38 # 삭제 답글
뭔가 재밌는 시도를 한 것 같긴 한데, 실제 사람의 연주와 큰 차이 없다면 뭣땜시 굳이 저렇게 어렵사리 기계로 해야 하는 걸까? 의구심이 생기네요.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음악적으로 뭔가 새롭거나 진보적인 면이 없다면 그저 퍼포먼스에 그치는 건 아닌지...
혹시 세션비용 절감...이었을까요? ^^
bonjo 2010/06/05 21:05 #
프로젝트를 하게 된 동기는 공연장에서 한 설명에 따르면, 어렸을 때 할아버지 집에서 자동피아노를봤는데 그게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고 그에 대한 호기심은 세월이 지나도 식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동 피아노를 더이상 사람들이 찾지도 생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왜 이런 재미난 물건이 사라지는 걸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답니다. 요약하면 [재미삼아] 겠죠 ^^;;;
그런데 강효민씨의 다른 글에 보면 '모든 파트를 자기 입맛대로 완성시켜보고싶은 욕심'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더군요. 작곡가의 의도가 아무리 강해도 연주자의 개성이나 버릇이 개입할 수밖에 없을테니 말이죠. 재즈는 더더욱 그렇고요. ^^;;;
-이하는 제 생각입니다-
말하자면 원맨밴드의 복잡한 버전인 샘인데, 원맨밴드는 많이 존재하지만 연주자가 모든 악기를 다룰 줄 알아야 하고, 무대에서는 세션에 의존해야 한다는 제약조건이 생기는데 Pat Metheny의 방식으로라면 두가지 모두 해소할 수 있으니 말이죠. ^^
악기들의 작동 방식은 미디에 대해 알고 있으면 그닥 특별하거나 어려운 방식은 아닙니다. 미디신호라는 것은 "소리'가 아닌 악보개념이라 기타 악보를 피아노로 연주한다든지 피아노 악보를 바이얼린으로 연주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데이터를 아무 악기에나 적용을 할 수 있습니다. 기타로 미디 신호를 입력해서 그 신호를 피아노에 보내면 기타가 연주했던 음을 피아노가 재현하는 것이죠. 사실 Pat Metheny가 기존에 사용하던 기타 신디사이저도 미디장비입니다. 우리가 듣는 소리는 Pat의 기타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Pat이 입력한 신호를 신디사이저가 합성한 관악기가 연주하는 것이죠. 미디는 선율악기 뿐 아니라 타악기에도 적용 가능하고 어떤 것이든지 다 가능합니다.
Pat Metheny가 이번에 한 작업이 특별한 것은 미디 데이터의 출력을 신디사이저에 의존하지 않고 물리적인 악기로 표현해냈다는 것입니다. 미디 작업을 해서 샘플러나 신디사이저의 합성음으로 앨범을 완성해버리는 경우는 아주 흔할 정도니까요.
그리고 Pat이 무대에서 보여준 것이 놀랍다고 한 것은 미디 입력을 무대 위에서 즉석으로 해서 완성도 높은 곡을 들려주었다는 점입니다. 그 대목의 공연 장면이 참 아기자기하고 재미있었는데, 일단 미디 작동 스위치로 하이헷을 작동시켜 기본 박자를 깔고 기타파트를 8마디 입력합니다(저는 몇마디인지 세지 못했는데 강효민씨가 여덞마디라고 하네요^^, 그리고 기타는 샘플링을 한 것인지 미디 입력을 한건지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스위치를 누르면 하이헷과 기타소리가 계속 반복해서 나옵니다. 그런 식으로 기타를 세 번정도 더빙을 하여 8마디짜리 곡의 기본 얼개를 잡고 그걸 무한 반복시키며 다른 악기도 동일하게 8마디씩 입력하기 시작합니다. 피아노 앞에 가서 피아노가 연주할 음을 기타로 연주해주면 피아노가 그 음들을 계속 반복, 베이스 앞에 가서 또 베이스 음 입력, 다른 선율 악기들과 타악기들도 하나씩 선율과 리듬을 입력, 무대 위의 모든 악기들이 빠짐없이 자기 고유 데이터를 갖고 무한 반복을 합니다. 그이후 Pat Metheny가 기타로 즉흥연주를 하는 거죠.
중간에 한 번 기타 파트를 다 지우고 새로 입력해 곡의 흐름을 전환하는 것도 놀라왔고, 곡이 끝나는 부분에서는 미디 장비를 조작해 악기들을 순차적으로 정지시키며 서서히 마무리해가는데 얼마나 자연스럽고 아름다운지 도무지 단순 반복악절로 만들어진 음악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게 말로 설명하려니까 그냥 길어지기만 하는데 한번 보시면 이해가 금방 되실텐데 말이죠 ^^;;;
원래는 LG아트센타 공연으로 DVD를 제작할 계획이었다는데 무산되었다니 안타깝네요.
sunjoy 2010/06/06 18:10 # 삭제
bonjo 2010/06/07 10:34 #
Pat Metheny가 설명을 포기(?)했던 것이 이해가 갑니다. ^^;;;
focus 2010/06/05 14:49 # 답글
함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이참에 가볼걸...;;
저는 아직 Pat Metheny 까지 범접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ㅎ
bonjo 2010/06/05 19:55 #
언제 좋은 공연 있을 때 부부 동반으로 가보셔요. 크지 않으면서도 참 고급스럽더라고요.
hereafter 2010/06/05 22:03 # 답글
인간의 연주를 기계로 대신 할 수 있다는 발상이나 인간의 연주로 표현해낼수 없는 영역까지
오케스트리온으로 대체할수있다는 시도 자체는 높이 평가받아야 겠지만 막상 귀로 들리는건
사람의 연주나 기계의 연주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이 앨범의 놀라운점이면서 동시에 아쉬운 점이랄까요?
bonjo 2010/06/06 00:36 #
sunjoy님과 hereafter님의 의문은
'별 차이 없는데 뭐하러 기계를 쓰는가?' 하는 것이고
제가 공연을 보고 감탄한 것은
'Pat Metheny 혼자서 저걸 다 연주했다는(혹은 하고 있다는) 거지?'하는 차이인 것 같네요. ^^;;;
그라피 2010/06/08 10:28 # 삭제 답글
bonjo 2010/06/08 11:15 #
그라피 2010/06/08 17:53 # 삭제 답글
bonjo 2010/06/08 19: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