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의 숲으로 여섯 발자국](원제 Six Walks In The Fictional Wood)으로 출판되었던 책을 마니아 컬랙션으로 기획하면서 제목을 바꾸어 낸 것이라고 합니다. 내용을 보자면 원 제목이 이해가 쉽고, 재출판된 [하버드에서 한 문학강의]는 책의 형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움베르토 에코가 하버드 대학에서 여섯 번에 걸쳐 한 강의를 책으로 정리해놓은 것입니다. 강의 내용은, 부족한 표현력으로 설명하기 참 어려운데 최대한 간략하게 이야기해보면, "픽션의 구조에 대한 설명"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작가의 입장과 독자의 입장 양면에서 허구fiction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패턴을 방대한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를 위한 작법 강의도 아니고 픽션 소비자들을 위한 독서법도 아닙니다. 그저 구조를 설명할 뿐이지요.
작법 강의도 아니요 독서법 강의도 아니지만 작가 독서가 모두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입니다. 책의 내용도 "강의"를 정리해놓은 것이라 그런지 다른 움베르토 에코 저작물들에 비해 지식 밀도도 낮은 편이고 그만큼 이해가 쉽네요. 재미 면에서도 쏠쏠한 편입니다. 따분한 강의를 하는 교수님은 확실히 아닌 듯 합니다.
내용 중에 자신의 다른 저작물들을 인용하는 곳이 몇군데 있는데, 내용에 표기된 책 제목과 마니아 컬랙션으로 출판되는 책들을 비교해보니 일치하는 것이 없습니다. 다른 제목으로 출판된 것인지 아니면 출판되지 않은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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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섯 권 읽었으니, 올해 중에 마니아 컬랙션 전집을 다 모을 수 있을지 의문이로군요. 모으는 중간에 절판 사태 벌어지면 골아픈데 말이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하이커를 위한 가이드]는 이제 한 권 남았습니다. 요번 주중에 끝낼 수 있을 듯 합니다.
덧글
gershom 2010/05/27 20:48 # 답글
bonjo 2010/05/27 23:33 #
에코 마니아 컬랙션 정말 잘 만든 것 같습니다. 표지 디자인, 크기, 제본, 질감이 아주 좋아서 들고 읽는다는 자체가 내용을 떠나서 즐거운 책들이예요. 디자인의 승리라고 할까요 ^^
여름 2010/05/29 20:50 # 답글
다른 책에 대한 욕심도 많으실텐데, 아무튼 좋은 성과가 있는 책읽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bonjo 2010/05/31 09:40 #
에코 옹의 책들은 잔재미, 잔지식들보다는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거시적 안목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아항~ 하는 즉각적인 것 보다는 읽고있으면 머리가 자라고 있는 뿌듯함을 느끼게 해준달까요.
책꽂이에 이쁘게 꽂아두면 때가 될 때 아이들도 읽을 수 있을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