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 블로거 여름님께서 의외의 장소 의외의 상황에서 선물로 주신 책입니다. 선물받은 책이나 음반은 집중해서 첩취하지 못하는 발칙한 습성이 있는 인간인지라 받는 것 자체가 송구스럽고 부담이 되었는데 정말 집중해서 잘 읽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저자 장 지글러는 학자로서 전 세계적 기아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이며, 활동가로서 기아의 현장에서 뛰는 사람입니다. 이론과 현장 양면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저자가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준다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라 하겠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은 대부분 사람들이 잘 알고 있지만 그 규모가 얼마나 되고 얼마나 심각한 지경인지, 그리고 도대체 왜 그런지 기아의 역사나 메커니즘에 대해 정확히 알고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자연재해 때문인가? 하고 막연히 추측만 할 뿐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한 반응도 미온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근 등의 자연재해나 전쟁에 의한 기아는 그 상황만 면한다면 해결될 긴급 상황입니다만, 더 무서운 굶주림은 사회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기아 혹은 정치 경제적인 이유로 조장되는 기아입니다.
몇 초에 몇 명이 기아로 사망한다든지 영양 부족으로 실명을 한다든지 하는 캠페인은 너무나 많이 접해 익숙할 지 몰라도 지구상에서 일년간 생산되는 식량의 양이 전 지구인의 두 배인 120억 인구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라든지, 선진국 농장의 소들이 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의 1/4를 잡수신다든지 하는 구조적 언발란스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저자는 왜 그러한 구조적 문제가 생겨났고 그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려는 시도들과 그 개혁적 시도를 방해하는 또 다른 시도들에 대해 구체적인 예로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각종 국제 기구들에 의해 기아 구제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는지, 또 그 한계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현장 경험을 통한 예들로 잘 설명해줍니다.
구조적(정치적) 문제에 관한 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의 상황에도 대입하여 볼수 있는데, 그 골자가 "자유 경쟁"이라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기아가 발생하는 것도, 그것을 구제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 것도 자유경쟁과 자연도태라는 큰 틀에서 상황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15-9세기에는 성경을 인용하며 흑인 노예들을 부리던 세상이, 이제는 진화론의 적자생존/자연도태를 들먹이며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방치하거나 적극적으로 기아를 조장하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이런-세상의 구조적 문제를 비판하는- 종류의 책을 읽으면 느끼게 되는 감정 중 하나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벽 앞에 서있다는 느낌입니다. 내가 어찌한다고 그 권력과 자본의 벽이 무너질리 만무하다는 거지요. 그렇지만 또 한가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고 또 그런 일들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희망 또한 그 벽 틈바구니에 존재합니다.
이 책의 또 한가지 미덕은 책의 저술 방식인데, 저자와 저자의 어린 아들과의 대화 형식으로 표현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이해하기가 아주 쉽고 술술 읽혀집니다. 오히려 서문, 에필로그, 후기, 그리고 한국어판에만 실려있는 신자유주의에 관한 부록 부분이 상대적으로 딱딱한 형식이라 읽기 힘드네요...-.-;
이리저리 추천하고 돌려봐야 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책 선물주신 여름님께 다시 한 번 감사!
덧글
CelloFan 2010/04/17 00:33 # 답글
bonjo 2010/04/17 13:15 #
여름 2010/04/17 10:44 # 답글
그래24와 알라씬 두군데를 이용하면서 발생한 중복 주문의 문제로 인한 책보시이니 부담없으시길..
bonjo 2010/04/17 13:15 #
그라피 2010/04/18 01:36 # 삭제 답글
bonjo 2010/04/18 20:21 #
그라피 2010/04/19 22:26 # 삭제 답글
그래서 예전에 루비 사셨다는 이야기를 들은것 같은데 암튼 그래서 물어 봤어요 ㅎㅎ ;;
bonjo 2010/04/19 23:46 #
그라피 2010/04/20 22:06 # 삭제 답글
사운드카드 직결하니 죽겠음다 ;; 음향기기의 지옥 시드니에서 ;;
bonjo 2010/04/20 23:02 #
bonjo 2010/04/20 23:17 #
그런데 HD1 찾아보니 USB 전원 된답니다 외부전원은 옵션이래요.
HD1을 저한테 배송시키시면 UD1을 보내드릴께요.(읭?)
그라피 2010/04/21 00:00 # 삭제 답글
나노 요거로 구입해 봐야 겠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hd1이 나오나 보네요
bonjo 2010/04/21 00:29 #
그라피 2010/04/22 10:32 # 삭제 답글
bonjo 2010/04/24 18:56 #
헤드폰 단자는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이 파워 들어간 상태에서 헤드폰 꼽다가 가끔 쇼트가 나는데 그러면 사운드가 먹통이 되어버립니다...-.-;;
그라피 2010/04/22 10:37 # 삭제 답글
배터리의 압박이 있지만 서울에서 사온 배터리가 10개정도 남았기에...여긴 배터리가 1개에 1불 정도 합니다 조낸 비쌉 ;;스피커를 로지텍으로 샀는데 이넘아가 커텐을 몇겹을 치고 출시를 한건지 커텐도 이스라엘 성전에 쳐놓은 그 두께라는 ;; 암튼 usb로 앰프를 구하려면 정말 선택사항이 몇개 안되는군요. next monday 는 여기 국군의 날이라 쉽니다 으하하..좀있으면 여왕 생일이라고 쉴텐데...한국엔 M씨 생일날 안쉽니까? -- ;;
bonjo 2010/04/24 18: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