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ff Beck 공연 관람 후기 2010320 ▪ etc.

Tal 양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반쯤은 김이 빠져서 그랬는지, 평소와는 달리 공연 시간에 상당히 빡빡하게 출발을 했습니다. 하마터면 오프닝을 못볼 뻔 할 정도로 말이죠;

의외로 콰과광 하는 오프닝 없이 맴버들이 털레텔레 걸어 들어와 주섬주섬 악기들 들고 시작해서 오프닝 밴드인가 싶었을 정도로 박력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착각은 잠시 뿐. 왜 후배 기타리스트들이 Jeff Beck에 대해 칭송에 가까운 칭찬을 하는지, 7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계속 할 수 있는 근원은 무었인지 입이 딱 벌어지게 각인시켜주더군요. 스튜디오 녹음이나 공연 DVD로는 절대로 맛볼 수 없는 공연장 만의 절대영역이 있다는 것은 공연장을 찾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Jeff Beck의 공연은 단순히 공연장 분위기라는 플러스 요소를 넘어서는 '한 음 한 음이 생생히 살아있는 연주'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튜디오 녹음과 "다르다" 정도가 아니라 훨씬 완성도 높은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정말로.

이번 서울 공연이 공교롭게도 새로운 월드투어 스케쥴의 시작점이라 이번 투어가 어떤 set list로 진행되는지 알 길이 없어 예습도 포기한 공연이었습니다. 예습 목적으로 구매했던 [Live At Ronnie Scott's]도 신보 발표와 함께 무용지물이 되어버렸고 말이죠.
이번 공연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Live At Ronnie Scott's]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신보에 포함된 신곡들이 들어간 탓도 있겠지만 그뿐만 아닌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가 펑키한 리듬이 강조되어 정신없이 들썩거리는 공연이었습니다. 티나 터너의 곡으로 유명한 'I want to take you higher'가 나올 때는 아주 숨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이런 공연을 하려고 맴버를 바꾼 것인지 새로운 맴버들에 맞추어 곡을 뽑을 것인지 선후관계를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이전 맴버들로는 제 분위기가 나기 힘든 Set list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드네요. 특히나 드러머 Narada Michael Walden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거장이 내한하시오면 닥치고 가야한다는 큰 교훈을 남겨준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장 음량은 다른 락 공연들에 비해 작은 편이었습니다.(공연 끝나고 윙~ 하는 이명이 없어요;) 대신 악기들 소리는 뭉치는 음 하나 없이 아주 명료하게 잘들렸습니다. 올림픽 홀 음향이 이정도였어? 하고 놀랄 정도로 말이죠.

Jeff Beck 신보를 YES24에 예약 걸어 놨었는데, 아직도 도착을 안했군요. 월요일에나 오려나봅니다...-.-;

4월에는 Gary Moore형님, 6월에는 Pat Metheny 형님이 기다리고 계시는군요 ^^



Cause We've Ended As Lovers
완소 Tal 양에 대한 아쉬움은 영상으로나마....ㅜ.ㅜ




PS. 아 여름님. DVD 화질도 좋고 음질도 좋고 최곰다! 지금 보고있어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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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oks n' music : 지난주에 뭘 들었나 100323 2010-03-23 21:47:14 #

    ... 니다. 공연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훌륭했습니다. 스튜디오 앨범들, 라이브 음원들이 다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로 현장의 느낌은 대단했지요. 공연 관람 후기는 여기로. 1, 2, 3위는 House Of Lords, Overkill의 신보, 지난 주에 끄적였던 Black Sabbath의 [Heaven And Hell]에 ... more

덧글

  • LLRR 2010/03/21 02:22 # 답글

    제가 봤던 공연 중에 얼마 안되는 전석 매진된 공연이라 너무 흡족했습니다.
    교보문고에 신보를 사러갔다 이미 관련 음반이 다 팔려 허탕을 쳤음에도 기분은 좋더군요.

    신보를 예습하지 못했더라도, 익숙한 앙코르 1,2번째 곡은 많은 분들께 좋은 선물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 bonjo 2010/03/21 16:36 #

    교보문고에서 신보가 다 나갔다니 놀랍군요.
    신곡들도 그닥 이질감 느껴지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앵콜때는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 젊은미소 2010/03/21 09:15 # 답글

    일전에 크로스로드 DVD에서도 보면서 뭐랄까.. 결코 무뎌지지 않을 칼날 같은 느낌이 생생해서 역시 멋진 분이군 하는 생각을 했더랬죠. 상대적으로 에릭 클랩톤의 (음악적으로) 노쇠한 모습이 더 눈에 띄기도 했고요. 비슷하게 크림의 재결합 공연 비디오를 보면 잭 브루스의 칼날을 간직한 모습이 하일라이트구요. 어쨌거나 Tal 양이 없었어도 ^^;; 충분히 멋진 공연이었을 것이 잘 상상됩니다.
  • bonjo 2010/03/21 16:37 #

    모든 후배 기타리스트들이 Jeff 옹을 본받아 오래오래 날카로움을 유지하면 좋겠습니다. ^^
  • 양념게장 2010/03/21 11:31 # 답글

    탈양도 매우 잘치고 멋지지만 어린 나이가 부각되는 점이 좀 있죠..;;
    이번에 오신 론다 아주머니도 엄청난 분이시고, 어제 베이스는 정말 최고였어요..
  • bonjo 2010/03/21 16:40 #

    그러게요. Rhonda Smith의 펑키한 연주를 듣다보니
    Tal 양이 왔으면 이런 느낌은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싶더라고요 ^^
  • hereafter 2010/03/21 12:42 # 답글

    저도 어제 보고왔습니다.
    제프옹도 대단했지만 베이스 치던 흑인 여성분의
    포스도 상당하더군요. 보컬실력 까지 출중하시던..
    드러머는 제가 좋아하는 와이어드 앨범에 참여했던
    나라다 마이클 왈든 이었던지라 오히려 비니 콜레유타를
    못본다는 아쉬움은 금새 사라지더군요 ㅋㅋ
    공연 시작전에 현장에서 이번 신보도 구입했는데
    집에 와서 들어보니 역시 어제 공연에서 이번 신보의 곡들을 많이 연주했더군요.
    뭐 신보내고 시작하는 투어인지라 당연한 거지만 말이죠.
    공연내내 락/메탈 공연장을 방불케하는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도 인상적이었구요.
    유투브를 통해서 제프벡의 여러 실황을 보았지만 제프의 공연에서
    이런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관객들은 우리나라 관객들 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ㅋ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공연은 좀 더 차분하게 관람하고 싶어하는 쪽인데
    전설과도 같은 거장의 연주가 계속 될수록 모든 관객들이 진심으로 매료된듯
    절로 뜨거운 박수를 보내더군요. 제프옹도 고마웠던지 앵콜을 두번씩이나 해주고..

    걘적으로 어제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Brush With The Blues 를 연주할때가
    아닌가 싶습니다.유투브를 통해서 이곡의 실황을 수차례 보았지만
    어제 공연의 애들립은 정말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직접봐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시간이 멈춘듯한 천의무봉의 경지에 다다른 느낌이랄까..
    다른 곡들에서도 반응이 좋았지만 이곡에서의 관객 반응이 가장
    뜨거웠구요.

    <올림픽홀은 딥퍼플 내한공연때도 한번 가봤던 곳인데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게 이런 류의 공연을 치르기에는
    정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bonjo 2010/03/21 16:48 #

    DVD로 본 공연이 너무 대단해서 맴버들이 바뀐다는 소식에 무척 실망도 했습니다만,
    Narada와 Rhonda의 드럼과 베이스도 정말 엄청났습니다.
    뭐 Jeff Beck급 아티스트와 호흡을 맞추는 수준의 인물들이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말이죠 ^^;;;;

    한 곡 한 곡 공연 내내 잠시도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는 감동의 도가니였어요.
  • 2010/03/21 20:5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bonjo 2010/03/21 21:54 #

    아 정말 좋은 공연이었는데 아쉽습니다. 그런데 공연 모습 보니 한 10년은 더 활동하실 듯...-.-;;;
  • 여름 2010/03/21 22:19 # 답글

    게리무어의 공연에 앞서 그에게 큰 부담을 주게 하는 공연.-그는 모르겠지만...
    별 관심이 없던 팻메스니의 공연을 볼까? 갈등하게 만드는 공연.
    '일렉 기타란 이런 것이다' 라고 기타로 이야기하고.
    나이먹어서 神이 아니라 그냥 神이기 때문에 神인 것이다라는 것을 알려준,
    그리고 다른 神들도 많으니 길을 찾아 떠나거라 하는 그런 神을 영접한 것 같습니다.
  • bonjo 2010/03/21 23:22 #

    저도 기타 음악 깨나 즐기고, 기타도 친다고 쳐 본 놈이지만, 아 기타가 이런 거로구나 하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Jeff Beck, Gary Moore, Pat Metheny, 오늘 추가된 Deep Purple의 Steve Morse 까지,
    모두 스타일이 다른 거장들이라 이거 하나도 거를 방도가 없습니다...-.-;;;
  • focus 2010/03/22 13:26 # 답글

    친척행사를 빠질수 없어 제프가 누군지 모르는 와이프와 딸이 보고 왔습니다..헐..-.-;
  • bonjo 2010/03/22 13:57 #

    아 친척 행사가 있으셨군요. 아쉽습니다. -.-;;
  • 다이고로 2010/03/22 14:14 # 삭제 답글

    공연을 보고나서 공연을 못본 형님들을 만나서 맥주를 한잔 했는데요.
    형님들을 신나게 약올릴 수 있었던(?) 양의 푸짐한 감동이 있었던 공연이었네요.
    지구 최후의 날같은 황사스톰을 뚫고 진상같은 날씨를 견디며 보러온 보람이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ㅋ
  • bonjo 2010/03/22 14:47 #

    그러셨구만요.
    Jeff Beck 옹이 "한국의 하늘은 노랗더라"라고 기억하실까 걱정입니다...-.-;;;
  • 홀아트 2010/03/22 14:23 # 삭제 답글

    후기 잘 봤습니다. 이번 4월 3일에 있을 전설의 이탈리안 아트락 밴드 오잔나의 공연도 관심가져주세요... ^^; (저는 주최측과 관계 없는 사람입니다.)
  • bonjo 2010/03/22 14:52 #

    블로그의 글도 보았습니다. 안타깝네요.
    이탈리안 아트락은 저로서는 미답 지역이라 오잔나는 밴드명만 아는 정도네요...-.-;;;
    아무래도 관람 연령대가 높을 것 같은데 늦게라도 티켓이 많이 나가면 좋겠네요.
    예전에 Deep Purple 내한 때 보니 티켓 팔리는 속도가 무지하게 느리더라고요.
  • gershom 2010/03/22 15:17 # 답글

    사정때문에 못 갔는데..
    이런 공연 못가면 두고두고 후회가 되더라구요..
  • bonjo 2010/03/22 15:52 #

    아~ 정말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다음날 또 보라고 해도 또 보겠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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