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use Of Lords라고 하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 중 하나인 Doug Aldrich가 잠시 객원 기타리스트로 스쳐 지나간 것으로 기억되는, Gregg Giuffria라는 키보디스트가 주축이 된 LA Metal 밴드였습니다. Doug Aldrich와 인연이 있는 밴드였지만 키보드 연주자가 주축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저 그런 밴드가 있는가 보다 하고 지나쳤던 팀입니다.
그와 별도로, Young Guitar의 Impelliteri의 인터뷰 기사*의 내용 중 Jimi Bell이라는 기타리스트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해 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 양반이 딱히 쉽게 구할만한 레코딩을 남긴 것이 없는지라 궁금해하기만 한 것이 10 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별 생각없이 유튜브에서 Jimi Bell을 검색해봤더니 House Of Lords 영상이 뜨네요. 2005년에 가입을 했더군요. 관심이 많았으나 정보가 없던 Jimi Bell과 정보는 있었으나 관심 밖이었던 House Of Lords가 그렇게 엮여버렸네요...-.-;;; 뭐 한국이나 미국이나 그바닥이 그바닥이어서 인적 자원의 이동이 다 거기서 거기인가 봅니다.;;
기쁜 마음에 House Of Lords의 최근 앨범을 구입했습니다. 어떤 음악을 하는지 유튜브를 통해 잠깐 들어봤을 뿐, 그저 Chris Impelliteri가 "영향을 받았다"는 그 기타가 듣고 싶었을 뿐이죠. 아무래도 Impelliteri가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 비슷한 음악을 상상하게 됩니다만,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밴드가 아닌 20년 경력의 베테랑 밴드의 기타맨으로 가입한 것이라 자기 색이라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런데 전체적인 음악적 분위기 말고도, 기타 솔로파트에서 꽤나 잘 단련된 테크닉을 보여주기도 합니다만 Impelliteri 류는 아닙니다.
음악 전반적으로 기타가 차지하고있는 비중이 커서 만족스럽습니다만 기타 주도적인 거친 메탈 음악은 아닙니다. 비슷한 분위기를 꼽아본다면 TEN의 음악이 연상됩니다. 탁월한 보컬의 멜로디가 중심이 되어 키보드 사용도 인색하지 않고 고급스러운 음색의 악기들과 공간감이 느껴지는 백 코러스가 곡들을 기름지게 만드는 그런 음악 말이죠.
나이 먹다보니 기타 음악들 외에도 TEN이나 Harem Scarem같은 기타음이 강한 AOR들을 많이 듣게 되는데(그래서 Adult Oriented Rock인듯;;;) 수준높은 밴드 하나를 리스트에 추가하게 되어 기쁘고, 사라져버렸나 싶어 안타까왔던 기타리스트 하나가 건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어 더욱 기쁩니다.
Cartisian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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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Guitar 2000, 2월호
(전략)
Young Guitar
: 잉위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역시 그의 등장은 충격적이었나요?
Paul Gilbert
: 처음으로 그의 음악을 들은 것은, 실은 전화를 통해서였어요.(웃음) 아직 팬실베니아에 살고 있을 당시에요. 마이크 바니에게 테이프를 보낸 후, 그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네 테이프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그런데 이걸 좀 들어볼래?" 하면서 잉위의 곡을 들려주었지요. 아무도 그에 대해서 알지 못했을 때. 아직 스틸러의 앨범조차 나오지 않았을 때였어요. 그 당시 나의 피킹 테크닉은 완전히 초보단계였어요. 반 헤일런의 흉내를 내는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그런데 그의 피킹을 들어보니, 와아~.
알 디 메올라 조차 듣지 않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런 피킹을 하는 사람은 처음 들어 본 것이었죠. 그건 "이렇게까지 가능하구나. 나도 가능성이 있다" 라는 깨달음을 주었어요. 실제로 해낸 사람이 있기 때문에, 나도 연습만 하면 가능하겠다 하고 자신감을 갖도록 해 주었지요. 물론 테크닉 면에 대해서만 감동을 한 것은 아니예요. 나는 뮤지션으로서 잉위를 좋아해요. 그의 연주에는 엄청난 열정이 있기 때문이죠. 그의 음악을 들을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는 자신이 연주하고 있는 것을 즐기고 있어요. 그는 대단한 열정가예요.
Chris Impelliteri
: 또 한가지를 해치워 버린 사람이 나타났다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으로 잉위의 연주를 들은 것은 그가 알카트라즈에 있을 때인가... 재미있게도, 많은 사람들이 내가 잉위를 흉내내고 있다고 이야기들을 하지만, 그의 연주를 들어본 것은 꽤 나중의 일이지요. 받은 영향이라면 속주 뿐이예요. 실은 지미 벨(Jimi Bell)의 영향이 컸어요.
PG
: 아~ 코네티컷에 사는...
CI
: 그에 대해서 알고 있어요? 왼손잡이인데...
PG
: 밴드 이름이 뭐더라...?
CI
: 베라덕하고, 조인 포시즈.
PG
: 아, 그래. 조인 포시즈예요! 그사람 연주는 마치 벨이 울리는 듯한 울림이 있지요.(웃음)
CI
: 어렸을 때, 클럽에 몰래 숨어들어가서 지미의 공연을 곧잘 보았는데, 굉장했어요. 지옥으로보터 막 뛰쳐 올라왔다는 느낌! 그런 연주는 본 적이 없었어요. 그는 뭔가 한가닥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었는데,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그냥 사라져버렸지요. 그 이후에 잉위가 나오고..., 물론 잉위 쪽이 더욱 흥미있는 연주를 보여주었지만요.
YG
: 그 지미 벨이라는 사람은 앨범은 내지 않았나요?
CI
: 글쎄요? 어쨌든, 젊었을 때의 그는 좀 정리가 안된 상태였어요. 어렸을 때에는 록 스타가 되고 싶어서 퀸에 빠져있었고, Ozzy 풍의 리프도 연주하고 있었지만, 왜 그랬는지 그걸 발전시키려고는 하지 않았어요. Ozzy의 밴드 오디션에도 갔었는데, 그 자리는 Zakk(Wylde)가 차지했고... 재능은 있었어요. 연주도 대단했었구요. 소문에 의하면 기타 강사를 하다가 고향에서 악기점을 하고 있는 듯 해요. 토니(매컬파인)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그에게 물어보세요. 잘 알고 있을거예요.(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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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좀 꼼꼼히 뒤져보니 Chris Impelliteri가 알고있던 것과는 달리 Jimi Bell은 Ozzy의 오디션 이후에도 Geezer Butler와 녹음을 하는 등 꾸준히 활동을 해왔네요.
덧글
여름 2010/03/21 22:21 # 답글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네요.
근데 Jimi Bell은 처음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씬리지의 에릭벨과 잠깐 헷갈리는 센쓰.
bonjo 2010/03/21 23:10 #
임펠리터리와 폴 길버트가 언급한 내용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마음에 담고있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