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tonator - Ratt / 1990 ▪ CDs

LA 메탈의 아이콘중 하나였던 Ratt의 5집 앨범이자, 이들의 황금기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사실 80년대 초 밴드가 등장했던 때부터 Ratt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은 편이었고 1, 2집이 꽤나 많은 인기를 끄는 동안에도 그닥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Ratt 뿐 아니라 LA 메탈 전반에 대해 그런 편이었는데 그것은 "LA 메탈은 실력도 없는 놈들이 화장만 짙게 한"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이었습니다.(그 덕에 좋은 음악 많이 놓쳤죠..-.-;) Dokken이나 White Lion, Lion 같은 기타 깨나 친다는 밴드들은 선별해 들었지만 말이죠. 1980년대가 저물어가면서 머리도 어느정도 여물고 음악 듣는 귀도 더 열렸을 때 라디오를 통해 들은 'Shame Shame Shame'의 인트로는 아주 쇼킹했습니다. 끝을 살짝 감아올리는 기타 사운드가 일품이었지요. 당시 음악 미디어 형태가 LP가 CD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형국이었는데, 저로서는 Ratt의 첫 구매 앨범인 [Detonator]를 LP로 구매를 했고 구매 후 Stephen Pearcy의 목소리에의 부적응과 LP의 불편함을 이기지 못한 귀차니스트의 손에 떨어진 LP의 한계의 합작으로 제 귀에서 멀어져 버렸습니다. 그래도 참 묘한 것이 10년 가까이 'Shame x 3'의 인트로는 어릴적 첫사랑의 얼굴 가물거리듯 제 귓가에 흥얼거리고 있었습니다.

작년 우연한 기회로 중고 CD샵에서 다시 구입하게 되었는데, 귀에 무척 기분좋게 붙습니다. 작년 말에 구입한 앨범 치고는 상당히 반복해 들었고 Ratt라는 밴드에 대한 인상 자체가 바뀌기까지 했지요. 추억속에 가물가물한 곡을 다시 찾아 들으면 도 아니면 모인 경우가 많은데 [Detonator]는 다행히도 대박이었습니다. 폼만 있고 맛은 느끼지 못했던 기존의 인상에 비해 Warren DeMartini의 기타가 상당히 블루지하게 감겨들어오고 멜로디들도 아주 유연합니다. -3, 4집을 들어보지 못한 관계로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공동 작곡자로 Desmond Child가 참여한 영향인 듯합니다. 보조 작곡가 한 명의 영향이 참 무섭습니다.

PS. 그 김에 Ratt의 대표작인 1, 2집을 최근 구입했습니다만. 피천득씨의 수필 "인연"이 생각나는군요...-.-;





Shame Shame Shame






덧글

  • 젊은미소 2010/02/09 13:20 # 답글

    이 앨범 생각밖으로(?) 좋지요. ^^;; 역시 래트의 아무 생각 없는 사운드 위로 흐르는 워런 디마티니의 깔끔한 기타 멜로디가 뽀인트였다는 생각입니다. 전 One Step Away라는 곡을 즐겨 들었죠. 그건 그렇고.. 이 뮤비는 래트 치고도 유치함을 하늘을 찌르는 것이 옛 추억에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해주는군요. ^^
  • bonjo 2010/02/09 14:19 #

    뒤늦게 듣고 마음에 쏙 들어하고 있습니다. 정말 의외였어요 ^^;;;
  • focus 2010/02/10 10:59 # 답글

    저는 사생활 침공의 쟈켓을 보며 어린시절 므흣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었죠..
    이음반은 많이 접하질 못했는데 재평가의 계기로 삼겠습니다..^^
  • bonjo 2010/02/10 11:03 #

    이 앨범 정말 좋습니다. 1, 2집 자켓 -아가씨가- 이쁘죠 ^^
  • gershom 2010/02/12 22:24 # 답글

    마티니는 처음부터 기타잡지에서 많이 조명을 했었지요.
    일본잡지에서 조지 린치와 은근히 대결구도를 조성하기도 했구요..
    그저 와그적 와그적 코드만 주구장창 때리는게 아니라, 두대의 기타가 잘 짜인 리프로 아기자기하게 어울렸고, 멜로디도 조화로웠다고 기억합니다..

    보컬때문에 팀의 색깔이 소프트해진 느낌이 있지만요..

  • bonjo 2010/02/15 21:12 #

    제가 보던 잡지에도 무척 많이 나오긴 했는데 Ratt는 이상하게 정안 안갔더랬습니다.
    화장이 짙어서 그랬는지...-.-;;;

    뒤늦게라도 발견하게 되어 즐겁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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