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좌표 - 홍세화 ▪ Books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생각의 주인으로 사는 법"
홍세화는 한국 사회에서 좌파로 분류되지만 이 책의 내용만으로 보자면 치열한 정치적 언어들을 내뱉는 이미지의 정치적 좌파라기 보다는 출세와 황금만능에 맞서며 탈속한 선비에 가깝습니다. 문장은 친절하고 간결하여 읽기 쉽습니다. 읽어가며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은 내용의 이해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원래 그런것"이라 받아들이고 있는 사회적 문제의 지적에 대한 부담감입니다. 물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나의 생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진짜 나의 생각인지, 그것이 합리적인지, 인간의 본성을 해하지 않는지 성찰하고 또 성찰하라고 이야기를 걸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실례들로는 최근 우리가 접하고 있는 정치 사회적 이슈들이 동원되고있지만 저자가 이야기하고자하는 것은 그러한 현상들 너머에 있는 근본적 문제들, 그 문제를 바라보는 나의 가치관에 관한 성찰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을 실제적이지 않고 사변적이라 비판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세상을 지배하고 역사를 흐르게 하는 것은 단편적 사건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가치관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저자의 성찰에의 초대에 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20년이 넘도록 프랑스에서 생활한 저자의 이력 때문에 한국의 교육제도, 복지제도, 일반적 가치관이나 사회적 분위기등을 언급하며 프랑스의 그것과 비교되기도 합니다만, 그저 부럽고, 갈 길이 너무나 멀다는 것이 답답할 뿐입니다.

MB 정권 이후 이런저런 정치적 이슈들에 지쳐버린 상태라 이 책의 소개를 읽고 괜시리 혈압만 오를까 걱정이 되어 구입을 망설였습니다만, 다 읽고난 이후의 느낌은 종교서적 한 권 읽고난 것 같네요.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내용의 책입니다만, 특별히 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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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valentine 2010/02/04 13:12 # 삭제 답글

    생각의 시각을 확대하면, 우리는 실체가 없는 허상 만이 난무하는 매트릭스 안에서 살고 있는 기분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를 유럽과 비교할 때는 더 그렇습니다.
    내가 읽기 편한 것만 편식하듯이 읽는 것보다, 포스트에 내용을 읽고 새로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저에게 행운 입니다. 감사합니다.
  • bonjo 2010/02/04 14:11 #

    껍데기가 화려하고 돌아가는 속도가 무서워 본질에 관해서는 "그게 밥먹여주냐"라고 해버리며 사는 것 같습니다. 문제가 보여도 고치는 것보다는 외면하고 따라 흘러가는 것이 편할 수도 있고요. 참 세상 살기 어렵습니다. ^^;;

    감사합니다.
  • 荊軻 2010/02/04 15:43 # 삭제 답글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bonjo 2010/02/04 16:35 #

    응. 아주 좋은 독서였음.
  • gershom 2010/02/06 00:48 # 답글

    존경하는 어른중 한 분입니다.
    아무생각 없이 매일 술 퍼먹고 밤에 네온사인 찾아 다니던 인간이
    이 분 책 읽고 생각이라는 걸 하게 되었습니다..

    이 분 책은 여태까지 다 읽었고, 신문이나 다른곳에 기고한 글 역시
    찾아서 늘 읽고 있기 때문에, 이 책.. 서점에서 들고서 살까말까 고민했었습니다..

    결국.. 사야되나 보네요..^^;
  • CelloFan 2010/02/07 12:56 #

    결국 사게 되는거시죵~ ㅎㅎ.
  • bonjo 2010/02/07 17:19 #

    신문 등의 칼럼으로만 접해봤지 책으로는 처음 읽었습니다.
    모든 면에서 만족한 독서였어요. ^^
  • valentine 2010/03/17 18:19 # 삭제 답글

    bonjo님의 포스트를 읽고 읽게된 <생각의 좌표>는 저에게 의미있는 독서였습니다. 제목 그대로 생각을 하며 살아야 되는 이유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 bonjo 2010/03/18 00:01 #

    좋은 독서 되셨다니 감사합니다. ^^
  • valentine 2010/03/17 18:22 # 삭제 답글

    홍세화 님도 트윗하십니다. 'http://twitter.com/hongshenx'
  • bonjo 2010/03/18 00:01 #

    오- 감사합니다. ^^
    valentine님도 혹시 트위터 하시나요?
  • valentine 2010/03/18 23:31 # 삭제

    예 그렇습니다 전 @leejongtaek 로 합니다.
  • 여름 2010/03/19 00:05 # 답글

    홍세화선생의 책은 우리딸 태어나던날 새벽 차병원 보호자 대기실에서 읽던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이 제일 기억이 납니다.
    음악은 Dio의 'Last In Line' 이렇게 우리딸을 같이 기다려줬던 친구들입니다.
    생각의좌표는 이갑용위원장의 책 다음 순서입니다.
  • bonjo 2010/03/19 09:39 #

    보호자 대기실에서 책을 읽으셨다니 혹시 제왕절개셨나요?
    전 병원 가서 애 나올 때 까지 정신 하나도 없던데...-.-;;;;
  • 인권연대 2011/07/08 14:45 # 삭제 답글

    제7기 대학생 인권학교 - 대학생이 아니라도 가능합니다!

    대학생 인권학교에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박 3일(7월 11일 ~ 7월 13일) 동안 인권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프로그램은 ‘인권을 생각한다’, ‘몸을 생각한다’, ‘역사를 생각한다’, ‘노동을 생각한다’ 등을 주제로 다양하게 구성했습니다. 최고의 강사들이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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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의 : 인권연대 사무국(02-749-9004)

    - 프로그램-
    노동을 생각한다 - 하종강(노동의 꿈 대표)
    몸을 생각한다- 조광제(철학 아카데미 대표)
    역사를 생각한다- 오인영(고려대 교수)
    인권을 생각한다-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내가 누구인지를 생각한다-홍세화(르몽드디플로마티크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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