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chestrion - Pat Metheny / 2010 ▪ CDs

앨범 발매를 조금 앞두고 Pat Metheny의 기타파트 외에는 기계가 연주를 한다는 정보가 있었지요. 기계가 연주하는 재즈는 어떤 느낌일까 하며 두근두근했는데, 좀 당황스럽네요. 음악이 안좋다, 역시 기계의 한계가 느껴진다, 재즈는 사람이 손으로 해야...뭐 이런게 아니라 그냥너무 자연스러운 Pat Metheny표 음악입니다. 그래서 당황스럽습니다. 물론 Pat Metheny의 음악의 큰 부분을 담당하던 Lyle Mays의 현란한 즉흥연주 같은 악센트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주욱 들어왔던 Pat Metheny의 음악이 고스란히 살아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더 놀라운 사실이겠지요. 사람의 연주와 구분이 안되는 기계음이라니.
아마도 기계에 깜짝 놀라는 것은 라이브로 접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궁금해지는 것은 앞으로 있을 월드투어는 이 앨범에 실린 곡들로만 할 것인가 하는 것과, 이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기존 맴버들로 구성된 밴드와의-라이브 때 이 앨범의 곡들을 어찌 처리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시간이 대답을 해주겠지요.

미리내님의 블로그를 통해 이 앨범에 녹음 앤지니어로 참여한 강효민이라는 분의 글을 읽게 되었는데, 앨범 제작의 세부적인 사항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녹음과정에서 생긴 재미난 에피소드들도 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링크<<

강효민 씨의 글을 보면 Pat Metheny가 이런 방식을 시도한 이유가 "모든 파트를 100% 자기의 입맛에 맞게끔 해보고 싶어서"일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러한 의도라면 [Secret Story]에서처럼 연주자의 개성이 최소화되는 관현악과의 협연을 할 수도 있고, 혹은 시퀀서와 샘플러를 이용해서도 얼마든지 구현해낼 수 있는 것이 요즘의 음악 시스템이죠. 실제 그런 방식으로 스튜디오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들도 많습니다. 더우기 Pat Metheny의 새로운 방식도 결국 미디 데이터를 통해 기계들을 움직이고 있으니 Pat Metheny가 시퀀서나 전자 악기들을 모르는 것도 아닐테고요. 그것은 아마도 일랙 베이스의 현을 퉁기는 마찰음을 따로 녹음하는 수준의(강효민씨 글 참조) 집요한 어쿠스틱 지향본능이 만들어낸,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놀라운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늘 새로운 시도를 하고 멋진 결과물을 내어놓는 개척자 Pat Metheny. 6월 공연이 더욱 기대됩니다.





Orchestrion 앨범에 관해 Pat Metheny가 개념설명을 하는 영상입니다.
저는 영어 까막귀라 걍 그림만 봤습니다...-.-;;


PS.
댓글중에 기타 신디를 이용해 미디작업을 했다고 썼는데, 강효민님의 글을 다시 읽어보니 피아노를 이용해 미디작업을 했다고 되어있네요. 정정합니다.



덧글

  • 피노 2010/01/29 03:21 # 답글

    으음... 한마디로 자기 대신 다른 파트의 악기들을 연주해 줄 기계들과 함께 하는 연주라고 보면 맞을까요? 흥미롭네요. 6월 공연이 기대됩니다.
  • bonjo 2010/01/29 09:23 #

    피노님 표현이 맞을겁니다. 유투브 동영상을 보면 다른 악기들의 신호를 Pat 자신이 기타로입력하는 설명이 나오죠. 강효민씨 글에도 보면 모든 파트를 기타 신디사이저를 통해 입력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어쿠스틱 라이브가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원맨밴드죠 ^^
  • James 2010/01/29 17:27 # 답글

    저도 어제 매장에서 저 음반을 보긴 했는데.
    그냥, 대단하단 말 밖에 안나오네요. 저 기계들을 어떻게 만들었나.
    근데 의문인것은, 자동으로 연주하게 해놓고 그것에 맞춰 팻이 연주하는 줄 알았는데, 팻의 연주에 따라 연주하는 건 왜 그런거죠? 신디라면, 왔다 갔다 하면서(신디 연주 좀 하다 자신의 기타로 연주 좀 하다) 연주하는 것인지;

    그건 그렇고, 강효민님 참 부럽네요.
  • bonjo 2010/01/29 17:58 #

    그 장면은 신호 입력 방식만 보여준 것으로 이해했습니다.(영어 까막귀라;;;)
    모든 악기를 저런식으로 실시간 녹음했으리라고는...-.-;;;
    강효민씨 글에 봐도 그게 맞을 것 같고요. (딜레이 보정에 관한 부분)

    강효민씨 정말 부러워요. 류이치 사카모토나 요요마와도 친분이 있다니...ㅠ.ㅜ
  • James 2010/01/29 18:10 #

    녹음은 상관없는데,

    어쨌든 라이브를 할테니 - _-;;그 때는 자동으로 입력한대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텐데..

    예전엔 몰랐는데 팻 선생도 잘생긴 것 같군요 - _-;;
  • bonjo 2010/01/29 18:18 #

    라이브때는 시퀀서가 입력해놓은 신호를 뿌려주겠죠.
    미디 매커니즘을 알면 그리 복잡한 작업은 아닙니다. 발성장치들이 전자악기가 아니라 어쿠스틱 악기들이라는 점이 신기한 거죠...^^;;

    박선생님 젊을 때 사진 보면 완전 꽃미남이셔요. ^^
  • gershom 2010/01/30 21:56 # 답글

    헉.. 무서운 사람이군요...

    세차도 하다가 흐지부지..끝도 못내는 저같은 사람은
    도저히 상상 조차도 못할 정도로 집요한 사람이군요..
    하긴.. 그 정도되는 사람이니 자신의 음악세계를 유지해 나가겠지요..

    참 대단합니다..
  • bonjo 2010/01/31 20:44 #

    놀라운 발상, 집요함, 성실함,
    정상의 자리에 오래도록 서있는 사람들은 비슷비슷한 공통점을 갖고있는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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