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스바루 - 덕 파인 / 김선형 역 ▪ Books

gershom님의 블로그에서 소개글을 읽고 구입한 책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Think global, act local"라는 경구입니다. 지구 온난화, 화석연료의 고갈, 그와 관련된 각종 음모론 등 global한 주제에는 익숙하지만 실질적 문제에 대해서는 그럼 어떡하라는 거야 라고 자문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적절한 자극입니다.

저자 덕파인은 탄소 생산을 중단하는 삶을 목표로 뉴멕시코로 이주를 합니다. 그곳에서 농장을 구입하고 자신의 삶에서 탄소생산 요소를 한가지씩 제거해갑니다. 염소를 키우고 개솔린 자동차-스바루 레거시-를 버리고 디젤 트럭을 구입해 식용유로 달리도록 개조하며 농장의 에너지원을 태양열로 하나씩 교체해갑니다. 닭을 키워 달걀을 얻고 직접 농사를 지어 식량 자급을 하는 것으로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완성해 가지요. 이 과정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어설프고 아슬아슬하며 우스꽝스럽습니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이 좌충우돌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입니다. 그곳에는 지구의 운명을 고민하는 진지함은 없고 오로지 염소와 장미꽃밭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낡은 풍차에 매달려 태양 집열판을 조이고 깐풍기 냄새를 풍기며 달리는 트럭같은 시트콤적인 재미로만 가득합니다. 그러한 재미난 문장들 사이에 덕파인은 지구 환경과 관련된 정보들을 짧막한 문장으로 곳곳에 삽입해 놓았습니다. 마치 케이블 TV에서 15분마다 나오는 광고처럼 말이죠. 광고와 다른점이 있다면 광고는 짜증을 유발시킬 뿐이지만 덕파인의 배려는 '내가 왜 여기서 이 고생을 하고있는지 기억해달라구' 하고 말합니다. 책이 끝나가도록 저자는 자기가 왜 이런 시도를 하고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어떤 식으로 Local Act를 하고 있는지 보여줄 뿐입니다.

에필로그에 와서야 덕 파인은 자신이 이러한 삶을 시도하고, 살고있는 이유에 대해 Global한 주제에 대해 설명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이 모든 것을 버리고 시골로 낙향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설명을 해줍니다. 대부분 그것들은 귀찮고 불편한 일들입니다. 지구온난화는 정치적 음모에 기반한 주장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원래대로 그냥 살아가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그러나 그건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라는 것을 수십년만에 닥친 혹한-남반구의 폭염- 속에서, 이런 추위와 더위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gershom님 덕분에 재미있고도 진지한 독서했습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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