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 - 데즈카 오사무, 우라사와 나오키 ▪ Books

아주 오래전 흑백 TV로 보았던 우주소년 아톰, 그리고 수년 후 컬러TV로 짬짬히 보았던 리메이크 아톰. 그 중에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리메이크 아톰 뿐인데, (흑백 아톰은 그저 그런게 있었다는 기억 뿐입니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가 바로 플루토의 에피소드입니다. 아톰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강력한 로봇들이 줄줄이 깨져나가던 모습 속에는 뭔지모를 애절함이 옅보였고 결정적으로 상/하로 나뉘어있던 에피소드 중 하편을 보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생생합니다...-.-;;

데즈카 오사무가 그려낸 미래세계가 다른 SF물들과는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로봇과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을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애니메이션 아톰 수준의 아동만화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우라사와 나오키 풍의 염세적 사실극에 어떻게 대입되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KKK단을 닮은 로봇 차별주의자들이 있고 인간들끼리 죽이는 전쟁이 아니라 로봇에 의한 대리전쟁이 있으며 월남전 영화 속 군인들의 트라우마를 닮은 로봇들의 고뇌가 있으며 노예에서 갓 벗어난 로봇들의 애잔한 정서가 흐릅니다.
우라사와 나오키를 제대로 읽은 것은 어둠의 경로;;를 통해 접한 [몬스터]가 고작인데, [몬스터]에서나 [플루토]에서나 "선한 인물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여전하군요...-.-;; 물론 그것이 몰입도를 높여주는 나오키의 저작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게 좀 많이 쓰리다는 것이죠.

제 기억으로는, 애니메이션판의 이 에피소드는 그저 누가 최강인지 겨뤄보자는 단순한 라인이었던 것 같은데(완결을 못봐서 불확실합니다) 우라사와 나오키는 이 이야기에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대입하여 복잡하게 구성을 해놓았습니다. 그러는 바람에 스토리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가는 것이 아톰이 아니라 로봇형사 게지흐트-애니메이션에서는 로봇 형사가 잠깐 나왔다가 죽음;;-가 되어 미스테리 요소가 중요한 라인을 이끌고 갑니다. 이건 [몬스터]나 [20세기 소년]의 "도대체 누구냐?" 라인과 동일하죠.

리메이크 아톰에서 기억나는 에피소드 중 또 하나가 있다면 거짓말장이 로봇이 등장하는 것이었는데, 그 에피소드 끝에 거짓말장이 로봇을 대신해 아톰이 거짓말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플루토]에서도 그 장면을 아주 극적으로 삽입했네요. 사람들의 감정이 고양되는 부분은 다 비슷비슷한가 봅니다.






덧글

  • Heart-B 2010/01/08 20:41 # 답글

    플루토를 보면서 저도 84년도를 떠올렸죠.
    그 에피소드는 저도 유난히 기억에 남아요.

    한참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bonjo 2010/01/09 00:22 #

    그게 1984년이었군요.

    Heart-B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
  • gershom 2010/01/10 21:21 # 답글

    플루토라는 캐릭터가 아톰에 나왔던가..
    제목의 캐릭터 라인을 보니 기억이 날듯..가물가물 합니다.
    나오키의 책은 해피, 파인애플 아미, 몬스터, 마스터 키튼을 봤습니다.
    일본의 만화 작가들 보면 만화가 그냥 만화가 아니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 bonjo 2010/01/10 22:11 #

    지속적으로 나온 캐릭터는 아니었고요 80년대 리메이크판 기준으로 2 화 분량으로 나왔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일본 만화 수준은 '만화 나부랭이'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생각해요. 어떤 것들은 왠만한 문학작품이 갖는 전문성이나 감동을 훨씬 뛰어넘고 말이죠.
  • 荊軻 2010/01/11 00:52 # 삭제 답글

    원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건 최강 입실론이 아니라 게지히트였던 걸로...

    반짝반짝 황금로봇~
  • bonjo 2010/01/11 10:37 #

    전자파(?) 공격을 하는 플루토의 뿔을 양손으로 잡고 "으하하 너의 전자파 공격은 특수합금인 나에게 통하지 않아!" 하다가 뿔을 확 벌리자 둘로 쫙 쪼개져 죽었던 것으로 기억나;;;;
  • James 2010/01/11 11:23 # 답글

    저도 이번에 완결을 봤는데, 매번 새로 나올 때 마다 생각하는 건 앞에 내용들을 처음부터 다 기억하지 않으면 전혀 이상하고 이해도 안되는 내용이 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없어 처음부터 다시 보진 못했지만, 이제 끝났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이제 요츠바랑을 기다려야 할 시간 ^^;
  • bonjo 2010/01/11 12:30 #

    아 맞다 요츠바랑 9권이 일본에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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